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이 더딘 아들 료마와 아빠, 두 사람이 함께 보낸 시간의 기록을 담은 책. '세상 사람들의 눈에는 별일 아닌 일도 내게는 가슴 벅찬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하는 작가 신보 히로시에게는 자폐증 판정을 받은 열아홉 살 아들, 료마가 있다.
언뜻 보면 훌쩍 큰 키, 코밑에 듬성듬성 난 수염 등이 그를 청년처럼 느껴지게 하지만, 그의 세계는 그야말로 어린아이의 순수함으로 가득하다. 그래서 아빠인 신보 히로시는 장애가 있는 료마를 기르는 동안 힘들었던 순간보다 감동으로 뒤섞인 뭉클한 기억이 더 많았다고 고백한다.
료마의 시선을 그대로 따라가면 그곳에는 푸른 숲 혹은 낙엽으로 수 놓인 공원이 있었고, 파도와 부딪힐 때마다 사라락 소리를 내며 쓸려 내려가는 모래와 바다가 있었다. 가끔 료마가 패닉에 빠져 자해행동을 보여도 아이를 꼭 안은 채 등을 다독이다 보면 아이는 서서히 안정을 찾고 언제 그랬냐는 듯 콧노래를 불렀다.
한 걸음씩 나아갔다가 다시 돌아오기를 반복하는 료마이지만, 히로시는 그런 료마의 시간을 찬찬히 기다려주기로 했다. <문어별아이 료마의 시간>은 그 기다림의 여정을 오롯이 마주할 수 있는 책이다. [알라딘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