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앞은 왜 홍대를 다니지 않는 사람들로 가득할까 -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는 디자인경제
장기민 지음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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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경제'라는 말을 꽤 오래전부터 들어왔다. 광고디자인, 패션디자인, 가구디자인 등이 아니라 '디자인'과 '경제'라는 말이 만난 단어. 경제 전반에 디자인적 요소를 도입해 경제적 가치를 높이는 것일까라고 짐작해 보았지만, 떠오르는 것은 제품디자인 정도였달까. 그런데 독특한 제목의 책 <홍대 앞은 왜 홍대를 다니지 않는 사람들로 가득할까>를 만나 그 의문을 풀 수 있었다. 이 책은 '주어진 목적을 조형적으로 실체화하는 것'이라는 의미를 가진 design이 경제와 만나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어떤 모습으로 실현될 수 있는지 세계 전반의 대표적 상황을 예로 들며 구체적으로 쉽게 설명해 준다.


굉장히 젊은 저자의 모습에 당황했고, 그의 멋진 이력에 또 한 번 당황했다. 한양대와 국민대에서 산업디자인과 공간디자인, 경제학을 공부한 장기민 씨는 디자인경제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양대 학생들에게는 '디자인 창업론'강의를 재능기부하고 있다고 한다. 또 디자인링크를 창업한 뒤 M&A를 통해 매각하였으며, 디자인경제연구소와 도시디자인연구소를 설립하여 운영 중이라 한다.


글은 쉽고 간결하다. 'BTS경제학', '편의점경제학', '중고서점경제학', '블루보블경제학', '인식경제학' 등 총 47가지 주제로 디자인경제에 대해 설명하는데, 각기 두 장 분량의 글이라 짧게 끊어 읽어나가기에도 좋았다. 하지만 너무 재미있는 내용, 궁금한 내용이 많아 그러지를 못했다. 처음에는 '디자인경제'라는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하니 매 챕터를 읽으며 어떤 부분이 디자인이고 그로 인해 얻을 수 있었던 경제적 효과는 무엇인지 곱씹으며 읽어야 했다. 게다가 디자인의 의미를 자꾸만 협소하게 좁히려 들어 그 틀을 깨는 것도 일이었다. 하지만 나중에는 제목만 봐도 '아~'하고 짐작할 수 있을 정도가 되어 책 한 권을 겨우 일회독 하면서도 꽤 성장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2006년 기아자동차는 아우디 출신의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하여 '디자인 기아'라는 슬로건 아래 K7, K5 등을 출시했다. 그때 TV 광고를 보며 상당히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이전까지 국내 자동차 디자인은 비슷비슷해 보여서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그 광고를 보는 순간 처음으로 사고 싶은 차가 생겼었더랬다. 또 어느 날은 1933년에 지어진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근대식 방직공장이 카페 '조양방직'으로 변신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독특한 스토리는 지금까지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것들이 디자인경제라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BTS경제학, 공유경제학이라는 말도 언론을 통해 자주 들을 수 있는데, BTS경제학은 갑을 관계에 가까웠던 기존의 '아티스트 vs 대중'의 사이가 가까이서 소통하는 친구관계로, 공유경제학은 에어비앤비와 긱 이코노미 현상으로 설명되는 디자인경제였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디자인을 단순히 외형적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데코레이션 정도의 개념으로 인식한다. 하지만 디자인의 개념은 '의미 부여'이다.


대부분의 사례가 익숙한 것들이었지만 이 사례들이 디자인경제였으며, 각기 어떤 디자인이 적용된 것인지 인식하게 되니 모든 게 새롭게 보였달까. 덕분에 생각보다 디자인의 개념은 넓으며 그와 관련한 경제를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중에서 사례가 워낙 인상적이어서 유난히 기억에 남는 디자인경제가 하나 있었는데, 바로 '공감경제학'이다.


성공의 가능성을 미리 예측하고 시장에 내놓는 것이 아니라 서툰 모습 그대로 출시하고 시장에서 잘 먹히면 성공할 수도 있다.


