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나라에서는 이러한 내용을 학교에서 가르칩니다. 역사 속에서 평범한 사람들의 삶이 어떠했는지 자세히 배웁니다. 서민의
‘생활사‘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시대에비추어 말하면 사장님‘의 삶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회사에 다니고 있는 수많은 ‘노동자‘ 의 삶 역시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분야의 학문을 ‘미시사‘ 라고 합니다. 다른 나라에서 한국 역사를 공부한 사람들은 알고 있는 사실을 정작 우리는 잘 모르고 있습니다. 우리는 정치사 중심으로 역사 교육을 해 왔기 때문입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가르치는데 한국에서는 가르치지 않는 내용이또 있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노동‘ 입니다.
340쪽의 분량 중에 93쪽을 노동 교육에 할애한 중등 사회과 교과서도 있고 청소년 실업에 관한 내용을 29쪽에 걸쳐 설명한 교과서도 있습니다. 추상적이고 이론적인 내용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생생한 사실들‘을 토론 주제로다룹니다. 독일 금속 노조와 사용자 단체가 체결한 임금 협약, 금융 노조와 사용자 단체가 체결한 기본 협약 등과 함께 노동조합이발표한 성명서, 노동 문제에 대한 신문 기사 등이 교과서에 실려있습니다. 또 교과서에는 교섭 과정에서 하는 "동맹 형성하기, 편지나 요구서 작성하기, 서명 운동 전개하기, 항의 문건 작성하기,
플래카드나 벽보 만들기, 협약 체결하기, 대중 매체(언론)와 인터뷰하기, 연설문 작성하기" 등이 모두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처음 알고 나면 한국의 교사나 학부모 들은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데모하는 기술을 가르치고 있네." 라며 걱정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독일에서는 이러한 내용을 왜 학교에서 가르칠까요? 사회 전체에 유익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