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선 시위가 사실상 폭동으로 악화되고 상가를 약탈하는 것으로 끝을 보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이런 일이 동북아시아에서는 없을 줄 알았는데 이번 중국의 반일시위를 보니 그런 것도 아니네요.지난 주말부터 중국 전역의 주요도시에서 벌어진 시위는 일본 기업에 대한 방화와 약탈로 이어지고 있습니다.시위대에 끼어 한몫 보려는 자들이 꽤 있나 봅니다.반일정서에 편승하는 도둑놈 기질의 소유자들이지요.애국심 선동은 사기꾼과 도둑놈들의 마지막 도피처라는 격언은 정치가들에게만 해당되는 게 아닙니다.
군사정권 시절을 포함해서 우리나라에 오래 살던 외국인들이 한국의 가장 좋은 점 중 하나로 그렇게 많은 시위 중에도 약탈이 없다는 것을 꼽더군요.시위대와 진압경찰이 격렬하게 충돌하여 돌멩이와 최루탄이 난무하는 난리통에도 인근 상가를 약탈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그들에겐 신기한 모양입니다.자기들 나라 같으면 대규모 시위가 방화로 이어지며 폭동화되면 어디선가 약탈군중이 나타난다는데...
심야에 젊은 여자가 도심지를 혼자 지나다니는 것도 처음 본 외국인들에겐 신기한 모양입니다.외국인들은 "심야에 대도시를 젊은 여자가 활보할 수 있는 곳은 한국과 일본뿐이다" 고 합니다.특히 한국의 젊은 여자들은 만취 상태로 심야를 비틀비틀 걸어다니기도 하는데 이건 다른 나라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라네요.우리나라에서도 가끔 여성을 목표로 한 끔찍한 살인사건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내게는 일어나지 않겠지 하는 심리가 있어서일까요? 어제도 꽤 깊은 밤에 비틀비틀 걸어가는 20대 여성을 봤습니다.
요즘 중국의 반일시위에서는 일제 자동차를 때려부수기기도 하는데 그 자동차 중에는 시위참가자가 타고 온 것도 있었다네요.반일시위하면서 일본제 승용차를 타고 온 그 심리는 뭔지...이 소식을 듣고 예전에 스크린 쿼터 반대시위에 나선 우리나라 톱스타들이 떠올랐습니다.그들은 우리 것을 지켜주세요 하는 호소를 하면서 외제차를 몰고 모인 것이지요.그 광경을 보고도 그 자동차를 불지르거나 때려부수는 사람은 없었다는데 그러고 보면 우리 한국인들이 의외로 온건한 구석이 있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