사실 책을 읽어나가면서 어느 순간부터는 디자인이라는 말에서 '의미 부여' 또는 '발상의 전환'이라는 말을 떠올리게 되었고 그러면서 역시 세상은 천재들이 이끌어가는 것인가라는 생각도 했었더랬다. 그런데 공감경제학에서 등장한 이슬아 작가의 사례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와르르 무너지게 되었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학자금 대출 2천5백만 원을 갚으라는 문자를 받게 된 그녀. 기자, 교사, 누드모델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자금 채무의 늪에서 벗어날 수 없자 나름의 묘안을 짰다고 한다. 바로 "아무도 안 청탁했지만 (글) 쓴다!", "태산 같은 학자금 대출! 티끌 모아 갚는다, 아자!" 등의 재밌는 문구의 홍보 포스터로 시작한 구독료 월 1만 원의 <월간 이슬아>. 놀라운 건 매일 자정 무렵 구독자에게 보내는 이메일이라는 것!


덕분에 다시 한번 저자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는 자신의 미래를 더욱 탄탄하게 만들기 위해 자기 안에 있는 경쟁력부터 확인해야 한다. 각자 자신을 기업으로 인식하고 경영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독특한 제목의 책, <홍대 앞은 왜 홍대를 다니지 않는 사람들로 가득할까>. 정말 흥미롭게 진짜 디자인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었고, 마케팅 및 경제와 관련하여 디자인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보았다. 그동안 막연하게나마 나와 먼 곳에 존재한다고 생각했던 디자인경제가 불쑥 코앞에 다가온 느낌이다. 당장은 안될지도 모르지만 나 자신도 디자인해보고 싶은 욕구가 샘솟는다. 사업하는 분들 혹은 할 분들은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곧 사회로 나갈 대학생들도 읽어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더 넓어지는 계기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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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정윤희 옮김 / 다연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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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집안을 돌아보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청소를 했고, 어느 날부터는 낡은 곳을 수리하기 시작했고, 요즘은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고 방치한 물건을 버리거나, 아깝다고 모셔둔 물건을 열심히 쓰기 시작했지요. 물론 직장일과 집안일을 모두 마음에 들게 소화해 내는 것이 힘에 부쳐 그랬겠지만, 생각보다 나중을 위해 저장해 놓기만 하고 정작 사용하지 않고 있던 물건이 너무 많더라고요. 그러다가 물건뿐만 아니라 삶의 방식마저 단순하게 만드는 지혜를 나누는 '미니멀 라이프' 카페에 가입하게 되었는데요. 그곳에서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을 알게 되었습니다.


평생에 한 번은 읽어야 할 인생 역작, 

법정 스님이 깊이 애독한 불멸의 고전 

<월든>


근사한 수식어 만큼이나 빨리 읽어보고 싶었는데 마침 출판사 다연에서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문장을 원본 그대로 살린 완역본이 나왔더군요. 원래도 제법 두꺼운 책이라 완독하는 데 꽤 시간이 걸린다는 소문은 익히 들었는데요. 막상 받아보니 대략 500페이지가 조금 안되는 분량이어서 베개로도 활용할 수 있겠더라고요. ^^


1817년 매사추세츠 주 콩코드에서 태어난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극단적인 개인주의와 단순하고 금욕적인 삶에 대한 선호, 사회와 정부에 대한 개인의 저항 정신으로 잘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잠시 교사 생활을 하기도 하고 목수, 석공, 조경, 강연에 이르기까지 시간제로 일하기도 했다는데요. 그의 대표 저서인 <월든>은 1845년 여름부터 1847년 가을까지 월든 호숫가에서 혼자 지낸 생활을 정리한 것이라고 합니다. 지금도 크게 다를 바 없지만 '19세기'라면 산업혁명과 자본주의, 물질적 성공, 빈부격차가 심해지던 시기 등이 떠오르는데요. 그 모든 가치와 반대로 자연으로 떠난 소로. 그는 왜 떠나야 했으며 이웃들과 1.6km 떨어진 외딴 오두막집에서 2년 2개월 동안 어떻게 의식주를 해결하였고, 무슨 생각을 하며 지냈을까요?


그대의 눈을 안으로 돌려라.

그러면 그대의 마음속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천 개의 지역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곳을 여행하라.

그리고 마음속 우주 지리학의 전문가가 되라.


