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에 관한 9가지 거짓말
마커스 버킹엄.애슐리 구달 지음, 이영래 그림 / 쌤앤파커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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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까지 당신이 믿어온 

'일 잘하는 법'은 다 거짓말이다!


​우리가 일하는 조직은 복잡하다. 그래서 리더는 조직의 통제를 위해 본능적으로 단순함과 질서를 추구한다. 이는 팀원의 순응을 요구하는 일이며 결국은 팀원들의 개성 말살로 이어진다. 그리고 종국에는 조직 구성원들을 대체 가능한 자원으로 취급한다. 197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이러한 방식이 전 세계적으로 생산성 향상에 기여를 했다고 한다. 하지만 세상은 변했고, 획일적으로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시대가 아니라 각자의 개성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직은 관행을 뿌리치지 못하고 있고, 막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사회 초년생은 먹고사는 일이 걸린 만큼 큰 소리 내지 못하고 묵묵히 이런 직장 문화에 적응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과거가 아닌 현재를 사는 우리가 리더가 된다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그동안 무의미하게 여겨졌고 불만스러웠던 관행들을 계속해서 새로운 팀원에게 요구해야 할까. 이런 우리의 의문에 자신 있게 '아니오'를 말하는 책 <일에 관한 LIES 9가지 거짓말>을 만나보았다.


​현실 조직에 몸담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일과 사람의 진실


​이 책의 저자 마커스 버킹엄과 애슐리 구달은 어느 날 가장 효과적이고 믿을 만한 '업무 평가' 방식을 주제로 논문을 써달라는 의뢰를 받았단다. 그 논문은 기존 관행에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일에 관한 LIES 9가지 거짓말>이라는 책으로 세상에 나왔다. 이 책은 흔히 경영자들이 주장하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불만스럽지만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지시'들을 '거짓말'이라 칭한다. 그리고 이 거짓말을 9가지로 추려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어떻게 바로잡아야 하는지 말하고 있다. 그동안은 이러한 거짓말들이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였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 기능을 하지 못한다며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만약 당신이 일의 세계에서 그동안 당연히 진실이라고 여겨왔던 아이디어와 관행은 왜 그토록 불만을 갖게 하고, 인기가 없으며, 무의미하게 여겨지는 것인지, 팀원들이 원하는 자질을 가진 리더는 왜 세상에 없는 것인지, 과거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술 발전과 관리 전략이 더 이상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 등의 의문을 가져본 적이 있다면 이 책을 통해 해답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사람들은 형식적인 피드백이 아니라 

'유용한 관심'을 원한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피드백과 관련한 부분이었다. 우리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수없는 피드백을 받는다. 개인적으로 과거 내가 속해 있는 팀에서는 일주일에 몇 번씩이나 롤플레잉을 겸한 회의를 했다. 당시 팀장은 상대의 눈치를 보며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는 팀원에게 핀잔을 주었고, 부정적인 피드백만이 개인의 성장을 돕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부정적인 부분은 이미 각 개인이 느끼고 있는 부분이었고, 롤플레잉이나 업무 기간이 늘어갈수록 개선되어 가는 부분들이었으며, 만일 그것이 개선되지 않는다고 하여도 개인의 역량 문제였으며, 굳이 명확한 부정적 피드백이 개선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고 느껴졌다. 오히려 긍정적 피드백이 그 사람의 장점을 더욱 부각시키며, 다른 팀원들에게도 본받아야겠다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기억난다. 또한 다른 직장에서는 회의 시간에 부정적인 부분보다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로 주고받았는데, 이 부분이 오히려 부서에 활기를 부여했으며, 팀원 간에 긍정적 자극이 되기도 하고, 관계 형성에도 도움이 되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이 책에서는 5번째 거짓말로 피드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은 성공적인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팀원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객관적인 부정적 피드백을 팀원에게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SNS를 예로 들며, Y 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는 지속적인 피드백에 목말라 있다고 표현한다. 하지만 저자는 극단적으로 투명한 피드백 시스템을 갖춘 브리지워터의 높은 이직률을 예로 들거나 근본 귀인 오류, 무지의 베일 이론, 두뇌활동을 관찰한 신경학적 근거를 들거나, 페이스북과 스냅챗의 피드백 시스템을 비교하며 피드백을 원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한다. SNS는 마치 피드백을 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관심'을 원하는 것이라 한다.


