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최진영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독보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우리 사이가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가까웠다면...
어린 나무는 말을 잇지 못하고 맞은편의 나무를 가만히 바라봤다.
좋았을까?
맞은편 나무가 나뭇잎을 마주쳐 바스락 소리를 내며 물었다.
둘 중 하나는 죽었을 거야 - P8

왜 모두 다를까. 다른 삶을 살다가 결국 죽을까. 생명은 어째서 태어날까. 탄생이 없다면 두려워할 죽음도 없을 텐데. - P153

한편으로 정원은 목화가 선물한 라일락 나무를 매일 아침 해가 드는 곳으로 옮기고 비 예보가 있으면 창밖에 내놓는 사람이었다. 목화의 출퇴근길을 걱정하는 사람. 양말과 속웃을 살 때 목화 것까지 사고, 자기는 김밥만 먹으면서도
목화가 끼니를 대충 때우려고 하면 염려하는 사람. 어딘가에 부뒷히거나 베여서 목화의 몸에 상처가 생기면 바로 알아보는 사람. 모두 정원의 사랑이었고 그와 같은 다양함에는 충돌이 없였다. - P184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다는 건 신에게 구걸할 일이 늘어난다는 것. 목화는 아무도 사랑하고 싶지 않았다. - P187

보이지 않는다고 사라진 건 아니라고 - P222

어떤 사랑은 끝난 뒤에야 사랑이 아니었음을 안다.

어떤 사랑은 끝이 없어서 사랑이란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어떤 사랑은 너무 멀리 있어 끝이 없다.

어떤 사랑은 너무 가까이 있어 시작이 없다. - P233

젊은 시절 자기가 살리던 단 한 명들처럼 자기 또한 누군가의 단 한 명이었을 가능성에 대하여. 그렇게 살아났기에 사람을 살리는 일을 맡았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 P241

인간만이 목적이나 의미를 생각하고 뒷에 걸린다. 굴레에 같힌다. 고통을 느끼고 죄책감에 빠지며 괴로워한다. - P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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