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는 우리 학급에 사회를 싫어하는 아이가 5학년 올라가면 역사를 배운다니 더 싫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외울 게 많아서라고 한다. 역사에 관심을 가지는 몇 아이들을 빼고는 역사를 어려워한다. 실제로 역사는 암기과목이 아닌데 이렇게 생각하는 아이들이 많다.
이 책은 역사는 외우는 과목이 아니고 탐정처럼 단서를 가지고 그 당시의 사실을 추리해보려고 하는 구성 형식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 어떤 유물이나 역사적 사건을 제시하고 질문이나 의문에 대한 물음으로 시작하는 주제(장)가 있고, 연표를 주고 이야기를 구성해보라고 하는 주제(장)도 있다.
역사적 사실의 나열보다는 그 사실이나 사건의 의미나 가치에 대한 것을 독자와 대화하는 형식에 이야기(스토리텔링) 형식으로 풀어서 써서, 어른인 나도 재미있었기에 초등학생들도 재미있고 친숙하게 느낄 것 같다. ‘신라는 왜 신화를 만들어 퍼뜨렸을까’에 보면 크게 지배층이 만들어 퍼뜨린 신화와 백성들이 만들어 퍼뜨린 신화로 나눌 수가 있다고 하고, 그 중에서도 지배층이 만들어 퍼뜨린 신화는 나라와 백성을 통치하기에 용이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탐정처럼 그 당시의 정세와 상황을 들어 풀어주었다. 역사에 관심이 많은 나 같은 사람도 처음 접한 내용이라 더 흥미로웠다.
이렇게 탐정 놀이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고 한 가지 주제에 대한 이야기도 2~3쪽 정도로 길지 않게 써 놓았으며, 삽화(그림)도 그려서 초등학생들이 흥미를 잃지 않게 한 것 같다. 지도나 유물을 보고 고구려, 백제, 신라 문화의 특징을 추리해보는 활동도 있다. 지식백과 등을 활용해 생활 속에서 어떻게 역사공부를 하면 되는지, 답사 여행을 갈 때 어떻게 준비하고 무엇을 기록해야 하는지도 안내해주고 있다. 연대표 노트를 만들고 ‘왜’라는 질문을 던져보며 추리해보는 활동을 하면 역사가 암기과목이라는 선입견도 깰 수 있다고 보여진다. 물론 전혀 외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암기해야 할 것도 있지만, ‘왜’라는 질문을 통해 추리해보고 이해를 한다면 얼마 안 되는 외울 것도 그냥 암기하는 것보다 더 쉽게 기억될 것이다.
몇 가지 아쉬운 점은 가장 첫 주제가 역사 공부를 하는 이유를 말하는 것인데, 어른인 나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 또, 탐정처럼 연표나 유물, 사건 등의 자료를 제시하고 추리해보는 활동을 하라고 해 놓고는 바로 밑에 줄부터 저자가 이야기로 풀어 말해주어 아이들이 추리하며 노는 시간이 부족하기에, 추리한 다음에 맛보는 희열을 빼앗아 가는 것 같다. 다음 쪽에 제시하든지, 아니면 반드시 추리해 본 다음에 저자가 쓴 부분을 읽으라고 안내하고, 조금 여백을 주고 서술했다면 어땠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5학년부터 역사를 사회 시간에 학습하게 되는데, 특히 사회나 역사를 암기할 것이 많아 싫어하는 아이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사회나 사회과탐구에서 조금 부족하다고 여겨지는 재미와 흥미를 높일 수 있게 구성되어 있는 것을 경험할 것이다. 따라서, 사회(역사)가 조금은 재미있고, 아이들의 긍정적인 관심을 받는 과목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