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다른 문방구로 갔다. 그 문방구 아저씨는 공에 바람을 넣는 데 천 원이나 받았다. 친절하게 바람을 직접 넣어 주기는 했다. 공은 금세 다시 빵빵해졌다.
학교 운동장으로 돌아와 힘껏 공을 찼다. 단단해진 공은 쉽게 담장을 넘었다. 나도 담장을 넘어가 보았다. 하지만 곱슬머리도, 동네도 없었다.
어느새 하늘이 붉게 물들었다. 곱슬머리에게 줄 편지와 사진을 쳐다보았다. 아빠랑 같이 살지 않아도 내가 아빠 아들이라는 사실만큼은 변함없다. 곱슬머리는 그걸 알려 주러 온 건지도 모른다. 엄마 아빠가 이혼했을 때도 울지 않았는데, 갑자기 눈물이 흘러내렸다.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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