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현존하는 인물 중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 이오덕 동지였습니다.저는 좋아하거나 존경하는 인물에게 동무나 동지라고 하지요.안타깝게도 지금은 저 먼 곳에 계십니다.어린이를 사랑하고 청소년을 사랑하는 것은 물론 작은 미물들까지도 아낄 줄 알았던 진정한 생태주의자이기도 했습니다.그리고 우리 글의 구수한 맛을 살려서 글 쓸 줄 아는 분이었지요.그래서 저도 그의 문체를 모방하려고 무척 애를 쓴답니다.꼬부랑 글씨나 어려운 한자단어도 안 써보려고 하구요.올해 10~11월에는 유독  두들겨 맞은 학생 이야기가 인터넷에 많이 뜨네요.민주화의 성지라는 이 곳 광주도 그런 사건이 났네요.이오덕 동지는 교사 생활을 오래 했지만 어린이 사랑이 먼저라고 생각했습니다.특히 어린이나 청소년에 대한 권위주의적 통제에 반대했지요.심지어 어린이들에게 차렷 ! 하고 줄세우는 것도 싫어했답니다.당연히 체벌에 대해서도 반대했지요.그 어떤 말로도 옳다고 할 수 없다고 거부했습니다.다음은 그의 주장의 골자를 요약한 것입니다.출처는 이오덕<내가 무슨 선생노릇을 했다고>삼인 2005년 에 있는 수필 '체벌이라는 도깨비 방망이'입니다.

   1.체벌을 사랑의 매라고 하는 것은 속임수 말이다.이런 속임수 말은 제발 교육자들만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체벌은 효과도 없다.체벌 당한 아이들의 반감과 원망은 체벌을 해본 교사들은 알 수 있을 것이다.어린이의 인격을 무시하고 평생에 상처로 남을 체벌을 가하는 교사들도 있다.나도 선생노릇하면서 아이들의 손바닥을 때리거나 한 일이 있었다.그 학생들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빌고 싶은 마음이다.

  2.우리나라 교육현장의 열악함,경쟁을 시켜야 하는 상황 등을 들어 체벌은 어쩔 수 없지 않느냐 하는 교사들도 있다.그러나 이런 태도는 친일파들이 "일본놈들이 강압적으로 시키니 어쩔 수 없었다" 고 변명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비록 현재 교육환경이 열악하다 해도 체벌의 최종책임은 교사가 져야 하는 것이다.또 말 안 듣는 아이를 때려서라도 키워서 가르쳐 달라는 부모도 있는 모양인데 이래서야 그 매맞는 아이가 너무 가엾지 않은가.

   3.체벌로 인해 상해를 당한 학생이 생긴 사건에 대해 재판부가 가해 교사에게  실형을 내린 일이 있었다.그러자 교사들이 반발하고,교총(당시엔 교원노조가 없던 시절임)의 한 관계자는 "열악한 환경에서 순수한 열정을 가지고 교육에 임해온 일선 교사들이 이번 판결로 회의에 빠질 것을 생각하니 교육의 앞날이 걱정된다.사랑의 매가 형사고발의 대상이 된다면 교육계의 불행이다.체벌교사에 대한 유죄선고는 학생과 교사간의 인화를 해치고 교단을 황폐화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그러면 체벌을 해야만 학생과 교사가 인화 단결할 수 있단 말이냐.이런 식의 사고방식은 아이들을 소중히 하는 정신이 없음을 보여준다.앞으로 결성될 교원노조는 이런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

  4.교원단체는 교원의 이익보단 아이들 생명을 지키는 일을 해야 한다.자유와 창조의 삶을 몸으로 익히고 살아가야 할 아이들의 생명을.

