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손가락 현대문학 가가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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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작가의 추리 소설이 요즘 학생들에게는 인기인가 보다. 집 안 이 곳 저 곳에 이런 책이 자주 눈에 띠여 많이 읽게 되었다. 특히 그중에  히가시노 소설이 가장 종류가 많았다.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살인을 저지른 범인에 손가락을 묘사한 것으로 알았다. 아주 잔인한 살인극이 연속되는 것으로 짐작했다. 이런 추리는 히가시노 게이고에게 번번이 당하였듯이 여지없이 빗나가고 말았다.

도교 교외에 있는 한 평범한 가정이 주 무대가 된다. 고부간의 갈등이 약간은 있지만, 그런대로 평안한 가정에 한 어린 소녀의 사체가 발견된다. 이 소녀의 사체는 이 가정에 회오리바람을 일으킨다. 이미 범인이 밝혀진 상태에서 이 집의 아키오 부부와 경찰의 머리  싸움이 시작된다.

홀어머니와 살고 있는 신참형사 마쓰미야의 가정사와 서로 교차되면서 아키오 부부의 맹목적 자식 사랑으로 꼬여만 가는 사건 전개가 긴장감을 갖게 한다.  어느 가정이나 그 이면에는 저마다 가슴 아픈 가족사를 한 가지씩은 가지게 마련이다. 그것이 잠재하고 있다가, 어느 시기에 표면으로 돌출하여 슬픈 사건으로 비화되고 사회 문제화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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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가 매혈기 - 글을 통해 자신을 단련시킨 한 평론가의 농밀한 고백
김영진 지음 / 마음산책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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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느 한곳에 마음 둘 곳 없는, 불확실성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모든 것이 자고나면 변화하고, 그 흐름 또한 엄청나게 빠르고 기간도 짧아졌다. 이런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고 어느 하나에 집중할 수 있다면 얼마나 다행인가. 우왕좌왕하며 항상 정신적 긴장과 피로에 찌든 삶을 산다고 무엇 하나 명료해지지 않을 것이다. 이럴 때는 어느 한 분야에 푹 빠져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반사회적인 것이 아닌 긍정적 중독을 즐기는 것은 마음을 차분하게 한다. 그리고 정신적 건강을 이루게 할 것이며, 이것이 각박한 삶을 살아가는데 활력소가 될 것이다.

『평론가 매혈기』의 저자 김영진은 유소년일 때부터 영화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자였다.  안정효의 자전적 소설『헐리우드 키드의 생애』의 주인공처럼 영화 마니아였다. 이런 그의 취미일 수 있었던 영화가 그의 밥벌이의 대상이 되었다. 이것만으로 볼 때, 오직 한 분야에 올인한 김영진은 성공한 삶을 살았다고 생각된다.

 영화에 문외한인 내가 처음으로 스크린 관심을 가져 보려 하였다. 그래서 이 책과 함께 지승호의 인터뷰집인 『영화, 감독을 말하다』를 준비했다. 한 편의 영화를 보고 김영진과 같이, 때로는 알기 쉽게, 혹은 촌철살인의 평론을 펼쳐, 마치 그 영화 한 편을 방금 본 것 같은 느낌을 줄 수 있다면 하는 생각을 해 보면서 말이다.

내가 아주 가끔 영화를 보면서 일상과 사실의 관점에서 이해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이 글에서도 나의 경우와 일맥상통하는 내용이 있어 그 부분을 다시 읽고, 고개를 끄덕였다. “영화와 일상을 겹쳐 보게 되면서 영화를 보는 것이 점점 힘이 든다. 촌스럽게도 영화 속에서 아슬아슬한 순간이 묘사돼도 참아내기 어렵다. 영화의 속성을 거부하고 점점 노예처럼 화면 이미지에 굴종해 영화를 따라가는 것이 싫어   진다, 왜 이렇게 참을성 없는 관객이 되어버렸을까 자문해본다.”(30쪽)

