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리
모리 카오루 지음 / 북박스(랜덤하우스중앙)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카오루 모리의 메이드(Maid) 열전

셜리 Shirley 

메이드를 소재로 하면 대체로 두 볼을 붉히며 말하기를 꺼릴지 모른다. 비록 당신이 메이드를 좋아하는 마니아라 할지라도 말이다. 하지만 만화 [엠마]를 읽어보면 메이드물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을 단번에 무너트린다.

영국 사회에서 검은 중절모를 쓴 신사와 귀족들의 우아한 삶을 지탱해주었던 메이드(Maid)의 일과 사랑 그리고 계급을 초월한 사랑을 담은 한 편의 영화와 같은 내러티브는 단순 남성의 판타지의 실현화된 모습을 넘어선 인간미를 담고 있다. 스토리를 두고 보자면 다소 여성취향에 맞는 내용이었지만, 각기 다른 외모와 성격 그리고 마인드를 지녔다는 점에서 마치 어느 게임을 연상시키기까지 한다.

누가 쓰면 쓰레기도 작품이 되더라
2달여 전 엄청난 시청률을 안고 종영을 한 어느 드라마에서 누가 쓰면, 불륜도 러브 스토리가 된다고 했던가. 다소 언더그라운드에서 환영받던 소재를 엘리베이터를 태어 바깥 구경을 시킨 카오루 모리도 그와 같은 힘을 가진 작가임에 틀림없다.

[엠마] 완결 이후 1권의 번외편을 낸 그가 다시 시작한 작품 셜리는 [엠마]와는 또 다른 연장선에 있는 작품이다. [셜리]는 그가 또 다른 이야기를 시작하기 위한 하나의 준비 작업이다. 엠마가 혼기에 찬 아름다운 여성인 반면에 셜리는 13살에 어린 소녀 메이드이다. 여기서도 다소 위험한 라인(로리타)을 타는 작가는 그러한 라인을 비웃으며 어린 소녀 메이드의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을 무기로 완장을 시킨다. 거기다 주인은 남자가 아닌 ‘베넷’이라는 젊은 여성으로 진취적인 마인드를 가진 신여성으로 나온다. 성인여성을 동경하는 어린아이의 관점도 친근하게 다가온다.
이제 1권이 나온 만화 [셜리]를 성급히 평가하기에는 다소 급한 감이 있지만, 13살 꼬마 메이드 셜리와 당당한 여성 베넷이 다소 보수적인 영국사회에서 겪는 에피소드들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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