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의대에서 가르친 거짓말들 - 건강을 책임진다고 믿었던 현대 의학은 어떻게 우리를 더 병들게 했는가
로버트 러프킨 지음, 유영훈 옮김 / 정말중요한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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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경향이 바뀌었다. 요즘은 고탄수화물 식사가 잦고, 그래서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는 바람에 TOR가 대부분 켜진 상태로 있다. 우리 몸의 대사는 성장 쪽으로 치우져 있다. 그래서 염증이 생기고 자가포식 활동이 억눌린다. 우리 몸에 노화된(늙고 쇠약해진) 세포가 많아졌다는 뜻이다. 그러면 염증을 일으키는 노화 연관 분비 표현형(SASP)을 만들어낸다. SASP는 종양 성장을 촉진할 수도 있는 (사이토카인 같은) 분비물이다.




...그렇다면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그래서 인공감미료가 인슐린 수치를 끌어 올리는가. 수크랄로스는 열량도 없고 당 성분도 없는데 인슐린 수치를 20%나 올린다. 다른 인공감미료도 이처럼 인슐린 수치를 높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른바 ‘천연’ 감미료라는 스테비아도 마찬가지다. 혈당에 미치는 효과는 아주 작을지언정 아스파탐과 스테비아 모두 인슐린 수치를 일반 설탕보다도 더 많이 끌어 올린다. 인슐린 수치를 높이는 인공감미료라면 유익하기는커녕 유해한 게 맞다. 인공감미료를 쓰면 열량과 당 성분은 줄일 수 있겠지만 인슐린은 떨어트리지 않는다. 인슐린이 체중을 늘리고 당뇨병을 부추긴다.





...포도당 수치가 높으면 몸에 해롭다. 인슐린 수치가 높아도 그렇다. 포도당 수치가 높으면 당화반응을 일으킨다. 인슐린 수치가 높으면 TOR 활성화가 만성이 되어 불러오는 모든 질병이 나타날 수 있다.
2형 당뇨병은 탄수화물 독성과 불내증의 질환이다. 약물 복용은 해결책이 아니다. 식단에서 정제 탄수화물을 최대한 줄이는 방식이 옳다. 실제로 당뇨병 완화에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일부 연구에서 밝혀냈다!152 만약 이 질환의 이름을 2형 당뇨병에서 ‘탄수화물 불내증’으로 바꾼다면 어떨까?




...에탄올과 과당은 서로 닮았다. 둘 다 간독소다. 둘 다 지방간을 만든다. 둘 다 중독성이 있다. 둘 다 염증을 일으킨다. 지난 수십 년간 둘 중 하나는 소비가 폭증했고, 다른 하나는 그대로였다.




환자든 의사든 문제를 찬찬히 의논하지 않고 속전속결로 처리하려고 든다. 한 번 내원할 때 걸리는 평균 진료 시간은 기껏해야 17분 24초다. 환자는 무슨 약을 먹으면 되는지 궁금하고, 의사는 필요한 처방을 내어준다.
문제는 약을 먹으면 증상이 나아진다는 점이다. 당장 고통을 멈춰주기에, 역설적이게도 그 고통의 원인을 다스리는 치료에는 손대지 않게 된다. 진짜로 해야 할 일은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인데, 대부분의 환자들에게는 그러기가 참 버겁다.





...앞서 우리는 과당 대사의 연쇄 작용으로 혈관뿐만 아니라 뇌까지 망가지는 과정을 살펴보았다. 과당의 대사 작용으로 요산이 생기고, 요산은 산화질소 효소의 작용을 억누른다. 그 바람에 혈관과 뇌가 산화질소를 충분히 쓰지 못한다. 요산은 산화질소를 사용하는 세 영역인 혈관, 면역계, 뇌를 모두 망가트린다. 혈관은 심장질환과, 면역계는 암과 연관성이 있고, 뇌는 치매와 관련이 있다.




...건강수명을 늘리는 노력을 가리켜 “건강-사망 그래프를 곡선에서 직선으로 바꾸는 일”이라고도 이야기한다. 건강 상태가 곡선을 그리며 나빠지다가 죽음에 이르는 상황을 바꿔서 건강 상태를 줄곧 좋게 유지하며 수평 그래프를 그리다가 죽을 때 가서야 뚝 떨어지게 만든다는 뜻이다.




