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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즌 Cousin 2
이쿠에미 료 지음 / 조은세상(북두)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뚱뚱녀 ‘봉’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프리타(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로 사회에 첫 발을 딛게 된다. 비디오 렌탈 샵에서 일하는 그녀는 자신보다 한 살 많은 ‘시로’와 일을 하게 된다. 여고를 졸업한 봉은 시로와의 대화가 불편하다. 이성친구와 얘기를 해 본 적도 없었던 것. 그러던 중 갑자기 찾아든 거구의 사나이 나스카와씨와의 만남, 12살의 나이차가 나지만 왠지 싫지 않는 봉.
얼핏 보기에 단순히 뚱뚱녀의 사랑 이야기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이 만화의 제목처럼 커즌, 즉 사촌이 있다. 봉과 같은 또래로 잘 나가는 여자 아이돌 스타였던 것. 사실 2권까지 나온 이 만화의 전개상 봉의 사촌 ‘노니’의 역할은 뚜렷하지 않다.
하지만 적어도 시로와 친구가 되고 나스카와씨를 짝사랑하게 되는 그 모든 시작의 근원은 바로 봉의 사촌 ‘노니’로부터 시작했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물론 우리의 주인공은 초기에 통통해서 3등신의 코믹 캐릭터를 고수하다가 사랑의 쓴 맛을 본 후로 변신을 해 간다. 단, 어느 만화처럼 급격한 미인탄생이라든지 과학의 힘을 빌려 노니 같은 스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영화 [미녀는 괴로워]가 패스트 푸드식 전개를 보여줬다면, 만화 [커즌]은 슬로우 푸드를 연상시킨다. 미운 오리가 백조 되기 식의 스토리 라인이지만, 10대에서 20대로 단순히 한 주기를 넘어서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고민하고 겪을 만한 고민들을 봉은 얘기하고 풀어 나간다. 울기도 하고 집에 쳐 박혀 있으면서 스트레스를 풀어가는 그녀의 모습에서 어느 누가 우리의 ‘봉’을 미워할 수 있단 말인가.
톡톡 터질 것 같은 감각적인 표지 그림와 그림체는 이 만화를 고르는 확신을 굳게 해주었다. ㅎㅎ 주인공 '봉'의 귀여운 외모와 시로의 쿨한 모습 거기다 30살인 나스카와씨의 다소 천연 훈남들의 등장~까지 모든 것을 갖춘 만화라 할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