<월든>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인간이 그 속에서 누릴 수 있는 자급자족 삶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었어요. 시간이든 생필품 면에서든 간에 자유롭고 여유로우며 의외로 풍족한 모습을 보여주었는데요. 오히려 아름다운 월든 호숫가의 풍경과 동식물에 대한 묘사를 통해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도 받을 수 있었어요. 어찌 보면 어린 시절 시골 외할머니 댁에 내려가서 피자가 아닌 감자를 먹으면서도 더 즐겁게 지낼 수 있었던 느낌이랄까요. 다른 점이 있다면 그때의 우리는 오롯이 의식주를 어른들께 의지하였지만 소로는 집을 짓고 작물을 수확하는 모든 과정을 손수 이루어냈다는 점이었어요. 게다가 아늑한 거처와 식량을 얻기 위해 하루 종일 힘들게 일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증명하고 있더군요. 때문에 자급자족하는 삶이 생각만큼 불가능한 것이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필품에 대해 우리가 가지는 불안과 근심은 근거가 부실하며 내일을 위한 오늘의 수고가 지나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우리는 제대로 바느질을 한 땀 해 놓으면 나중에 아홉 번의 수고를 덜어 낼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내일 아홉 번 바느질해야 하는 수고를 덜기 위해서 천 번의 바느질을 하느라 여념이 없다.



삶이 단순해질수록 우주의 법칙 또한 간결하게 변하게 마련이다. 그 때문에 고독은 고독이 아니며, 가난은 가난이 아니고, 나약한 부분도 나약함이 아니게 된다. 공중에 성을 쌓았다고 해서 그 성이 사라질까 봐 걱정할 필요가 없다. 본래 그 성이 있어야 할 자리는 그곳이므로 이제는 그 아래 단단한 토대를 쌓으면 될 일이다.


일회독을 하고 책장을 덮으니 세 가지 인상적인 부분이 떠올랐는데요. 하나는 소로가 집을 짓는 비용과 농사를 짓고 수확하여 얻은 비용들을 계산하여 실제로 혼자 살아가는 것이 가능한가에 대해 경제적으로 증명하고 있는 부분인 '경제'고요. 또 하나는 이런 자신의 실험을 통해 터득한 사실을 정리하고 있는 '맺음말' 부분이었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수채화를 감상하듯 월든 호수가 봄을 맞이하는 아름다움을 한껏 느낄 수 있었던 '봄'이 떠오르네요.


시골은 거대한 목재를 잘라내는 예의를 갖추면서 도시에 의자를 건네는 것이다. 토종 월귤나무로 가득했던 언덕은 온통 벌거숭이가 되고, 초원에서 자라던 월귤 넝쿨은 갈퀴질 당해 도시로 내보내진다. 목화는 도시로 향하고 옷감은 시골로 내려온다. 견직물은 도시로 향하고 모직물은 시골로 내려온다. 책은 도시로 향하지만 반대로 책을 쓰는 현자는 시골로 내려온다.


그중에서 요즘의 저는 삶을 단순하게 만드는데 푹 빠져 있는지라 '경제'부분의 일부를 소개할까 해요. 소로는 온갖 가구를 포함한 짐을 이고 사는 사람들에 대해 동정심을 느끼면서 애초에 그런 덫에는 발을 들이지 않아야 한다고 말하는데요. 이를 위해 머클래스족 인디언의 버스크를 소개합니다. 머클래스족은 버스크를 할 때 새 옷, 새 냄비, 새 프라이팬 등과 가구를 미리 준비해두고 집의 더러움을 말끔히 씻어낸 후, 옷가지와 기타 잡동사니는 물론 남은 곡식과 묵은 식량을 모두 불태워 없앤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흘간의 금식 후 이웃 사람들과 친구를 불러 새로 수확한 햇옥수수와 과일로 잔치를 벌인다고 하는데요. 덕분에 고작 물건 때문에 소중한 시간과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인간의 편의를 위해 자연 파괴를 당연시하던 19세기에 오히려 숲으로 들어가는 자연주의적 삶을 선택한 헨리 데이비드 소로.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은 오늘날의 우리에게도 전하는 메시지가 꽤 크다는 생각을 해 보았는데요. 한 번 사는 인생,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한 번쯤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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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디자인 프리미어 프로 & 애프터 이펙트 CC 2020 맛있는 디자인 시리즈
김덕영 외 지음 / 한빛미디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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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을 편집하는 프로그램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프로그램에도 유행이 있어 베가스, 파워 디렉터, 프리미어 프로 등의 전통적인 프로그램들에 더해서 요즘은 유튜버의 인기를 등에 업고 반디 컷이나 뱁믹스, 캠타시아, Movavi 등 아주 쉽고 간단하게 멋진 영상을 만들 수 있다는 프로그램까지 나오고 있다.