​그리고 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피드백을 원치 않는 팀원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법까지 알려주고 있었다. 꽤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것은 그 사람이 탁월함을 보인 순간 즉각 반응을 보여야 한다는 점, 긍정적 피드백과 부정적 피드백의 적당한 비율이 3:1 혹은 5:1이며, '왜'가 아닌 '무엇'에 집중하는 피드백 방법이었다.


현실 조직에서 고군분투하는 

바로 당신을 위한 책


이렇게 <일에 관한 LIES 9가지 거짓말>은 오랜 직장 생활로 익숙해진 탓에, 리더가 되어서도 무의식적으로 행해왔던 기존의 관행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을 마련해 주었다. 막연하게 이게 아닌데 했던 거짓말들에 대해 합리적 근거를 들어볼 수 있었고, 어떻게 바뀌면 좋을지 행동지침까지 제공하니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도 있었다. 만약 이제 막 팀원에서 리더의 자리에 올랐다면, 각 팀원들의 최선을 이끌어내기 위해 꼭 한번 읽어보고 고민해보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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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먼저 보는 2020년 경제전망 - 세계 그리고 한국 경제를 관통하는 중대한 흐름과 최신 트렌드 20가지
김광석 지음 / 이지퍼블리싱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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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그리고 한국 경제를 관통하는 

중대한 흐름과 

최신 트렌드 20가지 


​작년 이맘때쯤, <한 권으로 먼저 보는 2019년 경제 전망>을 읽으며 2019년 경제의 전반적인 흐름을 짐작해 보았어요. 덕분에 아무 생각 없이 2019년을 맞이하는 것보다 환율, 국제유가, 엔화, 미중 무역분쟁 등을 지켜보면서 좀 더 인내할 수 있었는데요. 그래서 올해도 경제 읽어주는 남자, 김광석의 <한 권으로 먼저 보는 2020년 경제 전망>을 만나보았습니다.


​이 책에는 2020년에 펼쳐질 20가지 경제 이슈가 담겨 있습니다. 세계 경제 부문에서는 긴축적 통화정책에서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로의 전환, 미중 무역분쟁의 장기화, 한일 무역전쟁의 본격화, 브렉시트의 이행과 유럽의 결속력 약화, 세계의 공장이 중국에서 베트남·인도 등으로 대이동, 신흥국들의 종횡무진 성장 등의 6가지 이슈를, 한국 경제 부문에서는 소득 주도 성장의 역효과로 인한 방향성 선회, 제조업의 위기, 규제자유특구 지정, 체감과 다른 경제, 역대급 예산 편성, 근심 사회, 부동산 시장의 탈동조화 등 7가지 이슈를, 그리고 산업·기술 관점에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5G 기반 서비스의 급성장, 지급 결제 산업의 성장, 수소 경제, 반도체 산업, 신재생에너지, P2P 대출 플랫폼 등 7가지 이슈를 살펴보는데요. 이를 통해 상황이 좋지 않다면 인내할 수 있는 힘을, 기다리고 있다면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힘을, 혹은 위험요인에 대비할 수 있는 안목을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불확실성이라는 확실성이 지배하는

2020년 세계 경제


​저자는 2020년의 경제 키워드를 '대전환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2010년대와는 다른 새로운 경제구조로 전환되는 시작점이며, 긴축의 시대에서 완화의 시대로 전환되고 있답니다. 미국 장단기 국채 금리가 역전되는 바람에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할 필요성이 생긴 미국에 이어 중국, 유럽, 일본 및 신흥국까지 완화 정책에 동참하고 있는데요. 이로 인해 2019년까지는 주식 같은 위험자산보다는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가 유망했다면, 이제 고수익형 투자가 적절할 수도 있겠다 싶어 흥미로웠습니다.


​또 얼마 전에는 프랑스가 디지털세를 도입한다고 발표했지요. 이 뉴스를 접하면서 전 세계는 물론 한국 IT업계가 힘들어질 수도 있겠구나 싶었는데요. 저자는 이것이 무역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한국도 제도적 혹은 외교적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어 좀 더 생각의 깊이를 더해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이 책은 2020년 20대 경제 이슈에 대해 여러 자료를 근거로 현재 상황을 자세히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예측 혹은 대안을 내놓고 있는데요. 많은 자료와 자세한 설명 덕분에 뉴스를 통해 단편적으로 접하던 여러 사건에 대해 좀 더 체계적이며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어요. 무엇보다 저자의 예측 부분은 2020년이 어떻게 흘러갈지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에 영향을 받을 가계 경제에 대해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는 시간도 가져볼 수 있었습니다.