이 책은 1부에서는 저자 자신의 영화에 대한 편력을, 2부는 우리나라 영화감독의 인터뷰 관련 이야기를, 3부에서는 외국 영화감독에 관한 내용으로 구성 되었다.  1.2부는 내가 본 영화나 매스컴에서 알게 된 내용을 다루어 쉽게 공감이 갔으나, 3부에서는 무라카미류를 제외하고는 잘 이해가 안 되었다. ‘대부’나 ‘죽음의 묵시록’도 영화를 접한 지 오래되어 기억이 가물가물 했다. 그런데 커츠 대령이 나오는 ‘지옥의 묵시록’이 그렇게 유명한 영화인지 이 글을 읽고 알았다. 도식적인 구성에 별로였던 것으로 생각했는데 말이다.

그러나 이 글에서 언급한 영화를 미쳐 못 보아서 공감하는데 약간은 불편하지만 그런대로 흥미가 있다. 저자의 보통이 아닌 뛰어난 문장력과 막힌데 없는 관련 지식이 우리의 부족함을 충분히 상쇄시키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으면서, EBS 교육방송 에서 자주 방영되는 흑백의 고전 명작을 집중해서 보고 싶은 의욕이 생겼다. OCN 같은 케이블 티브이의 반복 상영 영화라도 보고, 김영진 같은 폼을 잡아보고도 싶었다.  이 책은 영화에 대한 나의 무지의 눈을 뜨게 할 것인가? 그러나 동기유발은 된 것은 확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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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드 1 - 바이러스 밀리언셀러 클럽 70
스티븐 킹 지음, 조재형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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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러스에 감염된 자들의 상태가 똑 같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었다. 일부 감염자는 증상이 한 단계씩 순차적으로 나타나고, 어느 감염자는 여러 단계를 한 번에 뛰어넘기도 하고 비교적 오래 머물기도 한다. 감염자의 증상은 천방지축, 다양한 형태의 증상을 보인다. 마치 게릴라식으로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나는 변종 바이러스인 것이다. 체계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일정한 법칙과 일관성이 있어야 되는데 그것이 불가능하다.

그러면 이 해괴망측한 것은 어디로부터 온 것인가? 조금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미국 군대의 ‘프로젝트 블루’라는 비밀실험 중 바이러스가 누출된 것이다. 이것에 감염된 캠피온이라는 군인이 탈출하는 과정에서 주유소를 차로 들이 받고 죽어버린다. 자연스럽게 이 바이러스는 사람과 사람을 통하여 전파되어 인간의 생사를 갈라놓는다. ‘켑틴 트립스’라고 부르는 이 바이러스에 의해 사람이 감염되면,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다양한 형태의 증세를 보이면서 죽음으로 치닫는다.

그렇다고 이 작품에서는 슈퍼바이러스의 아비규환만 다루지 않는다. 평범하게 살아가면서 가족간의 갈등 등이 여러 인물을 통하여 씨줄과 날줄로 연결되어 있다. 십대의 청춘 프레니의 어머니와의 결별, 가수 래리, 소설가가 꿈인 헤럴드 등 2권에서 어떤 방식으로든지 바이러스와 연관지어 계속 진행될 것이다.

30여 년 전에 출간된 소설이지만 현재를 반영하기에는 전혀 손색이 없다. 태안 앞바다에 기름 유출 사고로 난리가 난 지금의 우리나라 상황과 이 소설을 연관 지어 볼 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유전자 농산물 등, 인간이 경쟁과 발전 논리만 내세워 인간의 존엄성과 배치되는 과학적 발전을 추구할 때 이 소설은 논픽션이 될 수 도 있다. 무분별한 과학적 발전만 치중하는 인간에게는 문명의 진보가 자승자박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내가 스티븐 킹을 알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우연히 케이블 방송에서 ‘그린 마일’영화를 보고부터이다. 영화를 통하여 알게 된 그의 이 소설을 읽고,  거침없는 글발과 스토리 텔링에 이끌리어 매료되어 눈에 띄는 대로 섭렵하게 되었다.
 또한 그의 작품은 내용이 참신하고 개성 있는 소재로 되어있어, 읽는 이를 사로잡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그의 색다른 작품 ‘유혹하는 글쓰기’를 읽어 보니, 그의 폭발적인 상상력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약간은 이해가 갔다. ‘유혹하는 글쓰기’에는 자기가 어떻게 작가가 되었는지 자전적으로 밝힌 부분이 있다.