이 중 취업을 목적으로 하거나 제대로 시간을 들여 공부를 하고자 한다면 어떤 프로그램을 선택해야 할까.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베가스와 파워 디렉터를 사용해 왔지만, 그래픽 소프트웨어인 포토샵의 인기 때문인지 최근 취업 사이트를 둘러보니 프리미어 프로 사용자를 많이 구하고 있었다. (사실 여러 해 전부터 이런 현상은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Adobe에서는 모션 그래픽과 시각 이펙트를 구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애프터 이펙트도 함께 패키지로 구성하고 있으니, 이참에 이 둘을 함께 공부할 수 있는 책으로 <맛있는 디자인 프리미어 프로&애프터 이펙트 cc 2020>을 만나보았다.





이 책은 그래픽 분야 1위 베스트셀러인 한빛미디어의 '맛있는 디자인' 시리즈 중 하나이다. 프리미어 프로와 애프터 이펙트를 한 권으로 학습할 수 있는 책이라서 두 권을 한 권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혹여 프리미어 프로와 애프터 이펙트를 따로 구분하고 있는 책에 비해 내용의 질이나 양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한다면 노노. 20여 년간의 컴퓨터 강사 생활을 하며 오랫동안 한빛미디어의 '맛있는 디자인' 책 시리즈를 만나보았지만 초보자라면 중급 수준까지 업그레이드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맛있는 디자인 프리미어 프로&애프터 이펙트 cc 2020>는 따라하기 식으로 기능을 익힐 수 있는 책이다. 멋진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에는 시간과 정성이 많이 걸리는 영상 편집의 특성상 또 초·중급 수준을 대상으로 하는 책이니만큼 뭔가 근사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프로젝트 방식은 아니지만, 각 챕터를 공부하다 보면 나중에 실전에서 해당 기능을 어떻게 사용해야할지 계획이 세워지고 특별히 애착이 가거나 꼭 필수적인 기능에는 책갈피를 하게 된다. 






또 이 책은 단순히 프리미어 프로와 애프터 이펙터의 사용법만을 알려주고 있지는 않다. 영상 편집 기초 이론이 실려있는 것은 물론, 최근 유튜버의 인기로 인해 영상 편집의 필요성과 인기가 더 높아진 것을 반영하여 '멋진 유튜브 영상 촬영을 위한 노하우'도 알려주고 있다. 때문에 직접 영상 편집을 하는 유튜버가 되려는 분들에게는 아주 유용한 부분이 되겠다.





학습법도 체계적으로 안내하고 있어서 처음이신 분, 실행은 해 보신 분, 제법 다룰 줄 알지만 체계적인 학습을 통해 모든 기본 기능을 배우고 싶은 분 등으로 구분하여 학습법을 안내하고 있다. 또 만약 이전 버전을 사용하던 사용자가 cc 2020 신기능만 빠르게 익히고 싶다면 19쪽에 정리되어 있는 신기능과 본문 곳곳에 산재해 있는 cc 2020 신기능 팁을 살펴보면 되도록 하고 있다.


참고로 요즘은 부록 시디가 거의 없다. 이 책도 그러해서 예제 파일은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해야 하는데, 좋은 점은 굳이 회원가입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프리미어 프로 cc 2020 설치를 위한 기본 사양은 윈도우 8.1 혹은 윈도우 10의 1511, MacOS X v10.9(매버릭스) 이상이며, 이전 버전에서는 실행할 수 없으니 꼭 미리 확인해야 한다.






영상 편집은 일단 용어가 어렵다. 그래서 용어에 익숙해지는 데만 해도 꽤 시간이 필요한데 이는 자꾸 접해 보아야 해결되는 부분인 것 같다. 처음 책을 받았을 때는 빠르게 진도를 빼고 싶은 욕심을 부려보았으나 학습 효과가 떨어지는 듯하여, 지금은 매일 한 가지 기능을 여러 번 학습하여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3~4일째부터는 파워디렉터나 베가스와 다른 프리미어 프로만의 화면 인터페이스에도 제법 익숙해지기 시작해서 이제는 책에서 시키는 방법 말고 나에게 더 편한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한달쯤 뒤라면 지금까지 사용하던 파워디렉터 구버전 말고 프리미어 프로로 유튜브 영상을 편집하고, 애프터 이펙트로 이쁜 인트로와 효과를 넣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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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지 않아도 외워지는 히라가나 가타카나 - 유튜브에서 왔습니다
와카메센세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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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쉽다고 하는 일본어! 그래서 수년 전 도전했지만 첫 번째 관문 히라가나를 암기하는데 실패하고 말았지요. 새삼 대학 때 1년 내내 히라가나만 암기하던 친구가 떠오르고 이해가 되더라고요. 그리고 두어 해가 지나 다시 도전! 드디어 히라가나와 가타카나를 정말 어렵게 암기할 수 있었는데요. 정말 의외로 일본어를 익히는 데 있어서 복병은 히라가나와 가타카나를 암기하는 거더라고요.