...헤이플릭은 노화와 수명의 개념이 뒤섞여버리면 노화가 죽음의 원인이라는 인식이 생긴다고 꼬집는다. 노화와 수명은 서로 관련성이 있되 구분되는 과정이다. 노화로 규정되는 과정은 구체적인 표현형이 발달하고, 일반적인 마모로 소진되며, 허약하고, 체계가 무너진다. 죽음을 부르는 특정한 만성질환이 생기면 수명이 결정된다. 노화의 표현형은 수복이나 치환 체계로 더는 현상 유지가 되지 않을 때 나타난다. 노화는 “왜 일이 잘못될까?”라는 질문에 관한 현상이다. 수명은 “왜 이만큼 살까?”라는 질문에 관한 영역이다.




...mTOR를 억제하면 유익한 효과를 얻는다고 이야기했지만, 그래도 그 스위치를 완전히 끄려고 서둘러선 안 된다. mTOR가 활성화되면 단백질 합성이 늘어나 근육이 비대해진다. 운동을 해서 근육을 키우는 바로 그 과정이다. 그러므로 mTOR 활동이 확 줄어들면 근육이 위축될 수 있다. 이런 문제가 라파마이신을 사용한다고 해서 생기는 것 같지는 않지만, 관련해서 mTOR와 라파마이신을 이해하려면 아직은 갈 길이 멀다. 또한 성인이라도 25세 미만은 아직 성장이 다 끝나지 않았으므로 mTOR가 켜져 있어야 한다. 이런 모든 얘기는 우리가 얼마나 이 분야를 모르는지 잘 보여준다.





...다이어트 음료는 어떨지 궁금할 만하다. ‘저당’이라느니 ‘저칼로리’라느니 광고해도 여전히 인슐린을 자극한다. 체내에 많은 지방을 저장해 비만이 되는 원인은 열량 자체보다 인슐린 자극에 있다. 다이어트 음료는 체중 조절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 건강한 선택이 아니다. 마시지 않는 것이 정답이다. 다이어트 음료는 그저 많은 가공식품과 정크푸드 중 하나일 뿐이다. 그야말로 건강의 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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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의 철학 - 흔들리는 삶을 위한 16가지 인생의 자세
샤를 페팽 지음, 이주영 옮김 / 다산초당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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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사이 Blu (리커버) 냉정과 열정 사이
츠지 히토나리 지음, 양억관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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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도, 아무리 행복해 보이는 사람이라 해도, 살아가는 과정에 어두운 그림자 한둘은 끌어안고 있는 것이다. 나는 몇 사람분의 쾌활함을 가지고 있는 메미의 가슴에 깃들인 그 어두운 그림자가 너무도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그것은 나 자신의 인생과도 겹치는 회색 그림자이기도 했다.



... 과거밖에 없는 인생도 있다. 잊을 수 없는 시간만을 소중히 간직한 채 살아가는 것이 서글픈 일이라고만은 생각지 않는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과거를 뒤쫓는 인생이라고 쓸데없는 인생은 아니다. 다들 미래만을 소리 높여 외치지만, 나는 과거를 그냥 물처럼 흘려보낼 수 없다. 그래서, 그날이 그리워, 라는 애절한 멜로디의 일본 팝송을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는 것이다.



...나는 가슴속에서 작은 열정 하나가 반격에 나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순간, 과거도 미래도 퇴색하고, 현재만이 빛을 발한다. 시원스러운 바람이 광장을 불어가고, 나는 바람의 흐름에 눈길을 고정시킨다. 사방팔방에서 두오모로 몰려드는 사람들의 긴 그림자가 돌길 위에서 흔들리고 있다. 과거도 미래도 현재를 이길 수 없다. 세계를 움직이는 것은 바로 지금이라는 일순간이며, 그것은 열정이 부딪쳐 일으키는 스파크 그 자체다.



....과거에 사로잡히지 않고, 미래를 꿈꾸지 않는다. 현재는 점이 아니라, 영원히 계속되어가는 것이라는 깨달음이 내 가슴을 때렸다. 나는 과거를 되살리지 않고, 미래를 기대하지 않고, 현재를 울려 퍼지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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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사이 Rosso (리커버) 냉정과 열정 사이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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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는 하겠는데, 하지만 역시 선택의 여지가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닐까 싶은데. 적어도, 유랑할 틈새가 있다는 것은.



... “사람의 있을 곳이란, 누군가의 가슴속밖에 없는 것이란다.”
페데리카는 내 얼굴도 보지 않고, 그렇게 말했다. 거의 혼자 중얼거리듯.