​2019년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돌이켜보면 올 한해 고단한 인내의 시간이었는데요. 내년에는 좀 더 나아졌으면 좋겠는데, 과연 기회를 잘 잡을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올 한해 시끄러웠던 세계경제 이슈와 한국경제 이슈에 대해 정리를 해보고 내년을 준비하는 시간 가지기에 이만큼 좋은 책도 없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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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금리 공부 - 금리만 알아도 경제가 보인다
염상훈 지음 / 원앤원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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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궁금해하지만 

아무도 쉽게 설명해주지 않는 

금리 이야기


​언제나 관심은 가지고 있지만 어렵게만 느껴지는 경제. 아마도 다양한 경험을 통해 그럭저럭 경제뉴스도 이해하게 되었고 1차원적인 예측도 가능해졌지만 여전히 눈에 띄는 수익으로는 연결되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 것은 아닐까 싶다. 그래도 살아가는 동안 아예 관심을 놓을 수는 없기에 최근 관심을 가졌던 분야, 채권과 금리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나의 첫 금리 공부>를 만나보았다.


​이 책의 저자 염상훈은 채권시장에서 애널리스트로, 법인 영업을 담당하는 브로커로, 채권을 직접 운용하는 운영역으로 경험을 쌓아오다가 현재는 레지펀드 매니저로 재직 중이다. 저자는 경제와 주식에 대해서 아는 것도 많고, 하고 싶은 말도 많지만 금융시장의 주축인 금리와 채권 시장에 대해 친절히 알려주는 책은 없다는 생각에 첫 번째 책인 <금리의 역습>을 썼고, 이번에 그 개정판으로 <나의 첫 금리 공부>를 다시 선보였다고 한다.


​사실 <금리의 역습>이라는 책의 표지가 기억이 난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금융시장에 대해 전혀 이해도 관심도 없었던지라 읽어보지 않았었다. 그러니 자연스레 <나의 첫 금리 공부>를 읽으면서는 만약 좀 더 일찍 이 책을 접했더라면 어땠을까를 생각해 보게 된다. 하지만 너무 기초지식이 없었던 당시라면 이 책이 굉장히 어렵게만 느껴지는 데다, 왜 이 책을 읽어야 하는지조차 이해하지 못했을 것 같다. 다행스러운 점은 국내외 증시 현황을 자주 확인할 정도로 발전한 오늘의 나는 대부분의 내용이 쉽게 이해되었다는 것이고, 덕분에 금리와 물가, 신용, 환율 등의 관계를 정리해 볼 수 있었다. 사실 저자가 금리와 채권에 대해 왜 알려주고 싶어 하는지 그 이유가 이해가 되어 개인적으로는 다행이라 느껴지기도 한다.


​이 책은 총 6개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왜 금리가 경제를 이해하는데 중요한지부터 시작하여, 경기의 흐름, 물가, 신용, 환율과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으며, 전 세계 경제의 위기와 금리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알려주고 있다. 1929년 미국 대공황 사태, 리먼브라더스 사태, 일본의 잃어버린 10년, 미중무역분쟁 등은 물론 당장 경제 뉴스를 보면 이슈화되고 있는 사안들에 대해서도 다루면서 동시에 전문가로서 자신의 의견을 덧붙이고 있어, 당시 적절한 대처가 이루어졌는지 또는 현재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궁금한 사람이라면 꽤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금리 움직임을 알아야 

시장의 자금 움직임을 알고, 

자금 움직임에 능통해야 

부의 축적 방법을 꿰뚫는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부분은 <일본에서 지진이 났는데 엔화가 강세라고?>였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의 일본 경제 상황을 설명하는 부분으로, 엔캐리 트레이드와 와타나베 부인을 통해 적정 수준의 해외 자산 보유가 고질적인 환율 변동성 문제를 일부나마 해결할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었다.


​또 역사적인 사건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현 상황에 대해서도 많이 다루고 있어서 흥미로운 부분이 많았다. 우리나라 투자 상품에 대한 문제 제기 부분을 읽으면서는 공감이 되었고, 앞으로 한국이 세계 시장에서 어떤 상황에 처할 수 있는지 그 변동 가능성도 일부 확인할 수 있어 좋았다.


