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식을 때려도 좋으니 성적만 올려주면 좋겠다는 부모들이 있습니다.또 내 공부를 방해하는 동료들을 선생님들이 때려줬으면 좋겠다는 청소년들이 있습니다.그 부모에  그 자식입니다.목적을 위해 폭력도 괜찮다는 이런 사고방식...이것이 가정교육이 엉망이 되었다는 증거지요.수십년 동안 부모 교사 학생 상당수가 체벌과 구타에 무감각해졌습니다.결론은 "조선놈은 얻어 맞아야 말을 듣는다" 가 되지요.적나라한 자학사관입니다.그래놓고도 민족이 어쩌고 애국이 어쩌고...국사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입니다.이효리 누나의 노래가사가 생각납니다."너의 말이 정말 나는 웃긴다!" 

    내 글을 읽으러 오는 사람들을 난해한 학술용어로 괴롭히고 싶지 않습니다.내가 사디스트도 아니고...그래서 지금부터 아주 쉬운 말을 하겠습니다.

   지금은 이런 암기사항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연병장에서 하루 일과 시작 전에 미친놈처럼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외웠기에 지금도 외우고 있습니다.  구타를 하지 말자! 구타는 인간의 신체 및 자존심을 손상케 하고 증오심을 유발, 진정한 교육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구타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군대가 학교보다 나은 증거가 바로 이것입니다.우리 부대에서도 후임병을 구타한 죄로 영창간 병사를 본 일이 있습니다.하지만 내 학창 시절. 그보다 더 심하게 학생을 구타한 교사가 아무런 제재도 안 받고 직책을 유유히 수행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나는 민족주체성이니 자부심이니 하는 단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하지만 체벌을 못하게 하면 어떻게 학생을 가르치느냐는 말을 들으면, 내 민족을 이렇게 비하하는 사고방식은 없다고 분노할 정도의 최소한의 애국심은 있습니다. 나는 믿습니다.우리도 체벌없는 교육이 곧 뿌리가 내릴 것이라고. 체벌이 있어야 한다고  요즘 고래고래 떠드는 인간들의 주장을 먼 훗날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면서 "이때는 이렇게 해괴한 주장을 정색하고 했구나..." 하고 웃을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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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고세운닥나무 2010-11-19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행히 구타가 없는 군생활을 했습니다. 아직 한창 예비군 훈련을 받고 있는 나이이구요. 얼마 전 해병대 병사 하나가 자살을 시도하다 병상에 누웠는데 끝내 숨졌다는 보도를 들었습니다. 자살 시도 전 적은 그이의 유서를 읽다 한 대목에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구타를 각오하고 해병대에 왔지만 실제 두드려 맞으니 내가 이까짓 존재밖에 되질 않는다는 자괴감에 살 수가 없더라는 내용이었습니다.
폭력에 길들여진다는 건 자신이 짐승만도 못하다는 자괴감을 가져온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 자괴감을 이기는 게 남자다움이라 말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저는 그리 생각하지 않습니다. 폭력이 아니더라도 인생을 살며 자괴감을 느끼는 순간은 많으니까요. 어느 순간 느끼게 될 그 자괴감을 꼭 그런 방식으로 느낄 이유는 없겠죠.
저도 중학생 시절까지는 참 많이 맞은 듯 해요. 별 이유도 없이 일상적으로 맞았지요. 지금으로부터 그리 멀지 않은 시절인데 말이죠.
학교부터, 군대부터 구타가 사라져야 합니다. 아무렴요.

노이에자이트 2010-11-20 15:52   좋아요 0 | URL
최근 해병대에서는 장교가 사병을 성추행하여 그 사병이 자살을 시도하는 사건이 일어나 언론에 연일 오르내리는 불상사도 있었죠.

폭력에 길들여지면서 자괴감을 가져오니 문제입니다.

