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이 필요한 당신에게 - 번아웃 어른들을 위한 실전 명상 안내서
경서윤 지음 / 슬로디미디어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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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하면 죽는다 - 비밀이 많은 콘텐츠를 만들 것
조나 레러 지음, 이은선 옮김 / 윌북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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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락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우리의 관심 버튼은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너무 모르지는 않을 때’ 작동했다. 벌린의 공식에 따르면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대상은 단순하면서 참신하거나, 혹은 복잡하면서 익숙하거나 둘 중 하나였다. 즉 인간은 미스터리(시각적으로 새로운 형태)를 좋아하지만 해독할 수 있는 (혹은 해독할 수 있을 것 같은) 미스터리를 좋아한다.



...각 스포츠의 시즌 길이는 한 경기당 신뢰도와 항상 반비례했다. 크리스틴펠드는 이렇게 설명했다. “한 번의 게임만으로 실력을 가늠할 수 있는 종목은 시즌이 짧고, 운에 많이 좌우되는 종목은 시즌이 깁니다. 따라서 종목별 신뢰도는 한 시즌 전체를 놓고 보면 거의 똑같습니다.” 이는 각 스포츠 경기의 시즌 길이가 단순히 역사나 날씨, 다른 제약 조건에 따라 임의로 결정된 게 아니라는 뜻이다. 그보다는 ‘실력과 운의 알맞은 조화’를 원하는 팬들의 열망에서 비롯됐다. -
...팬들이 원하는 것은 이른바 ‘최적의 모순’이다. 대개는 실력이 더 나은 팀이 이기게 되겠지만, 스포츠 경기를 보는 재미는 알 수 없는 상호 작용으로 탄생하는 뜻밖의 반전에 있다. 크리스틴펠드의 설명에 따르면, 스포츠 경기의 규칙은 가장 이상적인 균형점을 찾아 끊임없이 수정되어 왔다.




...선명한 것이 분명 더 쉽다. 하지만 우리가 〈화이트 앨범〉과 J. D. 샐린저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를 계속 다시 듣고 읽는 이유는 신탁처럼 해석해야 하는 메시지 때문이 아니다. 그보다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에서 오는 쾌감 때문이다. 작품 속의 진리는 살아 있고 계속 바뀌고 있다. 우리처럼....예술은 거울이다.





... “가상의 이야기를 보거나 읽을 때 우리는 의식적으로 그 세계 안에 들어갑니다. 불신은 묻어두고 존재하지 않는 공간, 어쩌면 가능하지조차 않은 공간에 감정을 이입하기로 해요. 무슨 뜻인가 하면, 외계인이든 용이든 뭐든 믿기로 마음을 먹으면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해 안다고 해도 계속 몰입할 수 있다는 겁니다.” 즉 우리가 가상의 세상 속으로 빠져드는 비상한 재주를 발휘할 때면 스포일러가 힘을 쓰지 못한다는 말이다. 우리의 상상력은 생각보다 훨씬 강력하다.




...카스의 설명에 따르면 한계가 있는 게임을 통해 자존감을 구축하는 사람은 평생 실망하며 살 수밖에 없다. “아무리 돈을 벌어도, 아무리 승리를 거두어도 부족하거든요.”
이것이 우리의 인생에 한계 없는 게임과 미스터리가 필요한 이유다. 한계 없는 게임엔 승자도 없고 패자도 없고 오로지 플레이어만 존재하므로 그 구조를 통해 경험 자체를 즐기며 현재를 사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중요한 건 이기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다. 겹겹이 싸인 베일에 감탄하며 미지의 세계를 즐기는 것이다.





....“마음챙김의 핵심은 새로운 것들을 알아차리는 거예요. 뭔가를 알아차리면 현실을 자각하는 동시에 내가 생각보다 아는 게 많지 않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인간은 자신의 태도와 사고방식이 일정하면 바깥세상도 그렇다고 착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하지만 세상은 고정되어 있지 않아요. 끊임없이 달라지죠.” 마음챙김은 그 변화를 볼 수 있게 한다.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평범한 일상을 한계 없는 게임으로 바꾸고 도처에 존재하는 불확실한 것들을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






