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평안은 없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08
치누아 아체베 지음, 이소영 옮김, 브루스 오노브락페야 그림 / 민음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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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5034

<더 이상 평안은 없다>는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에 이은 치누아 아체베의 아프리카 반식민문학 두번째 이야기이다. 전작이 서구 문명에 대항하여 나이지리아의 전통을 지키려는 이야기였다면, 이 작품은 서구 문명과 전통 사이에서 무엇도 지키지 못하고 타락하는 나이지리아의 젊은 엘리트의 이야기다.


주인공인 오비 오콩고는 이보족 출신으로, 그는 부족의 장학금을 받고 영국으로 유학을 간다. 이후 귀국한 그는 나이지리아의 고위 공무원으로 일하게 되고, 남들은 일년동안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을 한달만에 벌 정도로 성공한다. 하지만 소설의 첫 부분에서 그는 법정에 피고인으로 서게 된다.


오비 오콩고가 살던 시기에 나이지리아의 공무뭔 세계는 부정부패가 판치는 곳이었었다. 지식인이 된 그는 처음에는 이런 뇌물을 거부하고 서구 식민주의에 저항했지만, 경제적으로 점차 쪼들리게 되고 결국 뇌물 수수죄로 제판을 받게 된 것이다.

[뭣 때문에 교육을 받는 거지? 자기 자신과 가족들을 위해 가능한 한 최대의 이득을 취하려고 하잖아. 날마다 기아와 질병으로 죽어 가는 수백만 명의 동포들에 대해서는 눈곱만치의 관심도 없단 말이지.] P.171




게다가 사랑하는 연인이 천민 출신이어서 집안의 강력한 반대로 헤어지게 되고, 자신을 유학보내준 부족 모임에서 눈밖에 난 오비 오콩고는 혼란스러운 시기에 이방인일 수밖에 없었다. 누군가의 음모였을까? 아님 그가 나쁜 사람이었던걸까? 아님 구조적으로 뭔가가 잘못된 것이었을까? 그 결과 오비 오콩고는 본인의 이름이 의미하는 ˝마침내 평안해진 마음˝을 얻지 못하고 이제 ˝더이상 평안은 없게˝ 되버렸다.

[왜 그랬을까 모두들 이상하게 여겼다. 지금까지 보았듯이 박학다식한 판사는 교육받은 젊은이가 어떻게 저따위 짓을 할수 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영국 문화원 직원도, 심지어는 우무오피아 사람들도 알 수 없었다. 또한 그토록 확신에 차 있던 그린 씨 역시 알지 못했다고 추정할 수밖에 없다.] P.246




낯선 아프리카 문학이지만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오히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왜 식민사회에서 부정부패가 만연할 수 밖에 없는지, 고급 교육을 받은 사람 역시 타락하게 되는지를 너무 잘 그린 작품이었다. 세상 사는게 어디나 다 비슷한것 같다. 특히 나쁜 쪽으로는 말이다. 세번째 이야기에서는 어떤 반전이 있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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