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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이 잘못됐습니다 - 반려견의 감정을 읽는 홈 트레이닝
알렉스 지음 / 페이스메이커 / 2020년 8월
평점 :

예전과 달리 요즘은 반려견과 관련된 영화나 책, tv 프로그램을 더 쉽게 접할 수 있다. 아마도 한국의 반려 인구가 많이 늘었기 때문일 것이다. 주변을 둘러보아도 반려견, 반려묘와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이 상당해서, 이들을 볼 때마다 부러운 감정도 가득 생긴다. 반려 생활을 안 해봤으면 몰라도 해봤기에 이들이 얼마나 큰 기쁨을 주는지 아니까 말이다. 때문에 요즘도 기회가 될 때마다 다시 반려견 혹은 반려묘를 들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하는 편이다. 물론 가족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며 책임져야 할 일이 늘어날 테지만 말이다.
이렇게 반려견과 함께 했던 행복했던 기억 때문일까. TV 프로그램이나 영화, 책도 '개'가 나오면 대리만족이라도 하듯 무조건 보는 편이다. 보통은 인간과 함께 한 감동적인 이야기로 만나지만 이번에는 조금 특별한 책을 만나보았다. 반려견을 제대로 훈련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 <훈련이 잘못됐습니다>이다.
사실 예전에는 훈련이라 하면 주인이 반려견을 마음대로 조종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즐겨 보는 tv 프로그램을 통해 조종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그래서일까? 그 연장선상에서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다. 한 가지 차이점이라면 사례별로 소개되는 tv 프로그램보다 좀 더 전문적인 내용이 종합적으로 수록되어 있었다. 때문에 이 한 권이면 웬만한 문제는 다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책의 저자는 알렉스. 10여 년간 북미와 유럽에서 활동한 동물 트레이너라고 한다. 반려견 보호자 및 종사자 교육은 물론 KPA 한국 디렉터와 디스크 독 월드 챔피언십인 스카이 하운즈 국제 심판으로서 미국, 중국, 일본 등에서도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사실 이런 단편적인 저자 소개보다는 추구하는 반려동물 문화에 대한 부분을 보며 생각이 깊어졌는데, 구시대적인 강압과 폭력의 방식이 아니라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는 말에서 우리 역사와 문화 속에서 '개'들이 어떤 대접을 받아왔는지 잠깐 떠오르기도 했다.
반려견의 감정을 읽는 홈 트레이닝
책은 개에 대한 이해로 시작한다. 반려견의 감정과 그에 따른 행동을 먼저 알려주어 그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다. 이후 공격성을 보이는 이유와 해결책, 반려견을 키우면서 생기는 여러 가지 고민거리 등을 하나씩 해결해 나간다. 또 갓난아이와 함께 키우거나 다른 동물과 함께 키우는 방법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피곤한 개가 행복한 개라고는 하지만 말 그대로 개가 기진맥진한 것이 아니라, 결과를 얻기 위한 정신적 활동을 바쁘게 해서 만족감을 느껴야 진정으로 행복한 개가 됩니다. 반려견이 좋아하는 강화물을 가지고 정신 활동을 도울 수 있으며, 우리가 원하는 행동까지 형성하는 긍정 강화 트레이닝을 할 수 있습니다. -47
지나치게 전문적이거나 혹은 가볍지도 않다. 반려견을 키울 때 접하게 되는 여러 가지 상황(배변 교육, 마킹, 이리 와 교육, 밥상 교육, 입질, 산책 등)을 두루 다루고 있으며 딱 필요한 만큼 실용적으로 도와준다는 느낌이었다. 또 다행스러웠던 것은 글로만 모든 것을 설명하는 것 아니라, 다양한 상황과 감정 및 행동을 보이는 개의 사진을 상당수 수록하고 있어 이해가 쉬웠으며, 그것만으로도 제대로 전달되기 힘든 매트 교육이나 크레이트 교육 등의 부분은 QR코드를 통해 영상을 제공하기도 한다는 점이었다. 덕분에 당장 개를 키우며 고민거리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보는 재미도 있었다.
사실 책을 읽는 내내 '지피지기 백전백승', '역지사지'라는 말들이 떠올랐다. 인간 중심으로 생각하지 말고 개를 먼저 이해해야 즐겁고 안정된 반려 생활을 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그 어떤 문제 해결 방법보다 가슴을 울렸더랬다. 예전 반려 생활을 할 때 이를 알았더라면 어땠을까. 그때 관심을 가지고 좀 더 공부를 하고 노력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그러면 나와 함께 했던 반려견들이 더 행복하게 살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내내 드는 책이었다. 이미 개와 함께 살고 있는 분들은 물론 앞으로 개와 함께 생활하려는 분들이라면 문제 상황이 될 때까지 방치하지 말고 꼭 먼저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