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오래 읽었지만...

좋았다 아주~!!










나는 나 자신을 이중의 망명자로 만 들어 버렸어. 나는 우리들의 조국으로 돌아가지 않았네. 그리고 내 인생을 당면한 목표가 아닌 예술에 쏟기로 했지. 그리하여 나는 내가 참여했을지도 모르는 것을 바라보는 구경꾼이야. 그래서 나는 끊임 없이 질문을 던져, 그래서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발견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작은 진실을 발견하기 위해 이 세상을 내 마음속에서 나만 의 차원으로 축소하는 위험을 감수하고 있는 거야. 어쩌면 우리 둘 다 우리가 기다리던 네번째 사람을 배반한 건지도 몰라. 작업을 하려 면 잠을 자야만 해. 작업은 끝이 날 수도 있지. 용서하게나. - P96

이틀이 지나 마지막 문장을 다시 보니 놀랍기 그지없다. 우리는 결코, 결단코, 외로운 은신을 미화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이미 너무 많이 오용되었다. - P97

나는 번번이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모든 기회의 울타리 밖에 나 자신을 세워 놓았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지나치게 작은 캔버 스를 채우고, 그게 완성되면 다른 것들과 함께 벽에 기대 세워 놓는 것뿐이다. 이런 한계는 비통하다. 그리고 비통은 정직하다. 내가 작 업을 하는 건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이다. 카틴카, 라시, 에르 노, 파슬리 같은 고사리를 꽂은 이본, 월터, 수지-너희들은 삶을 살 았어. - P99

야노스가 한번은 내게 이런 말을 했다. "일이라는 건 늘 똑같아. 아침 아홉 시에는 계획과 능력과 진실로 가득하지. 오후 네시엔 실패자야." - P108

나 자신을 이해하면 할수록, 그리고 내가 존경하는 화가들의 기질을 이해할수록, 재능과 천재를 가르는 것은 더도 덜도 아닌 자신감이라 는 확신이 강해진다―바보가 되는 것을 무서워하지 않을 능력. - P111

대부분의 고백은 과장된다. 마치 과장이 잘못을 바로잡아 줄 수 있을 듯이. - P115

이 초상화는 지금 내가 이 글을 쓰는 방에 걸려 있다. 이 그림은 의심과 절 망의 순간에 내게 크나큰 용기를 주는데, 야노스가 이걸 준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하지만 나말고 이걸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 P127

이런 기대에서 우리네 삶의 전환점이 생겨난다. 인생의 절반은 이런 기대를 채찍 삼아 작업을 한다. 나머지 절반 동안은 그게 없이 도 살 수 있다는 걸, 환상을 잃어도 아무 상관없다는 걸 스스로에게 입증하기 위해 작업을 한다. 그러다가 차츰 모든 걸 잊는다. 이젠 죽 을 때까지 그림을 그릴 수 있기 위해 작업을 한다. - P148

그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보다 더 괜찮은 화가였다. 모든 자살은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한 데서 나오는 결과다. 자살을 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이해라는 게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의미도 없다고 믿는다. 그 사람이 만약 예술가라면 그렇게 결여된 인정은, 적어도 일부분이나마, 그의 작품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태도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 P154

다이애나가 없는 스튜디오에 있으려니 어쩐지 더 늙은 듯한 기분이 다. 한밤중에 깨어 여기 나 혼자뿐이라는 생각을 하면 삼십 년 전의 베를린이 떠오른다. 그리고 그때와 지금 내가 몰두하는 일의 차이가 나이를 온전히 실감케 한다. 그때 나 자신을 입증할 방법이 백 가지 였다면, 지금은 단 하나뿐이다. - P177

돌이켜 보니, 가까운 사람들 중 누구라도 자신이 직면한 위기를 이해할 수 있으리란 희망이 가당찮다고 생각했을 뿐이라는게 확실해진다. 그리고 그 점에선 그가 옳았다고 생각한다. - P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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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3-02-16 22: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존 버거 좋아요. ^^

새파랑 2023-02-17 06:32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존버거 좋습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