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빠빠라기(백인)는 진짜 태양을 그다지 소중히 여기고있지도 않다.
 이것으로 빠빠라기의 살갗이 어째서 우리들처럼 기쁨의 빛깔, 햇볕의 빛깔, 검은 빛깔이 아니고, 허여멀겋고 핼쑥한가를 분명히 알게 되었다. 하지만 빠빠라기는 그것을 좋아하고 있다. 정말이다. 여자들, 특히 처녀들은 살갗을 보호하는 일에 기를 쓰고 있다. 그녀들은 위대한 햇볕을 통해 살갗을 빨갛게 하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 태양이 비치는 시각에 걸을 때에는 머리 위에 커다란 지붕을 얹어서 힘써 햇볕을 막는다. 마치 창백한 달빛이 햇볕보다도 귀중하다는 듯이.

 돈을 건네지 않으면 안 된다. 비둘기 한 마리를 쏘아 맞히는 데에도, 하천에서 몸을 씻는 데에도, 노래 부르고 춤추는 즐거움이 있는 장소에 가고자 하여도, 다른 형제들에게 조언을 얻고자 하여도, 너는 많은둥근 쇠붙이나 묵직한 종이를 건네지 않으면 안 된다. 사사건건 돈을 지불해야만 한다. 곳곳에서 너의 형제가 손을 내민다. 그 손 안에 아무것도 넣어 주지 않으면, 너를바보 취급 하거나 화를 낸다. 아무리 공손하게 굴며 웃어보여도, 별나게 다정한 눈짓을 해보여도, 그의 마음을 누그러뜨리는 데에는 아무런 효과도 없다. 그는 입을 크게벌리고 호통을 친다.
「비렁뱅이! 부랑자! 게으름뱅이!」어느 것이나 다 똑같은 뜻이다. 사람에게 욕을 퍼붓는데에 이 이상의 말은 없다. 지독한 모욕이다.

조가비를 많이 걸치고 있다고 해서 더 맵시 있고 더 훌륭하다고 보지 않는 것처럼, 돈을 산더미처럼 껴안고 있다고 해도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숨을 쉬는 데에도 힘이 들 것이고, 손발의 자유도 없어질 것이다.
 그런데도 빠빠라기 중 어느 한 사람도 돈을 포기하지 않는다. 어느 한 사람도, 돈을 탐내지 않는 사람은 파레아(바보 ,멍청이)라고 불리며, 비웃음거리가 된다.

   빨리 가는 사람일수록 훌륭한 사람이고, 천천히 가는사람일수록 덜떨어진 사람이라고 그들은 생각하고 있는것 같다.
 나는 이런 사나이를 본 적이 있다. 머리가 파열되어서어지러이 흩어진 것 같고, 죽어가는 물고기처럼 눈을 크게 뜨고 입을 빠끔빠끔 벌리며, 얼굴은 붉으락푸르락, 팔다리는 바둥거리고 있었다. 그렇게 된 것은, 이 사나이의 하인이 약속한 시간보다 약간 늦게 왔기 때문이었다. 이 약간의 시간이 사나이에게는 되찾을 수 없는 손실이었던것이다. 그는 그 약간의 시간보다 훨씬 긴 시간을 그렇게
‘제 분을 삭이지 못하고 펄떡거리고 있었다. 하인은 이 오
‘두막집을 떠나가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 빠빠라기가 이
‘렇게 욕설을 퍼붓고 하인을 내쫓아 버린 것이다.
‘「너는 내 시간을 듬뿍 훔쳤다. 시간을 소중히 여기지않는 놈은 이 세상에 살아 있을 자격도 없다.」
‘단 한 번뿐이었지만, 시간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을만난 적이 있다. 이 사람은 여유가 없다는 한탄은 절대로 하지 않았지만, 헐벗고 꾀죄죄하고 멸시를 당하고 있있다. 사람들은 이 사라 주위로 커다란 활 모양을 그리면,
되도록 가까이 접근하지 않으려고 했다. 이 사람을 존경하는 자는 단 한 사람도 없었다. 나로서는 사람들이 왜 그를 존경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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