스티븐 킹의 문체는 건조하고 박진감 있으며 때에 따라서는 서정적이고 어린 아이의 순정처럼 여리고 순수하다. 어느 장면에서는 증오와 저주가 몸서리칠 정도도 실감나게 묘사한다. 그러면서 반어적이고 풍자적이어서 읽는 이의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린다.  그의 조롱에 가까운 비틀린 어조는 등장인물의 캐릭터를 한층 더 강화시키며 웃음을 자아나게 한다.

다시 본 작품으로 돌아와서, 기침을 하고, 목이 쉬며 경련을 일으키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난다. 당연히 사망자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환자들을 치료하는 마을 의사도 죽고 큰 병원의 의사도 역시 이 괴물을 당해내지 못한다.

지금 시대 같으면 인터넷을 통하여 벌써 논란이 되고 난리가 났을 것이지만, 그 당시의 유일한 몇 안 되는 정보의 통로인 텔레비전은 딴 짓만 하고 있었다. “어머니의 재채기 소리를 들으며 래리는 텔레비전을 켰다. 아침 정보 프로그램에서는 인도에서 일어난 쿠데타 시도, 와이오밍 주에서 일어난 발전소 폭발, 연방대법원은 게이들의 권리와 관련된 중대한 판결을 내릴 예정이라고 전하고 있었다.”(329쪽) 국가와 권력은 이 엄청난 사건을 은폐로 일관한다. 왜 그럴까?  이 난국을 어떻게 돌파해 나갈 것인가? 2권이 기대된다. 무삭제판에 수정판, 그리고 내용 추가의 이 소설을 6권 모두 읽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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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피용 (반양장)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뫼비우스 그림 / 열린책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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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은 『개미』를 아주 오래 전에 읽어 보고 처음이다. 그런데 이 작가는 우리나라의 중고생한테는 인기가 짱이다. 기회가 있어 고 3년생들에게 물어 보니 황석영은 몰라도 이 작가의 작품을 줄줄이 꿰고 있었다. 그들은『나무』『뇌』등이 아주 흥미 있고 굉장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이 프랑스 작가의 작품이 아이들에게 그렇게 좋게 어필되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우선 그의 작품들에서 보여준 탄탄한 문장력과 치밀한 구성을 들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참신하고 독특한 소재의 스타일을 들 수 있다. 그의 기상천외한 상상력에서 나온, 어느 정도 개연성을 갖춘 창의적 소재가 독자들을 글의 흐름 속으로 자연스럽게 빨려 들어가게 만들은 것으로 본다. 또한 박진감과 있고 빠른 속도의 전개가 일품이다. 거기다 약간은 의심이 가지만 비교적 체계적인 과학적 지식이 더하여 그럴듯하게 보이는 것이 그의 작품이 지닌 미덕이다. 그가 과학전문 기자를 했다는 말이 있는데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어쩌면 멀지 않아서 우리 지구인에게‘파피용’이 정말 필요할지 모른다. 14만 4천명을 태우고, 2000년이 넘는 시간을 날아가서 태양계의 어느 행성에 도착할 수   있도록 하는 우주선 ‘파피용’은 작가의 상상의 산물에 지나지 않은 것인가.