​이 책은 경제에 관심이 있으면서 금리에 대해 알고자 하는 분들에게 권하고 싶은데, 특히 금리와 물가, 신용, 환율과의 관계에 대해 알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또한 아직 자본금이 없더라도 경제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해 나가야 할 사회 초년생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미리 관심을 가지고 공부도 해야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투자가 가능하리라 여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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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매가 돌아왔다
김범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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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이미 한번 만나보았던 김범 장편소설 <할매가 돌아왔다>가 다산책방을 통해 다시 한번 새롭게 선보인다고 하여 만나보았다. 광복 직전 염병에 걸려 돌아가신 줄로만 알았던 할머니가 67년 만에 60억 유산을 물려주기 위해 나타났다는 설정의 놀랍고도 코믹한 이야기. 당시에도 너무 재미있어서 책으로만 3번이나 읽었는데, 7년 만에 다시 나타난 <할매가 돌아왔다>는 어떤 느낌일까 싶었다.

 독립운동가로 명성이 높은 이 시대의 선비 최종태 할아버지, 나이 든 진보 최달수와 그의 부인, 그리고 아들 동석과 딸 동주 3대가 살고 있는 충남 부여 명문가 집안 최씨 가문에 2012년 한여름, 할머니 정끝순 여사가 돌아왔다. '드러운 잡년'이라는 할아버지의 폭언과 폭력,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아버지와 고모. 하지만 할머니의 60억 유산 이야기에 가족들은 혼란에 빠진다. 정말 60억 유산은 존재하는가. 유산에 대한 궁금증 속에 최씨 가족의 숨겨진 갈등이 드러난다.

사실 처음 이 소설을 접했을 때는 상황이 재미나서, 60억 유산을 두고 벌이는 가족들의 에피소드가 재미있어서 순식간에 읽었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드러나는 가족들의 이야기는 결코 가볍지만은 않았다. 입사시험 88연패의 대기록을 보유한 '나', 백수 최동석. 그의 찌질한 인생이 우리 시대를 보여주는 것만 같아서 씁쓸했는데, 교사를 그만두고 진보 정당 후보로 시의원 선거에 연거푸 세 번을 낙선한 아버지와 조선시대 마지막 선비를 자처하던 최씨 문중의 장손 할아버지까지 어느새 그 찌질의 대열에 합류하고 있었다.

그리고 어이없게도 이 집안의 가정경제는 두 여인이 책임지고 있었는데, 바로 동네 슈퍼를 운영하는 어머니와 사학과 전임강사이자 이혼녀인 여동생이었다. 그런데 여기에 할머니의 잠꼬대를 통해 할아버지의 가정폭력까지 밝혀진다. 이쯤 되니 이 소설 페미니즘 소설의 한 획을 긋고 있었구나 싶었다. 일제시대 독립운동가를 일본 순사에게 밀고했다는 누명을 쓰고 눈물을 머금고 고향을 떠나야 했던 정끝순 여사. 그녀를 통해 일본에 끌려갔던 '위안부' 할머니들이나 병자호란 때 오랑캐에게 끌려갔다 돌아왔다던 '환향년'이 떠올랐다. 정끝순 여사는 그나마 화끈하게 60억 유산을 들고 나타났다지만, 역사 속에 희생되었던 이 할머니들은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았을까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해졌다.

이 소설은 2012년 발표되자마자 이례적으로 영화, 드라마, 연극, 뮤지컬 판권이 모두 팔렸다고 한다. 당시 책도 재미있었지만, KBS 라디오 극장에서 하는 <할매가 돌아왔다>도 실감 나서 수차례 반복해서 들었던 기억이 난다. 주말드라마를 별로 즐기지 않는 탓에 <떴다 패밀리>는 보지 못했는데 다시 보기로 보고 싶어졌다.

좋은 작품은 인생의 어느쯤에 읽느냐에 따라 주는 그 감동과 교훈이 다르다고 했던가. 수년이 지나 다시 읽은 <할매가 돌아왔다>는 나에게 예전에는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여주었다. 나이가 들면서 성장했다는 증거일지도 모르겠지만, 감동적인 만큼 가슴이 아프고 먹먹한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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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 밖의 부자들 - 10년간 1,000명의 백만장자들을 통해 본 새로운 부의 공식 7
루이스 쉬프 지음, 임현경 옮김 / 청림출판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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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욕심, 성급함, 좁은 인간관계가 