<쓰지 않아도 외워지는 히라가나 가타카나>는 이렇게 처음 일본어를 공부하는 분들에게 가뭄의 단비 같은 책입니다. 손이 까맣게 될 정도로 깜지를 써도 힘들었던 히라가나 암기. 그런데 쓰지 않아도 외워진답니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요. 유튜버에서 왔다고 하니 뭔가 신박한 비밀이 있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정말 작고 두께도 얇은 책. A4용지로 표지를 만들어 입힐 수도 있을 정도로 작은 책인데요. 그래서 어디든 쏙 휴대하기도 좋겠습니다.


​저자는 와카메센세. 와카메는 미역이라는 뜻이니 미역 선생님 정도 되겠네요. 책을 넘겨 저자 소개를 보니 정말 미역, 다시마 등의 해조류를 좋아해서 '와카메센세'라는 닉네임을 사용한다더군요. 순간 좀 엉뚱하지만 재밌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R코드 수록하여 저자의 네이버 블로그와 유튜브에 들어갈 수 있는데요. 두 개의 QR코드가 나란히 있으니 하나는 손으로 가리고 찍으시면 쉽게 들어가실 수 있겠죠. 이를 통해 현재 저자는 부산에서 프리랜서 강사로 일하시는 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요. 잠깐 블로그를 보는 와중에도 '아내'라는 단어 つま가 절로 암기되더군요. 비밀은 아내가 '치마'를 입은 모습을 떠올려 기억하는 것!





​책은 히라가나와 가타카나, 그리고 발음 편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히라가나와 가타카나가 나오는 46개의 표를 '하마'가 등장하는 문장으로 5초 만에 암기합니다. 그리고 글자 하나하나를 꼼꼼히 알려주는데요. 이런 걸 '그림 연상법'이라고 하나요? オ(오)의 경우 '오거리'를 연상시켜 한눈에 암기하게 하더라고요. 뭐죠? 이 글자를 암기하느라 들인 그 많은 시간을 돌려달라고 외치고 싶더군요.


​그리고 글씨체에 따라 달라보는 여러 オ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처음 일본어 공부할 때 히라가나 암기하는 것만큼이나 고민되었던 쓰기. 한 번에 그 고민 덜 수 있도록 쓰는 순서와 함께 알려주고요. 또 더 오래 기억할 수 있도록 해당 글자가 포함된 단어와 문장도 하나씩 알려줍니다. 글자가 많은 이 부분은 이미 히라가나를 공부한 분들 중에서도 잊어서 다시 공부하는 분들은 그냥 다 익히시면 되겠고, 정말 처음이신 분들은 해당 페이지에 나오는 단어만 써보고 나머지는 한글 소리를 써보시면 되겠지요.





​이렇게 글자를 익히다 보면 조금 지루할 수도 있는데요. 중간중간 QR코드와 함께하는 한입 회화와 한입 히라가나가 있어 흥미를 배가 시킵니다. 그리고 히라가나와 가타카나 마지막에는 졸업식 코너가 있어 헷갈리는 단어를 정리해 주기도 하고요. 발음의 비밀 코너에서는 탁음, 반탁음, 요음, 촉음, ん발음, 장음을 여러 단어를 예로 들며 설명해 줍니다.


​정말 간단하게 히라가나와 가타카나, 그리고 쓰는 법과 발음에 대해서만 빠르게 공부할 수 있는 책 <쓰지 않아도 외워지는 히라가나 가타카나>. 이 책과 함께라면 일본어의 최대 난관인 히라가나 암기가 즐거워지지 않을까 합니다. 힘들게 깜지 쓰며 공부하느라 시간 낭비하지 마시고, 재미있게 그림 연상법으로 공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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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괜찮아요, 천국이 말했다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살림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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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다 괜찮다고 말해줄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살면서 하게 되는 실수들. '그래서 그게 뭐'라고 무심히 내뱉지 않고, 안쓰러운 눈빛도 보내지 않을 사람. 아니, 사실은 스스로 그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진심으로 마음에 티끌 하나 남지 않아 다 괜찮아졌으면 좋겠다 싶은 순간이 있습니다. 그런데 마침 <다 괜찮아요, 천국이 말했다>가 찾아왔습니다.


