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로수용소에서 무너지지 않기 쓴 프루스트에 대한 강연. 프루스트에 대한 유제프 차프시키의 애정이 느껴진다.

"누군가를 사랑하게 될 때면 아무도 사랑하지않게 돼" - P53
대하의 흐름이란 이런 것이 아니라 멈추지 않고 지속되는 흐름 자체를 가르킨다. 프루스트의 독자가 되어 일견 모노톤의 흐름 같은 글 속으로 들어가면, 소설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에 놀라는 것이 아니라 이런저런 인물들에, 다시 말해 그들의 삶이 한 번도 멈추지 않고 흐르는 것에 놀라게 된다.
(이런글을 보니 정말 프루스트의 작품을 읽어보고 싶다 ) - P68
당시에는 짧고 압축적인 스타일의 문장이 주류였는데, 그의 문장은 혁명적이라 할 만큼 길고 심지어 어떤 것은 한 페이지 반 동안 이어진다.
(하지만 이런 글을 보면 읽기가 두려워 지기도 한다 ㅎㅎ) - P70
스완은 이 두 감정을 연결한다. 지금 자신은 서로에게 무심한 채로 앉아 있는 사교계 물에 섞여 바이올라 연주를 듣고 있근데, 너무나 행복했던 과거가 너무나 구체적으로 떠올라 가슴이 찢어지는 것같이 고통스럽다. 당장 도망치고 싶을 정도다. 그러나 동시에, 이제는 잃어버린 행복을 영원히 되살리는 순간이기도 하다.
(책에 이런 문장이 있다니 완전 멋있는 문장이다) - P90
"이자는 대저택의 하인이면서 귀족가문의 대표자나 다름없어. 이런 주소지에 사는 자가 갖게 마련인 반사 행동을 보이니까"
(귀족도 왕 앞에선 하인일 뿐이지) - P101
그래서 마지막 권인 <되찾은 시간>은 기쁨의 눈물들로 뒤범벅되어 있으며, 이는 단 한 알의 소중한 진주를 사기 위해 전 재산을 팔아치운 사람이 부르는 승전가다. - P112
"평생 아첨과 찬미를 받던 이 여인은 이제는 누더기처럼 나약한 사람이 되어 연미복과 화장과 장식으로 넘쳐나는 이 맹렬한 세계를 겁에 질러 바라본다. 그리고 나는 처음으로 이 여인에게 호감을 느꼈다" - P115
"베르고트리는 육신은 묻혔다. 그러나 장례식 날 밤이 깊도록 책방의 환한 진열창에, 그 저서가 세 권씩 늘여 놓여 날개를 펼친 천사처럼 밤샘하고 있는 게, 이제 이승에 없는 이를 위한 부활의 상징인 듯 싶었다." -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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