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세요. 왕비님 노랑어리 옷을 입으세요. 모과차를 맛있게 끓여 왕과 함께 오르시지요.‘
여기는 카페입니다. 가을입니다.‘
‘창경궁으로 산보나 갈까?
‘왕비를 부르시오.‘
‘아니지, 새로들인 어여쁜 후궁을 부르시오.‘
나는 가장 예쁜 후궁이 되어 고운 한복을 입고 왕과 나란히 걸었다. 겨울에 쓸쓸함을 담고 있는 창경궁 샛길에 하얀 눈이 소복소복 쌓였다. 누구와나란히 가야 할까? 나와 간다. 내 속 사람을 데리고 간다. 침묵하는 내 안의 속 사람에게 겨울바람을 쏘여주러 나는 궁궐에 간다.

ㅡ 우리는 ‘내 안의 내 속 사람‘을 기꺼이 찾아 대면해야 한다. 내가 어떤 모습인지 바라보고 그모습을 인정하고 보듬기도 하지만 피그말리온이 되어 나란 갈라테이아를 조각하고 수정해 나가야 한다.
‘내 안에 내가 누구인지‘ 찾는 숨바꼭질은 나이를 점점 먹어가는 우리의 시간 속에서 선명한 과제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순간 바로 내가 술래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ㅡ -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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