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5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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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츠비는 위대한 사람이라 할 수 있을까.
10여년 전에 읽었을 당시엔 개츠비의 데이지를 향한 사랑, 오직 사랑을 쫓다 허무한 죽음을 맞이한 그를 두고 대단한 로맨티스트로서 위대하다라고 생각했었다.

지금 다시 읽고 난 후의 내 생각은
화자인 닉의 입장에서 자신들의 안위를 챙겨 도피한 뷰케넌 부부-이들이 개츠비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해도 과언이 아닌-에 대한 환멸, 마지막까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이들에 대해 분노하지 않고 가만히 무시하는 태도로 그들을 지워버린채 상대적으로 개츠비가 위대해 보일 지경인 심정을
온전히 공감하며 느낄 수 있었다.
데이지와 결별하고 다시 시작할 수도 있었을 개츠비의 삶이
경솔한 뷰캐넌 부부의 누명으로 죽었..다고 하기에도 너무 허무한 죽음이어서 안타깝고 불쌍하다.
겉으로 표현하기 보다 조용히 할 일을 찾아 도우며 애도하던 닉이 나 같아서 더 마음이 아팠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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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기원 - 인간의 행복은 어디서 오는가
서은국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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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 관한 책이나 글은 늘 뻔하다고 생각해 참으로 읽기가 꺼려지는 분야이다. 살아가는데 가장 중점적으로 추구하는 가치이자 타인에게 보내는 문자 중에 가장 많이 쓰고 전달하는 단어이기도 하면서 그렇다.
이번 독서모임의 책 선정에서도 그러한 나의 선입견으로 가능한 피하고 싶었으나… 어쩔 수 없이 읽게 된 책이다.
의외로 처음부터 고대 원시인, 철학자부터 훑어내리며 행복의 변천 따위를 얘기하지 않았다. 진화와 유전자를 들먹이며 생존과 번식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시작한 점이 관심을 끌었던 것 같다. 철학자들의 관념적 생각은 즉각적 행복을 주는 쾌가 될 수 없다며 단순하게 말하는 저자의 논리가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렇게 행복이 단순할 리 없지만 복잡하게 얽어 매고 들쑤셔서 모호하거나 헷갈리거나 뭔 소린지 하게 만드는 다른 행복에 관한 책 보다 명료한 것이 장점이라 생각한다. 더 행복하기 쉬운 건 외향적 성향을 타고 나는 것이지만 결국 누구든 사람들과 함께하는 경험이 행복을 가져다 주며 돈을 쫒다보면 사람과 멀어져 불행해질 수 있다는 것.
자아실현이라는 것도 쾌락을 위한 도구가 될 뿐 행복은 기쁨과 즐거움이라는 긍정적 정서이며 한국인에게 있어 행복이란 사랑하는 사람과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라는 간단한 말로 맺음을 하고 있다.

이렇게 간단하고 쉬운 것이라면 언제든 행복할 수 있겠다 싶고 덕분에 기분이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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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땅의 야수들 - 2024 톨스토이 문학상 수상작
김주혜 지음, 박소현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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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교포가 영어로 쓴 일제강점기부터 현대까지를 산 우리나라 인물들에 대한 소설이다. 주인공은 기생인데.. 기구한 삶이 전형적이지 않았던 것 같다. 스스로가 기생이라는 자격지심이 없고 주체적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그외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이 모두 우리 역사 속에서 봄 직한 개연성이 있는데다 잔인하리만큼 현실적이었던 것도 책 표지의 동화스런 그림과는 상반된다 여겨졌다.
독서모임의 발제자가 유일한 권선징악이 이토라고 한 부분도 이해가 될 만큼 선악이 명확한 부분도 있으나 한 인간의 삶 전체를 보면 어느 누구도 함부로 판단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주인공들의 엇갈린 사랑도 당시의 사람들을 다룬 다른 소설에선 보기 힘든 본인의 의사에 반한 선택보다 당시 감정에 충실했던 것들이 더 인간적이라 좋았던 것 같다.
어린 날 성폭행으로 생긴 아이를 낳아 얼룩진 삶이었던 월향의 인생이 그나마 행복해 보이는 것 같아 다행이지만 대부분 안타깝고 씁쓸하고 허무하기만 했던 것 같다. 다만 제주로 가 해녀가 된 옥희가 편안한 노후를 보낼 수 있기를 바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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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풀 보이
데이비드 셰프 지음, 황소연 옮김 / 시공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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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투리 표현으로 어떻게 갈도 못하는 그런 자식을 둔 아버지의 이야기이다. 그렇지만 내가 아이를 키우며 느꼈던 죄책감, 막막함, 다시 일상을 살아내기 위한 분투 같은 것이 많은 부분 비슷했던 거 같다. 누구나 한 명쯤 속 썩이는 자식이 있고 맘대로 되지 않아 자책하고 그러다 한탄하기도 한다. 이 책의 저자의 대단한 점은 그럼에도 한탄이 많지 않았고 좌절과 우울에 빠져 스스로를 망가뜨리지 않았기에 자신과 나머지 가족을 지켜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그에게 또 그보다 어쩌면 더 대단한 아내 카렌이 있었고.
이게 픽션이었다면 이정도의 노력과 시련과 극복이 있었다면 끝은 해피엔딩이어야하는데 현실은 잔인하다.
그런 것이 인생인가 싶기도 하다. 주어진 것을 받아들이고 최선을 행하며 뚜벅뚜벅 살아가는 것. 이 보다 더 좋을 수도 더 나쁠수도 있지만 꿋꿋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사랑을 하며 살아가는 것.. 내 자식이 될 수도 있고 내 부모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난 이 말이 무엇보다 오래 남아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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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허풍담 1 - 차가운 처녀
요른 릴 지음, 백선희 옮김 / 열린책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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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튿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등장인믈들도 그렇고 그들의 이야기를 하는 작가도 아무렇지 않게 독특함, 이상함을 툭툭 내 뱉는 거 같다. 죽음과 삶이 항상 가까이에 있는 극한 상황에 추위와 어두움과 외로움을 벗삼아 살아가는 이들이라 그런지 거칠고 대범한 측면이 있다. 문명 세상에서 살다 온 사람들이지만 그 세계에서 벗어나고자 여기 와 이 일을 하게 된 것일까 싶은 생각이 든다. 누군가 어떤 인물은 아랫동네를 무쓸모에 한심한듯 폄하하는 말을 한 대목도 있었다. 그런 호기심들이 소소히 책장을 넘기게 하는 요소랄까. 간도 안한 심심하게 끓인 스프같은 소설이다. 그러다 가끔 얼토당토 않은 건더기가 발견되기도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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