몇 해 전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을 통해 사회적 성공과 야망을 쫓으며 사는 이들에게 그들이 잃어버린 것을 찾도록 도와주고, 살아있는 동안 알아야 할 것들을 알려주었던 미치앨봄. 이번에는 죽음 이후의 세계, 사후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고 왔는데요. 언뜻 생각하기에는 종교적 색채가 녹아들 수 있기에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듯했는데요. 읽는 내내 전혀 기존 종교의 색채가 느껴지지 않으면서도 오히려 삶의 실수로 인한 낭패감 혹은 죄책감에서 벗어나 평온해질 수 있는 시간이었고, 덕분에 희망과 용기도 전해 받을 수 있었습니다.


"우린 살아 있는 동안 매일 뭔가를 잃어, 애니. 때론 방금 내쉰 숨결처럼 작은 걸 잃고, 때로는 그걸 잃고는 못 살 것 같은 큰 걸 잃기도 하지."


애니는 최근 다시 만난 초등학교 동기 파울로와 행복한 결혼식을 치르는 중입니다. 혼인 서약을 하면서 지는 해 위로 떠가는 열기구가 이쁘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팔짱을 끼고 행진할 때는 린넨 모자를 쓴 노신사가 누군지 궁금하지만, 아직은 너무 젊었기에 자신의 죽음이 다가온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합니다.


어린 시절 접합 수술을 받은 왼손과 함께 사라진 기억. 이후 어머니와 도망치듯 살아온 날들. 첫사랑 파울로와의 이별과 잦은 전학. 제 나이 또래가 누려야 할 즐거움과 행복은 없었고 외로움의 날들을 견디고 견디다 결국 학교 졸업과 동시에 어머니와도 연락을 끊어 버렸던 애니. 그렇게 힘든 시절을 보내다가 다행히도 적성을 찾아 간호사로 살아가게 되는데요. 어느 날 운명처럼 파울로와 재회하고 드디어 행복하게 결혼식을 올리는 날. 하지만 그 시작의 순간이 끝이 되어버리는 운명을 맞이합니다.


그리고 죽음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차례로 다섯 사람을 만나게 되지요.


사실 살면서 알게 모르게 저지르는 잘못들과 타인에게 주는 피해. 또 뭐가 문제인지 모르게 일어나는 잘못된 일들 때문에 때때로 '이번 생은 망했어'라며 잠을 이루지 못하는 때가 종종 있는데요. 애니의 천국으로 가는 여정을 고스란히 함께 겪으면서 마음의 평온을 찾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이걸 기억해요, 애니. 우리가 뭔가 세울 때는 앞서간 이들의 어깨 위에서 세우는 겁니다. 우리가 산산이 부서지면 앞서간 이들이 우리를 다시 붙여줍니다."라는 닥터 사미르의 말처럼 우리 삶은 큰 연결 고리의 일부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애니, 우린 외로움을 두려워하지만 외로움 자체는 존재하지 않아. 외로움은 형태가 없어. 그건 우리에게 내려앉는 그림자에 불과해. 또 어둠이 찾아오면 그림자가 사라지듯 우리가 진실을 알면 슬픈 감정은 사라질 수 있어."라는 말처럼 어쩌면 존재하지 않는 외로움에 떨었던 건 아닐까 싶기도 하더라고요.


그러니 "사람들은 기억하지 못하는 일 때문에 별별 일을 다 하지."라는 클레오의 말처럼 그냥 "바람이 불어서" 일어난 일에 너무 의기소침하여 낮 동안의 우리를 조종하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인생이 자꾸 꼬이고 뜻대로 되지 않아 힘든 날이 있다면, <다 괜찮아요, 천국이 말했다>를 만나보세요. 우리에겐 천국으로 가는 길에 만날 다섯 사람이 누구일까 궁금하기도 하겠지만, 애니의 다섯 사람들은 우리에게도 마음의 평온을 가져다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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