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근대화와 지식인>(관동출판사1977)이라는 논문집을 보았습니다.오다 마코토,가토 슈이치의 것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두 양반 모두 요 몇년 새 고인이 되었지요.한겨레 신문이나 서경식의 책을 읽었다면 익숙한 이름일 것입니다.매우 밀도가 있는 글들입니다.아시아인으로서 일본인의 위치,그러나 유럽식 제국주의를 채택한 데 대한 지식인들의 분열이 잘 나타나 있군요.몇 번 읽었지만 역시 뚸어난 논문들입니다.
칼 폴라니의 좌절에 대한 글을 읽었습니다.퍼터 드러커<방관자의 모험> (김진현 역 예일출판사1979)본에 나와 있습니다.대외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그의 가문은 헝가리의 명문집안이었습니다.피터 드러커가 폴라니와 교유하면서 적은 글인데 매우 흥미롭습니다.폴라니 가문은 모두 자본주의의 시장독재를 피하면서도 마르크스주의는 아닌 길을 추구했습니다만 모두 실패했다는 게 드러커의 결론입니다.폴라니도 막판에는 캐나다에서 교수생활을 하면서 안정된 직장에 안주하고 살았네요.폴라니의 관심분야와 어린이를 좋아하는 성격이 저와 비슷하군요.단 폴라니가 거구인 것은 저와 다릅니다. 폴라니 외에도 흥미로운 인물들의 이야기가 많이 있습니다.드러커는 이야기를 이끄는 재주가 빼어난 저술가로군요.
아시아적 가치가 독재자들의 정당화로 이용되었다는 논문을 읽었습니다.하나는 이안 부르마가 1997년 아시아 경제위기 때 타임 지에 쓴 것입니다.이안 부르마는 제가 독일과 일본의 과거사 청산에 대한 독서에 열중할 때 크게 감명받은 <아우슈비츠와 히로시마>의 저자입니다.또 하나는 역사의 종말로 유명한 프랜시스 후쿠야마의 논문입니다.이안 부르마 것보다 아시아 각국의 사례를 하나 하나 더 자세히 파고 들었습니다.1998년 8월호 신동아에 번역된 논문인데 한국경제가 제대로 되려면 재벌체제를 개혁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1987년 6월 항쟁 직후 격동기에 에드윈 라이샤워가 쓴 '아시아의 근대화와 민주주의'를 읽었습니다.근대화는 반드시 민주주의를 동반한다며 이제 독재자들은 경제성장을 이유로 민주주의를 유보해서는 안된다고 일침을 놓았군요.1987년 9월호 신동아에 번역되었습니다.그는 군사정권 시절 한국 민주화를 촉구하는 운동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근대화론자 중 손꼽히는 일본통입니다.
중국문화 대혁명의 권위자인 로데릭 맥파콰의 중국공산당 노선에 대한 글을 읽었습니다.대약진 운동과 문화대혁명의 관계,모택동 이후 개방정책,천안문 사태를 겪으면서 중국공산당의 노선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일목요연하게 쓴 논문입니다.1997년 타임지에 실렸군요.
이상 지난주에서 이번주까지 읽은 글입니다. 타임지에 실린 것은 영한대역판으로 읽었습니다.원문과 대조하니 재밌는 오역도 있어서 눈이 갔습니다.지지난주에는 오랜만에 일본사에 관한 단행본을 읽었는데 저는 단행본보다는 논문집이나 시사잡지의 논문을 더 즐겨 읽는 편입니다.우선 짧아서 좋지요.밀도도 있구요.8월 부터는 5월에 중단한 유럽의 대하소설 읽기를 다시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