  절절이 어린이와 청소년을 사랑하는 마음이 전해지는 글입니다.어쩐지 우리의 이오덕 동지가 분노하는 모습도 그려지는군요. 저는 폭력의 가장 큰 피해계층인 여성을 대변하는 여성단체들이 어린이,청소년에 대한 체벌문제를 진지하게 제기하여 체벌반대 운동을 성폭행 근절 운동과 함께 추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여성단체가 나선다 해도 교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여성교사들은 참여하지 않을 거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지만 생명을 사랑하는 여성의 마음에 호소하면 불가능한 일은 아닐거라고 믿고 싶습니다.물론 남자교사들도 참여한다면 더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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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06 17: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1-06 19: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8-11-07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어려서 몸이 약해서 합기도장을 다녔어요. 처음엔 굉장히 무서웠죠. 무슨 이유에서인지 관장님은 저를 다른 수련생에 비해 생각해주곤 했는데요. 도장에서 자주 듣는말이 있었어요. 가정과 학교에서 부족한 인성교육을 신체단련을 통해 하겠다고요. 아마 지금도 많은 도장들이 이런 명분쯤은 걸고 있을거에요. 선후배간 질서를 흐리거나 지도자의 입회 없이 대련을 하거나 학교에서 사고를 치거나 하면 정말 몸이 떨릴정도로 맞는 모습을 지켜봤는데 맞고나서 관장에게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게 불문율이었죠. 그러지 않으면 추가로 체벌이 가해졌어요. 그런데 당시만해도 수련생 부모들이 진짜로 그런걸 고마워했어요. 물론 허벅지가 시커멓게 되도록 맞은걸 보고 속상함을 넘어 분통터지는 부모들도 있었겠죠. 그런데 도장에 항의하러 온 부모는 단 한 명도 없었어요. 지금 그렇게 때렸다가는 그 도장은 문을 닫게 될거에요. 그래서 예전의 도장 운영환경이 좋았다고 푸념하는 나이든 관장들이 꽤 있을거라 생각해보곤해요. 가혹하게 때리고도 당당했으니까요. 그런데 수련생들이 고개를 숙이는건 그렇게 무지막지하게 맞는것이 두려워서지 존경해서가 절대 아니거든요. 학교도 마찬가지죠 모든 교사들이 그러는건 아니지만 공포정치 처럼 학생들이 꼼작 못하는것 그게 교권이고 그런 상황이 교권이 확립된 환경이라는거죠. 도장이든 학교든 공통적으로 보이는 것은 병영문화죠. 저는 2000년에 입대했는데 오히려 부대의 내무생활보다 도장이나 학교가 소위 '빡쎘죠' 졸업생들이 비록 자신은 재학 중에 그렇게 맞았어도 동생들은 그런 환경에서 공부하지 않도록 사회운동까지는 아니더라도 동생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줘야 하는데 인습을 마치 금과옥조로 여기죠. 싸이월드 광장 이라는 게시판에 보면 종종 그런사람들을 볼 수 있죠. 이용자 대부분이 젊은 사람들인걸 생각해 볼 때 그들의 증상은 뇌경색이라 부르는게 적당한 것 같아요.

노이에자이트 2008-11-07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장 염려스러운 것은 체벌 자체보다 그것을 무감각하게 받아들이는 풍토입니다.체벌은 일제시대때 뿌리내린 관행이 아닌 것 같습니다.일제 시대 때 학교 다닌 이들의 회고록을 보면 당시 명문 중학생들은 선배가 후배를 못 살게 굴고 기합주는 관행이 없었다고 합니다.엘리트 의식이 있었기 때문인지 그런 폭력적인 짓을 품위없다고 여겼던 모양입니다.교사의 체벌에 불만을 가지면서도 학생들끼리 후배 기합주는 것은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학생들도 문제지요.교사들에게 배운 대물림입니다.
군대에선 하다 못해 구타금지 교육도 있고 가끔 가다 참모총장 지휘서신이라며 구타엄금 지시도 오지요.또 구타한 이는 처벌 받는 경우도 가끔 있습니다만 학교현장에선 관행이라며 묵인되어 오고 있습니다.21세기에는 학교나 군대에서 구타가 없어질 줄 알았는데...