... 내일부터 나는 나의 생활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게 된다. 일을 하고, 끝까지 친절했던 마빈을 보내고, 처음부터 다시. 사람은, 그 사람의 인생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이 있는 장소에, 인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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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함의 습격 - 편리와 효율, 멸균과 풍족의 시대가 우리에게서 앗아간 것들에 관하여
마이클 이스터 지음, 김원진 옮김 / 수오서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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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 대부분은 자신의 ‘컴포트존’을 벗어나는 일이 거의 없다. 우리는 나날이 편안해지는 거처와 냉난방이 조절되는 멸균의 장소에서 도전이라고는 일절 없는 안전한 울타리를 벗어나지 않고 과식하며 살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사람들은 시인 메리 올리버가 말한 “야성적이고 소중한 삶”의 경험을 스스로 제한하고 있다.




...인간의 마음은 프레젠테이션을 망치는 것 같은 결과를 과대평가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다...과거에 사회적 실패란 부족으로부터 추방당해 자연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것을 의미할 때가 많았다.
“그러니까 우리 안에 남아 있는 이 진화적 메커니즘은 이제 도움이 안 된다는 겁니다. 삶에서 정말로 위대한 것은 결코 완전한 성공이 보장되어 있을 때 오지 않습니다. 단언할 수 있습니다. 완벽하게 실행하더라도 실패 확률이 높은 도전에 참여하는 것, 그런 상황에 과감히 뛰어드는 행동은 엄청난 파급 효과를 가져다줍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없애주고, 내 안의 잠재력을 알게 해주죠.”




...인생의 진짜 도전은 내면을 향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모토는 내가 정말로 불편한 뭔가를 해내겠다는 겁니다. 틀림없이 도중에 포기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 겁니다. 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에 더 쉽게 포기할 수 있죠. 하지만 ‘내가’ 보고 있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도전을 마치고 나면 내가 나를 지켜보는 유일한 사람이었다는 사실, 힘들었던 상황에 당당하게 대처했던 자신을 돌아볼 수 있습니다. 그때 말로 다할 수 없는 깊은 만족감이 찾아옵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지켜보는 사람이 나밖에 없을 때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제대로 해본 적이 몇 번이나 있을까요?




...“그런데 언젠가부터 따분함이 우리를 더 창의적으로 ‘만든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다 헛소리예요. 따분함은 우리를 더 창의적으로 만들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한테 ‘뭔가를 해!’ 하고 말하죠.”
그 ‘뭔가’가 우리 마음을 비집중 모드로 이끌어준다면, (예를 들어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자리에 앉는 것과 같은 일) 다른 사람들처럼 미디어로 머릿속을 덮어버리는 대신 우리는 말 그대로 다른 파장으로 생각하기 시작한다. 그게 사실 창의성이 살아나는 방식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배고픔에서 오는 불편함을 끌어안을 수 있어야 한다. 때때로 24시간씩 굶는 것이 인간에게 정상적이고 유익한 상태임을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느끼는 허기의 대부분이 실제로는 생리적인 배고픔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그것은 단지 현대 생활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일종의 값싼 대처 메커니즘일 때가 많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소걀 린포체는 1992년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티베트의 지혜》에서 체크리스트 현상에 대해 “서구식 게으름”이라고 표현했다.
“우리는 삶을 강박적인 활동으로 가득 채운다. 그래서 정작 중요한 문제를 직면할 시간이 없다. 스스로 삶을 들여다보면 얼마나 많은 불필요한 일들과 소위 ‘책임’이라는 것들이 우리 삶을 채우고 있는지 명확하게 보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집착적으로 삶의 조건을 개선하려고만 한다. 이것이 곧 목적이 되고 결국 제자리를 맴도는 헛된 방황으로 끝날 수 있다.”




...“일부러 육체적인 불편함으로 뛰어든 뒤에 고통을 견디면서도 그 일이 왜 필요한지를 깨달으면 정신적 굳은살이 붙습니다. 우리는 이를 ‘인내의 우물Well of Fortitude’이라고 부릅니다.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편안함에 익숙해져 우리의 자연스러운 동작들과 신체 능력을 점점 잃어버리고 있다. 의식적으로 불편함을 감수하고 목적 있는 운동을 하지 않는다면, 즉 편안함이 점점 우리의 삶에 침투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밀어내지 않는다면, 우리는 갈수록 더 약하고 병든 존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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