부의 격차를 뛰어넘는 무기가 된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접하는 삶의 틀은 일정한 모습을 띠고 있습니다. 좋은 학교를 졸업하고, 좋은 직장에 취업하고, 결혼을 하면서 그동안 착실히 저축한 돈으로 집을 마련하고 또 착실히 빚을 갚아가지요. 우리는 저축을 장려하는 사회에 익숙해져 있으며, 주식투자나 사업은 특별한 누군가만 성공할 수 있는 것이라 여깁니다. 저 또한 그런 것에 안정감을 느끼며 살아왔어요. 일한 만큼 돈을 벌고 있는 만큼 소비하는 생활. 그런데 우연찮게 자수성가한 중소기업 사업가를 알게 되면서 돈에 대한 가치관의 혼란을 크게 느낀 적이 있는데요. 이 책을 통해 또 한 번 백만장자와의 인식의 차이, 생각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만나본 책 <상식 밖의 부자들>은 띠지의 문구가 특이합니다. "돈 욕심, 성급함, 좁은 인간관계가 부의 격차를 뛰어넘는 무기가 된다!". 사실 처음 책을 접하면서 '돈 욕심'은 이해가 되었지만, '성급함'이나 '좁은 인간관계'는 이해할 수 없었는데요. 어떤 근거로 이런 주장을 펼치고 있는지 굉장히 궁금했습니다.


책의 저자 루이스 쉬프는 세계 최고 부자학 전문가이자 재정 컨설팅 전문가랍니다. 눈에 띄는 것은 20년 동안 부자들의 남다른 상식과 행동을 찾는 연구를 지속해 왔다는 이력입니다. 그는 보통 사람들과 자수성가한 백만장자를 대상으로 인터뷰하고 조사한 연구를 바탕으로 '부자는 무엇이 다른가'에 대한 답을 정량화했습니다. 그리고 기존의 '부자 공식'의 허구성을 낱낱이 밝혀내어, 평범한 사람도 부자가 되는 7가지 부의 원칙과 17가지 실천방식을 제시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듭니다. 또한 그동안 연구한 부자학 집대성인 이 책을 통해, 포브스와 경제경영 사이트 '800-CEO-READ'로부터 새로운 부의 원칙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기에 이릅니다.


기존의 부자 공식에 어떤 잘못된 부분이 있는지, 밝혀낸 새로운 부의 원칙이 무엇일지 정말 궁금했는데요. 그 실천방식이 17가지나 된다고 하니 그중 몇 가지라도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 있을지 호기심이 생기더군요. 혹시 조금의 변화로 부자의 길에 들어설 수 있다면 돈 때문에 겪는 힘든 일은 피할 수 있을 테니까요.


10년간 1,000명의 백만장자들을 통해 본

새로운 부의 공식 7


사실 저는 이 책이 다른 성공을 다루는 책들처럼 조금 지루하지는 않을까 걱정했어요. 하지만 완전히 잘못된 편견이었어요. 이 책은 부의 원칙을 하나씩 나열하며 자신의 주장을 무미건조한 억양으로 강조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세계적으로 유명한 다양한 분야의 백만장자들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 덕분에 정말 흥미로웠는데요. 일종의 자기 계발서라고 볼 수 있는 책이 이렇게 흥미롭기는 난생처음이었습니다.


이 책은 중산층과 백만장자의 저축과 투자, 인내에 대한 인식 차이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그리고 자수성가한 많은 백만장자의 성공 스토리를 예로 들며 중산층이 가진 생각과 백만장자들의 생각에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지를 조목조목 따지고 있는데요. 태양의 서커스 랄리베르테, 세상에서 가장 돈 많은 예술가 데미언 허스트, 헐리우드 연기파 배우 존 오헐리, 운영체제 CP/M을 개발한 킬달과 MS-DOS를 개발한 빌게이츠, 아담 맥케이, 볼랜드 인터내셔널을 설립한 칸, 넷스케이프의 클락, 픽사 이야기 등 분야도 다양한데다 흔히 알려진 이야기가 아닌 비하인드스토리들로 부의 공식들을 알려주고 있어서 손에서 책을 놓을 수가 없었어요.


당신도 알고, 나도 안다. 

오늘날 규칙대로 착실하게만 살다가는 

결국 파산하고, 홀로 남겨지고, 

착취당하고, 빈털터리가 될 수밖에 없다.

-2012.3 우마이르 하크


자수성가한 백만장자가 아니어서 그렇겠지만 부의 원칙을 설명하면서 나온 이야기들은 개인적으로 정말 놀라운 이야기가 많았는데요. 덕분에 예만 떠올리면 되기에 책을 다 읽고 나니 부의 원칙 7가지 술술 말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네요.


