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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일의 기쁨과 슬픔
장류진 지음 / 창비 / 2021년 12월
평점 :
자본주의 사회에 내던져진 8090세대의 이야기를 풀어낸 단편 소설 모음집이다.
작가의 모든 단편을 관통하는 주제는 ‘사회 생활속에 찾아오는 고통과 그 속에 찾아오는 기쁨‘이라고 생각된다. 조금 더 한정 짓자면 ‘8090세대 여성이 자본 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며 느끼는 차별적 요소에 의한 고통, 그리고 그 고통적인 상황을 딛고 이겨나가며 느끼는 기쁨 또는 희망‘이라고 하면 더 적절할 것 같다.
여성의 시선(두 편은 남성의 시선이지만, 여성이 추측하는 남성의 시선이 더 정확하다고 생각된다.)에서 느끼는 사회생활, 남녀관계, 갑을관계를 매우 잘 묘사했다는 느낌이 든다. 직장인 출신의 작가라서 회사생활을 묘사하는 장면이 현실적이다.
반면 남성의 존재를 일종의 차별에 대한 반작용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못나게 그려놓았다. <다소 낮음>에서는 현실적인 여자친구에 대비되는 몽상가적이고 찌질한 뮤지션 남자로, <나의 후쿠오카 가이드>에서는 섹스를 목적으로 하는 우월감에 빠진 한심한 남자로, <새벽의 방문자들>에서는 성매매를 하려고 찾아오는 남자들의 모습으로, 하나같이 나쁜 면만 강조되는 것 같아 조금 불편한 감정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글을 읽으며, 잠시 내 자신을 돌아보았다. 지금의 나의 모습은 그 누군가에게 갑으로써, 미필적고의를 가진 피의자로써, 찌질한 자존심에 뭉그러진 한심한 찌질남으로써 변해버린 모습으로 비춰보이진 않나 하는 생각을 잠시 해 보며 마지막 책장을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