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님은 먼 곳에>에서 수애가 노래를 잘하더군요.특히 군인들과 어울려 부르던 '간다고 하지마오'는 신나게 잘하더라구요.주제가인 '님은 먼 곳에'는 말할 것도 없구요.이준익 감독이 김추자를 좋아하나...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임권택이 감독하고 조승우와 김민선이 나오는 <하류생활>에는 아예 배경음악으로 김추자가 부른 '님은 먼곳에'가 깔리던데,음악을 신중현이 담당했더군요.임권택 감독이나 신중현 씨나 이제 70줄에 접어들었습니다.
2005년경 김c가 라디오 음악프로를 진행할 때 한국가요사에 대해 초대손님 모시고 이야기를 하는 꼭지가 있었는데 그때 일본남성이 나와서 신중현의 음악세계에 대해 이야기를 재밌게 나누더군요.역사학적 상상력이 동하여 열심히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그 일본인은 한국어도 잘하고 신중현에 대해선 박사급 지식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김c도 음악지식이 있는 진행자라서 얻는 게 많았습니다.제가 신중현에 대해 얻은 지식은 그때 들은 것이 대부분입니다.
신중현이 발굴한 가수들은 거의 가수활동이 짧았어요.김추자도 그렇고 김정미도 그렇고...김추자 이후 발굴한 신인이 김정미인데 수애가 영화에서 부른 '간다고 하지마오'를 불렀습니다.김정미는 어딘지 창법이 김추자 같아요.음....신중현이 이런 가수를 좋아하나보다...하고 생각하게 되었지요.시원한 목소리에 춤도 잘 추지요.펄 시스터즈도 3년 정도만 가수활동했지요(1969~1972).쌍동이 자매인데 배인순은 동아그룹 최원석과 결혼해서 일찍 연예계를 떴고 배인숙은 몇년 잠잠하다가 77년 무렵 외국곡인 '누구라도 그러하듯이'로 재기했습니다.이 곡은 2003년 경 이수영이 다시 부르더군요. 이수영도 노래를 잘하는 가수지요.
김추자의 대표곡이 또 하나 있는데 그게 '무인도'.그런데 이 곡은 이봉조가 곡을 만들었습니다.신중엽 사단의 가수들 중에선 펄시스터즈도 이봉조 작곡 노래가 있는데 신중엽과 이봉조가 어느 정도 교류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그런데 1973년 칠레 국제가요제에 나갈 때 '무인도'를 부른 가수는 정훈희였습니다.좀 뜻밖이었지요.왜 김추자가 안 부르고? 현미가 김추자를 미워해서 이봉조는 정훈희를 데리고 갈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 통설로 전해내려오고 있지요.현미는 처자식 있는 이봉조를 데리고 산다고 욕을 많이 먹었습니다.
'님은 먼곳에'는 조관우가 부른 것으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조관우는 정훈희의 '꽃밭에서'(이봉조 곡)도 불렀지요.제 친구들은 '님아'(신중현 곡)를 신효범이 부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오리지널은 펄시스터즈 것입니다.펄시스터즈의 목소리는 정말 매혹적이지요.제가 테이프를 통해 처음으로 들었을 때 밤잠을 설쳤을 정도입니다.우리 친구놈들은 이런 가수를 모르겠지...어린 것들...하고 우월감을 느끼면서 말이지요.
신중현 작사작곡 김추자 노래 중 또 좋은 것이 '나뭇잎이 떨어져서'입니다.이 노래는 소녀시대의 수영이 부른다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이 어린 누나가 노래를 상당히 잘하더군요.아...이정현이 영화 <꽃잎>에서 부른 노래 '꽃잎'도 신중현이 만들고 김추자가 부른 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