...예술은 우리에게 미스터리와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알려준다. 긴장감 넘치는 반전과 다층적인 세상, 불투명한 등장인물과 모호한 대사를 통해 예측 오류를 즐거이 받아들이도록 우리를 훈련한다. 확실한 증거를 찾는 일보다 의구심을 갖는 게 더 쓸모 있으며, 알아차림의 상태에 머무는 마음챙김이 더 즐겁다고 일깨운다. 우리는 기쁨의 근원이 과정에 있음을, 아는 것이 아니라 알아가려는 시도에 있음을 깨닫는다. 이러한 사고방식이 필요한 이유는 삶에서 미스터리를 피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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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무게
파스칼 메르시어 지음, 전은경 옮김 / 비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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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백한 불꽃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77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지음, 김윤하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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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 권력과 민주주의 - 대한민국 경제의 불편한 진실
최배근 지음 / 월요일의꿈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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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의 사회적 생산물은 화폐가치로 재구성되는 화폐경제의 사회이기에, 사회적 생산물의 배분을 둘러싼 사회 구성원의 관심은 돈의 배분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즉 오늘날 시대에서 돈은 권력 그 자체이다. 그리고 돈은 시장에 의한 배분과 민주주의에 의한 배분으로 구성된다는 점에서 시장 권력과 민주주의 권력은 끝없이 긴장 관계를 형성한다. “돈의 힘을 통제하지 못할 때 민주주의가 존재하기 어렵다”는 명제는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다. 1980년대 이래 (금융의 가치와 관점으로 사회를 재구성한) 이른바 ‘금융화 Financialization’로 인해 민주주의가 전 세계적으로 위협받는 배경이다.




...그런데 산업혁명을 단순히 기술혁명으로만 이해하면 산업혁명을 가능케 한 영국의 진짜 힘을 놓친다. 산업혁명은 요즘 식으로 표현하면 새로운 시도들, 즉 벤처투자 활동의 활성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리고 앞에서 소개했듯이 벤처투자의 활성화는 불환화폐(신용화폐)라는 발명품과 유한책임 회사라는 사회(제도의) 혁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러한 사회(제도의) 혁신들은 1원 1표 원리가 지배하는 시장경제가 꽃을 피울 수 있게 한 원동력이었다. 이런 점에서 사회혁신은 기술혁신의 전제조건이었다. 흔히 기술만능주의를 생각하는 이들이 놓치는 점이다.



...소득과 금융에 대한 기본권을 소득에 대한 기본권으로 축소하고,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소득에 대한 기본권조차 최소화하려는 것이 바로 재정준칙의 노림수이다. 이런 점에서 재정준칙을 당당히 제기한다는 사실 자체가 정치가 실종되고, 민주주의와 시장 간의 견제와 균형이 무너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민주주의와 정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돈의 힘의 지배와 경제력 불평등이 심화하듯이, 신용화폐에 기초한 중앙은행 시스템에서 공공금융을 배제할 때, 즉 중앙은행 시스템이 민간금융의 이익만 지원할 때 (오늘날 우리 눈앞에서 펼쳐지는) 극심한 자산 불평등과 ‘이지 머니(모르핀) 에 중독’된 경제로 귀결된다.



첫째, 재정 지출 최소화는 모든 부문에 균등하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일반적으로 힘이 있는(?) 부서보다 사회경제적 약자층 지원과 관련된 부서의 예산이 일차적인 조정 대상이 된다. 둘째, 공공자금의 지원이 축소되면 그에 비례해 민간금융에 대한 의존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국민을 (높은 이자 놀이를 하는) 금융 자본의 먹잇감으로 던지는 것이다. 셋째, 감세는 고소득층일수록 혜택이 크고, 특히 금융 고소득층에게 가장 많은 혜택이 돌아간다. 게다가 재정 지출 최소화에 따른 재정 적자를 정부 차입(국채 발행)으로 해결하고, 그로 인해 정부 채무를 증가시킨다. 역설적으로 재정건전성이 재정 악화를 낳는 것이다.




...경제 규모가 크고 산업화를 이룩한 나라 중 사회적 병리 현상이 극심한 대표적 나라가 미국과 한국이다. 두 나라 사이에 존재하는 경제적 공통점은 세계에서 가장 자산 불평등이 심한 나라들이라는 점이다. 희망을 잃은, 많은 보통 사람이 자신보다 불리한 위치에 있는 사회적 소수자를 공격하며 분노 표출의 대상으로 삼는 사회적 공통점을 갖는 배경이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사회가 점점 야만화되고 있는 이유이다. 차이점은 한국은 부동산자산 중심이고 미국은 주식 등 금융자산 중심이라는 점이다. 이는 한국의 자산 불평등이 내용상 더 좋지 않다는 걸 의미한다. 한국 경제에서 혁신 실종 등 경제 활력이 고갈된 배경이다. 또 하나의 차이점은, 미국은 힘을 활용하여 만만한 나라들에게 자기 비용을 전가하며 자국 이익을 추구하는 반면, 한국은 비용을 떠안는 나라가 되었다는 점이다. 한국이 대외 관리 실패에 따른 작은 외부 충격으로도 경제위기에 처하게 되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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