구타에 대해서 교육계가 군대만큼의 문제의식이라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군자란 2010-11-20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가요. 저도 벌써 해병대 제대한지 20년이 다 되가네요. 대학졸업하고 지원해서 갔는데 나이먹고 왔다고 속칭 기합빠졌다고 무지 맞았던 기억이 있읍니다. 군대하면 맞은 기억이 전부일정도로 지나고 나서 내가 고문관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들기도 했읍니다. 그렇다고 후임에게 손찌검 한번 할수 없었읍니다. 그런 자괴감을 후임에게 되갚을수 없었지요. 하지만 요즘 학교현장에서 전면적인 체벌금지에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체벌금지를 이야기 하면 극단적인 경우를 주로 이야기하곤 하지만 무우자르듯 한마디로 정리하기는 문제가 있읍니다.

노이에자이트 2010-11-20 15:55   좋아요 0 | URL
자신이 당한 것을 아랫사람에게 그대로 화풀이하는 사람도 많은데 그러지 않았다니 다행입니다.

지금은 일부 언론에서 선정적인 보도를 통해서 체벌금지 이후의 극단적인 모습만 보여주고 있습니다만 곧 제자리를 찾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흑해 2010-11-25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는 정치를 권력관계라고 정의합니다. 따라서 권력은 어디에나 있는 것이죠. 군대만이 아니라 가족이나 학교에서도 정치는 어디에나 있습니다. 그리고 권력관계는 기본적으로 지배/종속(지배/종속은 이분법이 아닙니다)을 바탕으로 합니다.

구타라는 것도 그러한 권력관계를 조건으로 해서 만들어지는 거겠죠. 구타 행위 자체는 당연히 사라지는 게 마땅하지만 문제는 권력관계는 사라지는 게 아니라는 거죠. 물리적인 폭력은 막을 수 있겠지만 인식론적인 언어적인 형태의 폭력은 아마도 어떤 식으로든 계속 되지 않을까요? 지하철에서 많이 만나는 "아직도 예수를 믿지 않으십니까" 라고 고래고래 큰 소리를 지르는 사람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그러한 폭력까지 개입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자기가 선배라면서 기독교를 믿으라고 강요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더군요. 계속 거절했는데 나중에는 아예 협박을 하더군요. 그래서 아예 관계를 끊었죠. 앞으로도 종교 때문에 사람들이 죽어가겠지만 확실히 종교라는 게 타자에 대한 폭력을 쉽게 만드는 힘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이 사회에는 계급의 층위, 젠더의 층위, 민족의 층위, 종교의 층위 등 다양한 층위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개인은 이러한 층위들이 겹쳐져 있는 복잡한 존재입니다. 사람에 따라 그리고 사회적 조건이나 정세에 따라 이러한 층위들 중 어떤 것이 다른 층위를 압도하기도 하죠.

그 사람들은 종교의 층위가 계급이나 젠더를 무력화시킨 경우에 해당되겠죠.)


요즘에는 가정에서 아이들이 "권력자"인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아이들이 하라는대로 어른들이 다해주는 경우가 많지요. 어머니를 가지고 노는 아이들도 적지 않은 건 사실이죠. 구타를 행사하지 않고 그런 문제를 해결하는 게 오늘날의 과제일 겁니다.

흑해 2010-11-25 12:54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선생과 학생 간에도 정치, 즉 권력관계가 있는 거죠. 현재의 학생들에게 무리한 요구일지 모르나 구조적으로 주어져 있는 권력관계에 학생들이 도전하지 않는 한 그 한계를 넘어서기 어렵죠. 학생들이 아니라 외부에서 개입하는 건 한계가 있어요. 정치는 도처에 있다는 얘기죠.

그런데 아래에 있는 사나이의 좌우명과 다소 모순되는 거 같기도 하고 그러면 선생이 학생을 구타하면 학생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노이에자이트 2010-11-26 15:53   좋아요 0 | URL
옛날에도 요즘엔 애들이 왕이라고 혀를 끌끌 차는 사람이 많았어요.그때의 애들이 지금 어른이 되었구요.그래서 성인이 된 후에는 수십년 전 신문이나 잡지를 읽어서 개구리 올챙이 시절을 상기할 필요가 있지요.