그 중에서도 만약 사업을 할 예정이 없는 직장인이에게 이 책을 소개한다면 저는 '언더마이닝 효과'로 시작하고 싶어요. 우리는 보통 어느정도는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아요. 그리고 그 일에 필요한 기술을 습득하고 능력이 향상될수록 즐거움이 커지는데요. 어느 순간부터 그 감정이 사라진답니다. 개인적으로도 느껴본 일이라 그 이유가 익숙함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왔는데요. 이 책에서는 그 이유가 통제를 받는 활동으로 인해 열정과 흥미가 떨어졌기 때문이랍니다. 어떤 일을 잘해서 보상을 받을 때도 보상자체가 큰 문제가 아니라 그것이 통제의 도구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고 하는데요. 이것이 바로 '언더마이닝 효과', 일명 '월급봉투 무기력증'이라고 하더군요. 특히 일에 대한 애정이 클수록 이 괴로움은 더 커진다는데요. 직장인으로 생활할 때와 개인사업할 때와의 차이를 다시 한번 떠올릴 수 있었어요.


또 한가지는 여자와 남자의 임금 격차 원인에 대해 다루던 부분이었어요. 저는 사회진출 후 여성의 임금이 남성에 비해 낮은 이유를 여성의 낮은 사회진출과 결혼과 출산으로 인한 단절성 때문이라 여겨왔어요. 그래도 이제는 꽤 격차가 줄어들고 있을꺼라 여기고 있었지요. 그런데 저자는 더 나아가서 여성과 남성이 같은 상황에서 직장생활을 하더라도 남성이 더 높은 임금을 받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그 이유가 급여인상요구 여부에 있다고 해서 낯설었어요. 한마디로 여성들보다 남성들이 훨씬 많은 비율과 금액으로 급여인상요구를 하고 있으며 이를 실현한다고 하더군요. 이 부분은 참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데요. 서구사회와 달리 한국사회에서도 임금인상요구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면서도, 이는 협상의 기술로까지 연결되는 백만장자의 중요한 자질 중 하나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어요.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더 많은 돈을 버는 것은 두려움과 거절에 대한 본능적인 불편함을 얼마나 잘 다루느냐에 달려 있다. -93


이 외에 백만장자들의 성공 스토리가 흔히 알려진 것과 많이 달라서 놀라웠는데요. 대부분의 성공스토리가 대중이 좋아하는 스타일로 변형되어 회자되고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평소 의문이 많이 들었던 워렌 버핏의 스토리가 가장 충격적이더군요. 어떻게 보면 비신사적인 방법으로 부를 축적했기에 그리 좋아보이진 않았는데요. 그래도 그 속에서 백만장자들의 부의 공식을 볼 수는 있었어요.


자수성가한 백만장자 10명 중 "새롭거나 뛰어난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것이 부를 쌓는 데 중요한 요소다"라는 명제에 동의한 사람은 단 3명 뿐이었다. 10명 중 9명은 "새로운 것보다는 기존의 것을 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답했다. -113


이렇게 생각보다 너무 재미있게 읽은 <상식 밖의 부자들>. 현재에 만족하며 부에 큰 관심이 없는 분들이라도 자수성가한 백만장자들의 이야기 덕분에 정말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닌가 하는데요. 책을 통해 전반적으로 그들은 보통의 사람들이 생각지 못하는 부분을 볼 수 있는 특유의 영리함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하지만 저자는 이런 능력을 훈련을 통해 키울 수 있다고 장담합니다. 생각보다 실천방식들은 짧은 시간 꾸준히 반복하면 되는 것들이어서 과연 이런 것들로도 그런 능력을 갖출 수 있을까 싶다가도, 앞의 부의 원칙을 다시 떠올려보면 그런 원칙에 충실한 것들이라 반박하기 힘들더군요.


내가 당신보다 더 많이 실패하면 내가 이기는 것이다. 지는 사람들은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어서 그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 혹은 크게 실패했을 때 다시는 일어서지 않는 사람들이다. -세스 고딘, 239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들, 사업에 성공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었던 <상식 밖의 부자들>. 하지만 다양한 삶의 모습이 궁금한 사람들이나, 세계적으로 유명한 부자들의 알려지지 않은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한 분들에게도 권하고 싶을 정도로 흥미로운 책이기도 했는데요. 혹시 연이은 실패에 좌절하고 있는 분이 있다면 그런 분들에게도 힘이 될 많은 이야기가 많아서 뜻깊은 선물이 되지 않을까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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