쟈니 2008-11-07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등학교때 수학선생(저는 이사람에겐 '님'을 안붙입니다.)이 특정 아이를 혼내거나 때리곤 해서 늘 수업시간에 긴장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같은 반 친구가 곧잘 걸리곤 했죠. 그 친구가 교탁 앞에서 고개 숙이고 서있는데, 수학 선생은 때리기 전에 시계를 풀죠. 마치 나 이제 너를 패겠다 하는 시그널.. 그럼 앉아있는 아이들은.. 그저, "선생님 때리지 마세요"라고 말로만 할 수 밖에 없었죠. 그런데. 그 수학 선생은 우릴 보고 싱긋 웃고.. 아.. 정말 많은 시간이 흘러도, 그 사람은 기억에서 지울 수 없습니다. 아마 폭력의 속성이 무엇이라는 걸 그때 처음 알게 된거 같아요.
그리고 폭력 앞에서 나를 비롯한 학생들은 참 무기력한 느낌 들었습니다. 저 사람이 왜 내 친구를 때리지? 그리고 왜 우린 그저 때리지 마세요 란 말 밖에 못하나... 이런..

노이에자이트님 글을 보니 갑자기 그 사람이 생각나네요.
학교 내 학생들간의 폭력이나 왕따도 결국, 그 시초는 체벌이겠죠.

노이에자이트 2008-11-08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종의 사디스트가 아니었을까요? 학생들이 만약 역도선수나 보디빌더의 힘을 가졌다면 그렇게 못했겠죠? 학교에 몇 명 씩 있는 미친 개였군요.그래서 이오덕 동지는 사랑의 매라는 말은 교육자만이라도 쓰지 말라고 했는데 결국 저 세상에 가신 후에도 그런 말을 계속 쓰는 세상을 보고 있을 것 같아요.교사의 폭력 앞에서 무기력한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는 학생들의 마음은 어떨까요.

가시장미 2008-11-15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오랜만에 들려서 밀린 페이퍼를 한꺼번에 읽어봅니다. ^^ 저도 체벌때문에 상처받았던 학생 중 한 명인데.. 아프거나 원망스럽거나.. 그런 생각보다는 매에 굴복해야 한다는 사실 그 자체가 아니 그런 현실이 혐오스러웠던 것 같아요. 정말 교육 현장이 그런 곳이라면 다시는 발을 딛고 싶지도 않았죠. 자퇴를 심각하게 고민했던 적도 있었으니깐요.

사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선생님이 꿈이었어요. 지금도 다른 일을 하면서도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꾸준히 해 왔는데, 역시 선생이라는 일이 잘 맞고 끌리는 것 같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교직을 이수하거나 교대나 교육대를 생각하지 않았던 것은 공교육현장에 몸을 담고 싶지 않아서였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어리석었다고 생각되는데, 학교라는 집단이 몇 사람의 생각이 바뀐다고 해서 쉽게 바로잡힐 수 있는 곳이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아예 눈을 돌리고 싶지도 않았던 것 같아요. 사교육현장에서 아이들을 접하면서 매를 드는 일은 거의 없었기에 그 길이 낫겠다고 생각했죠. 지금도 그런 생각은 변함없구요..

우리나라 교육현장이 빨리 바로잡혔으면 좋겠네요. 체벌 문제 뿐 아니라 입시문제도 그렇구요. 오늘도 예전에 가르치던 고등학생 아이들에게 연락이 왔는데, 수능을 보고나서도 아이들이 많이 괴로워하더군요. 대학대학대학..목숨걸고 가는 대학인데, 사실 가고 나면 별 것도 없는 게 또 현실이잖아요. 거기까지 생각하면.. 참.. 슬퍼집니다.

노이에자이트 2008-11-15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넷에 체벌에 관한 소식이 오르면 학생 시절 체벌이나 언어폭력으로 괴로움을 당했다는 사연을 댓글로 엄청나게 달더군요.체벌이 있는 한 이런 일은 계속 될 것입니다.
가시장미 님 같은 사연때문에 교사가 되지 않는 이들도 있을 것입니다.
수능 끝나자 광주 시내 번화가에 경찰차가 상주하기 시작했습니다.글쎄요...여하튼 저는 청소년보다 어른들이 더 싸가지 없는 것들이 많다고 여기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