아무튼 지구에 실망하고 염증을 느낀 과학자 이브 크라메르와 폐암으로 생이 얼마   남지 않은 억만장자 맥 나마라는 서로 공감하는 바 있어 새로운 안식처를 찾아 여행을 떠난다. 다시는 돌아올 수 없고, ‘파피용’에서 50세대를 거쳐야 도착할 수 있는 행성을 향한다. 그런데 ‘파피용’에 탑승시킬 인원을 선발하는데 있어, 정치인, 군인, 목사는 제외시키는 것이 흥미롭다. 권력과 폭력, 신앙은 필요 없다는 전제하에 코미디언은 탑승시켜도 이들은 제외시킨다.  또한 “어느 국가나 천재도 있고 바보도 있다, 하지만 인종 차별주의와 광신주의를 부추기면서 창조성과 관용, 공감과 같은 가치들을 평가절하는 곳의 나라는 많다.”(108쪽) 면서 그런 나라들에서 프로젝트에 참가할 표본을 추출하지는 않겠다고 결정한다. 눈에 띄고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파피용’은 시행착오를 범하면서 새로운 희망의 행성으로 날아간다. 그리고 지구에서 쏘아 올리는  전파를 통해서 지구 소식을 시청한다. 그래서 지구에서 오존층에 구멍이 생겨 극지방이 녹고 있고, 신종 돌연변이 바이러스가 번져 엄청난 희생과 혼란이 일어나는 것을 알게 된다.  이들은 ‘파피용’의 당위성을 더욱 강화한다.

그들은 과연 수많은 세대를 거치면서 신천지를 개척할 것인가? 글쎄다. 인간은 화합 보다는 분열에 빠지기 쉽고, 자기들 입장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지구에서 일어날 수 있었던 온갖 해악과 부정적인 음모가 다시 반복되어 실패 되지는 않을지? 

척박한 땅에 옹기종기 모여서 서로 시기하고 증오하며 힘들게 살아가면서 다른 무릉도원을 꿈꾸거나 이상향을 그리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가급적 빨리 읽으시라. 비록 얼마간이지만 그 꿈을 가공의 세계이지만 이룰 것이다. 이승에서의  카타르시스를 완전하지는 않지만 잠시나마 해소하고, 다른 방향으로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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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문자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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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추리소설 작가 ‘히로인’은 어느 날 동료 하기오 후유코로부터 한 남자를 소개 받는다. 어느 정도 진도가 나간 그녀는 애인에게서 “누군가 자기를 노린다.”고 말하는 것을 듣는다. 그리고 불과 얼마 안 있어 히로인의 애인 프리랜서는 무참하게 살해당한다. 히로인이 이 사건을 해결하려고 개입하고, 살인 사건은 연이어 일어나면서 히로인도 위협을 당하게 된다.

중반을 읽는 동안 손에 땀을 쥐게 하고 긴장감으로 책에서 눈을 띨 수가 없었다. ‘히로인’은 미로를 찾아가듯 사건에 근접해 간다. 그럴수록 위험이 곳곳에서 그녀를 노린다. 그녀의 집에 침입해서 협박을 하고, 용의자에 대한 복선을 넓혀서 깔아 놓아 한 치 앞을 짐작할 수가 없다. 반전에 반전, 트릭이 산재해 있어, 읽는 사람에게 숨을 쉬지 못할 정도로 전율감에 빠지게 한다. 단 중반까지는 말이다.

 히로인 즉 여성 추리소설 작가는 강심장이다. 아니면 무모하다. 자기 방의 잠근 문이 열려있고 인기척이 있는데도 별다른 대비책 없이 그 방으로 들어가는 것은 좀 무리 있는 설정이 아닌가 싶다. 또 그 무인도 섬에 용의자일 수도 있는 인물들과 여행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어떤 필연성 부여를 좀 더 확실하게 설정했어야 했다.

어떤 도덕적 체면 때문에 서로 입을 맞추어 함구하고, 어떠한 이유로 무인도 섬에 여행을 간 사람이 차례로 죽어 간다. 그런데 이해 못할 것은 아무리 여자에게 환장을 했더라도, 어떤 위기촉발의 시기에 자기 목숨을 담보로 일행 여자의 육체를 예약하는 것은 순 억지라고 본다. 내 개인적인 관점에서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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