흑해 2010-12-01 16:26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다시 들려 글을 남깁니다.

그런가요? 그러면 노이에자이트 님이 생각하시기에 요즘 가정의 권력자는 누구입니까? 저는 아이들이 권력자인 가정이 계속 늘어나는 경향 자체는 있다고 봅니다.

하긴 고대 이집트의 기록에도 "요즘 젊은 것들은 ```" 이란 표현이 있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제가 하려는 얘기는 권력관계가 고정되어 있는 건 아니라는 거죠.

아이들이 "권력자"가 된 것도 어쩌면 근대적인 현상일 수도 있겠죠. 아니면 단순히 자식의 숫자가 적어서일 수도 있겠지요.

그렇다고 세상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아이들이 없는 것도 아니지요. 그런 의미에서 "어린이날"은 폐지되는게 바람직합니다. 그건 "부모가 없는 아이들을 괴롭히는 날"에 불과해요. 어린이날에 자신의 자식들에게 낭비하는 돈이나 시간을 그런 아이들에 대한 사회적인 지원책이나 마련하는데 쓰는 게 훨씬 낫겠죠.
(아라비안 나이트 같이 꿈같은 이야기겠죠.)

그런데 12월 25일이 되려면 한달이나 남은 시점부터 "성탄절 분위기"를 내는 이 한국이라는 나라를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사회적인, 집단적인 "광기"에 가깝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다른 동네에서 그러든지 말든지 바람직하지 않아요. 덧붙여 휴대폰이나 각종 전자기기 및 과거의 존재했던 조선 왕조나 왕실의 건축물에 이렇게 "광분"하는 나라는 분명히 흔하지 않고요.

"학교" 자체가 없어지는 게 과연 우려할만한 일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건 누구도 장담할 수 없어요. "학교"가 없는 사회는 반드시 "암흑 사회"일 거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따지고 들어가면 근대가 생산해낸 이데올로기입니다.

lo초우ve 2010-11-25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으로 에이리언 그런 괴물들도 등장할수 있겠군요 맞죠?
공포스러운 영화 괴담보다 더 무섭고 끔찍한 일들이 현실이 되고 있음을...
어쩌면 세상 발전하면서 학교가 없어지는 건 아닐런지... ㅡ,.ㅡ;;

노이에자이트 2010-11-26 15:51   좋아요 0 | URL
인류역사에서 오늘날과 같은 공교육체제는 기껏 100년이 좀 넘었으니 없어져도 신기할 것은 없죠.

루쉰P 2010-12-03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타라는 직접적 폭력이 가능한 것은 그것을 용인하게 만드는 문화적 폭력이 있다고 요한 갈퉁 박사가 쓴 것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폭력을 가해서 라도 목적을 만들어야 한다는 문화적 폭력이 공부를 못하면 때려서라도, 말을 잘 못 알아 듣는 후임이라면 때려서 라도! 하는 폭력을 만들어 낸다고 홀로 느꼈었죠. 전 군대를 25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가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 '너 사회에서 도대체 뭐하고 왔냐?'라는 대사였죠. ^^ 사회에서도 별로 한 게 없어서 '아무 것도 안 했습니다.'라고 했다가 1시간 동안 갈굼을 당했던 젊은 날의 추억이 있었죠. 후후후 폭력적인 것을 전 확실히 증오합니다. 휴~ 정말 인간다운 삶이란...어려운 것 같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0-12-04 14:59   좋아요 0 | URL
당당하게 일대일 대결하는 것이 아니라 위계질서의 상층에 속하는 사람들이 질서를 명분으로 휘두르는 폭력이 가장 더럽습니다.강자에 약하고 약자에 강한 인간을 대량생산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