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가까운 도서관을 갔습니다.휴게실에 남녀고교생들이 한자교재를 갖고 있는 것이 눈에 띄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요즘은 초등학교 어린이 들 중에도 한자를 잘아는 사람들이 하나둘 생기고 있어서 고교생들은 어떤지 물어보았습니다.한 반에 30% 정도가 한자능력시험 준비를 한다는데 이런 추세는 점점 늘고 있다는 대답입니다.부모들의 성화도 한 몫하고 있지요.

 

  재밌는 것은 이들의 부모세대는 한자에 대단히 취약하다는 점입니다.몇 년 전 저의  친한 지인이  도움이 될 만한 책을 한 권 빌려달라기에 그러마고 빌려주었는데 못읽겠다는 겁니다.국한문 혼용이었거든요.이 분이 지금 50대 초반인데 이 연령대 상당수가 한자에 문외한이랍니다.대졸학력인 사람들도 마찬가지랍니다.40대도 마찬가지고요.

 

  한자에 한참 재미를 붙인 초등학생이 엄마 아빠와 한자 맞히기 놀이 같은 것을 하다가 엄마 아빠가 전혀 모르는 것을 알고 이상하게 여겼다는 괴담이 여기저기서 들리고 있습니다."에이~ 아빠도 모르면서 왜 나한테는 한자학원 보냈어..."하고 말하니 부모로서는 여간 체면이 구기는 일이 아닙니다.그렇다고 생업에 쫓겨 직업적 사고로 머리가 굳어버린 사람들이 따로 시간 내서 한문한자 공부하기도 좀 뭣하고요.요즘에는 대기업에서 한자 잘 하는 사람을 뽑는다고도 하니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한자공부 열기는 갈수록 더해갈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 등 첨단기기 사용법은 부모세대보다 자식세대가 더 낫습니다만 이제 좀 전통적인 분야에 속한다는 한문 한자도 자식들이 더 나은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우리들이 흔히 하는 착각 중의 하나가 나이 많은 이들은 한자실력이 좋을 거라는 것입니다.하지만 주변의 예순 이상인 분들도 한자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특히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들은 민족주체성 교육이라 해서 초중고교 교과서 한자를 모조리 빼버린 시절 학교를 다닌 이들입니다.그 후 태어난 사람들도 오십보 백보입니다.한자를 모르는 이들은 당연히 옥편 찾을 줄도 모릅니다."엄마. 옥편 찾아보면 되잖아."하고 자식들이 옥편을 건네줘도 무용지물이지요.

 

  아마 지금의 어린이 청소년은 사교육에 가장 많이 시달리는 세대가 될 것입니다.한자를 몰라서 자식들에게 당하는 망신은 사교육을 심하게 시킨 부모 세대로서는 당연히 맞아야 할 부메랑일까요...자...다음은 한자어 중 잘못 발음한 경우입니다.인터넷에 올리는 글을 보면 이런 오류가 많더군요.오른 쪽이 맞는 발음입니다.

 

지협적인 문제---지엽적인 문제

분노폭팔---분노폭발

희안하다---희한하다

환골탈퇴---환골탈태

연애인---연예인

경의로운 기록---경이로운 기록

 

***요즘은 천자문을 초보자에게 안 가르치는 강사들도 있습니다.너무 어려운 단어가 많다는 겁니다.실제로 천자문을 공부하다 보면 그렇기도 하겠구나 하고 느낄 것입니다.요즘은 신문마다 한자강좌가 있으니 꾸준히 공부하면 1년 후엔 꽤 실력이 붙을 것입니다.저도 이 방법을 권합니다.다른 외국어도 그렇습니다만 부지런히 읽고 사전(옥편) 찾아보는 것이 가장 좋은 학습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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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2-03-28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습니다. 배움의 즐거움을 안다면 오히려 학습효과가 높여지고 더 확실히
알게 될겁니다. 저도 한자 자격증을 땄지만 한자 공부를 막 시작하려는
친구들에게는 자격증 목적을 위한 공부를 하지 말라고 권합니다.
자격증도 따면 스펙 쌓기에도 유리하지만 정작 자격증에 얽매이면
안 그래도 어려운 한자 공부의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번거롭지만 옥편 찾는 것도 중요하고요, 요즘에는 네이버 한자사전을
스마트폰으로 이용할 수 있어서 직접 한자의 획만 쓰면 바로 쉽게 찾을 수 있는
기능도 있어요. 물론 옥편 찾는 방법을 당연히 알아두는 것이 좋죠 ^^

노이에자이트 2012-03-28 16:41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시험공부는 지겹죠.지적 호기심을 갖고 하나하나 알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옥편을 찾으며 공부하면 한자실력이 또다른 방면에서 신장됨을 느낄 수 있죠.그냥 단순히 한자만 읽는 결과를 넘어서는 또다른 지식축적...

이진 2012-03-28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후... 저런 단어를 틀리는 분들이 많다니 저로서는 감히 이해가 가지 않는 이야기로군요. 오늘은 저희 국어 선생님께서 이년전에 있었던 일을 말해주셨는데 한자 급수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국어 선생님께서는 한자를 수십년 동안 가르치시면서 도가 트신 분이신데 어느날은 자주 가던 배드민턴 교실에서 한 학부모가 말을 걸어 오더랍디다. 그리고는 하는말이 "저희 아들은 한자 급수 2급입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는 몇급이세요?" 라고 하더랍디다. 선생님께서는 급수가 없으셔서 없다고 말했더니 학부모가 대놓고는 "자격도 없는 사람이 선생일을 하나요?"하면서 비난했다고 하는군요. 이렇게 자기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자기 자식을 이용해먹는 부모들도 있습니다... 과언이긴 한듯하지만요.

노이에자이트 2012-03-28 23:18   좋아요 0 | URL
대학 대학원 나와도 틀리는 사람 꽤 있어요....

음...자기 아들은 2급이고 그 학부모는 몇 급 정도의 실력인지...궁금 궁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