네덜란드 구두 미스터리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정영목 옮김 / 검은숲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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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 쇼크로 쓰러지면서 외부 충격으로 인한 쓸개 파열로 병원에서 수술 대기 중 철사로 교살당한 자산가 노부인 애비게일 도른.

때마침 사건 현장인 네덜란드 기념병원에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 방문한 엘러리가 있었고, 그는 바로 사건 현장을 접수한 후 경찰에 신고하도록 조치한다. 현장에는 범인이 입었던 것으로 보이는 하얀 즈크 바지 한 벌과 하얀 캔버스 구두 한 켤레가 남아 있다. 즈크 바지는 길이를 줄이기 위함으로 보이는 가봉이 되어 있었고, 구두는 끊어져 반창고가 붙여져 있었으며 구두 혀가죽은 구두 안쪽 앞심 위로 말려 올라가 있는 상태였다. 

 

피살자와 직.간적접으로 관련 있는 사람은 물론 병원 관계자들을 한 사람씩 심문해 나가는 엘러리.

애비게일의 수술 집도의로 예정된 닥터 재니를 심문하던 중 그가 월요일 10시30분부터 10여분간 방문객을 만났음을 알고 방문객이 누구냐는 질문에는 스완슨이라는 이름만 말할 뿐 구체적으로 누구인지, 용무가 무엇인지 말하지 않는다. 더구나 같은 시각, 혼수상태로 피살자가 대기 중인 부속실에서 재니를 목격했다는 간호사의 증언이 나온다. 닥터 재니의 조수이자 간호사인 루실 프라이스와 클레이튼 간호사를 심문 중 그가 수술 모자를 쓰고 마스크를 하고 있어서 눈과 특유의 다리를 저는 모습만 봤다고 말한다. 이에 재니는 누군가 자신의 흉내를 낸 것이라며 반박한다. 

 

상황이 점점 불리해져 가는 상황인데도, 재니는 범행 시각에 자신을 찾아온 방문객이 누구인지를 고집스럽게 밝히지 않는다. 그외에도 범인으로 의심되는 사람이 하나둘씩 나타난다. 애비게일의 말동무 역할을 했던 가정부 사라 풀러는 이십 년이 넘도록 함께 살았지만 하루가 멀다하고 피살자와 말다툼이 심했고, 그녀의 남동생인 핸드릭 도른은 도박과 사치로 빚투성이었다. 그 빚의 채권자는 현재 네덜란드 기념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회복중인 공갈 협박꾼 마이클 커더히다. 그는 커더히로부터 누이동생을 죽여 빚을 갚으라는 협박을 받은 적이 있다. 애비게일의 상속녀인 홀다 도른과 연인 사이이자 도른 집안의 변호사인 필립 모어하우스는 자산가 노부인의 모든 재산과 유언장을 관리하고 있다.

 

천재 연구자인 크나이젤과 재니는 비밀 연구의 후원금을 애비게일로부터 받아왔으나 2년이 넘도록 연구 성과가 없자 후원을 끊겠다는 연락을 받았었고, 그녀는 이러한 내용을 담아 유언장을 수정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경찰은 애비게일과 잦은 다툼이 있었던 가정부 사라 풀러가 병원의 내과 의사인 닥터 루시우스 더닝을 만난 사실을 미행으로 알아낸다. 연결 고리가 없는 두 사람이 만난 까닭은 무엇일까? 재니를 찾아왔던 수수께끼의 방문객은 누구이며, 재니를 가장한 자는 누구일까? 목을 조르는 데 사용한 철사를 판 상점은 어떻게 찾아내야 할까?

 

사건은 진전없이 오리무중 상태고, 퀸 경감을 비롯한 경.검 관계자 뿐만 아니라 천하의 엘러리까지 포기를 선언할 지경이다. 수요일 아침에 퀸 부자를 직접 찾아온 토마스 스완슨. 그는 재니의 양아들로 그날 돈을 빌리기 위해 네덜란드 기념병원을 찾아왔음을 확인시켜준다. 스완슨은 과거 한때 네덜란드 기념병원의 외과의사였으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애비게일에 의해 병원에서 쫓겨난 이력이 있다. 이후 재니의 도움으로 생활을 이어갔지만, 가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와중에 스완슨의 진술로 용의자에서 벗어난 닥터 재니가 자신의 사무실에서 죽은 채 발견된다. 사망 원인은 애비게일과 같은 교살. 단 머리 뒤쪽을 가격당한 후 기절한 상태에서 살해됐다. 동일범의 소행일까, 아니면 동일범으로 가장한 다른 범죄자일까? 

 

미결사건으로 남을 위기에 놓일 즈음, 엘러리는 끊어진 구두끈과 가봉된 바지, 그리고 결정적으로 닥터 재니의 방에 있던 캐비넷에 집중한다.

끊어진 구두에 즉흥적으로 반창고를 붙일 수 있을 만큼 반창고를 상비하는 사람, 구두 혀가죽이 말려 올라가도 불편한 줄 모르는 사람, 뒤통수를 칠 때까지 경계심을 갖지 않을만큼 닥터 재니와 관계가 있는 사람, 과연 그 사람은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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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은 등장인물 간의 관계가 숨겨져 있는 부분이 많아서 범인을 짐작하기가 수월치 않았다. 후반부 쯤 범인이 '혹시...... 이 사람?'라는 의심을 했지만 섣불지 단정지을 수 없었던 것은 범행동기 때문이었다. 특히나 인물 간 관계가 동기와 갈등에 미치는 영향이 컸음에도 마지막에 밝혀져, 논리적으로 범인을 유추하기가 수월치 않았다. 이를 눈치챌 만한 복선이나 미끼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마지막에 드러난 그들의 관계는 독자 입장에서 조금 억울한 면이 없지 않다. (살짝 억지스럽기도 하고...)  그렇지만, 그러해서 마지막까지 궁금증을 안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그나저나 신뢰나 애정 따위는 돈이라면 얼마든지 팔아치울 수 있는 세상이 된 건 언제부터였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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