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다는 농담 - 허지웅 에세이
허지웅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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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웅이란 사람에 대해 텔레비전에서만 보던 강인한 모습만 기억에 남아 딱히 좋아하진 않았다. 기사에서 그가 림프종이란 것을 보았고, 항암을 마치고 돌아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인간애적인 차원에서 반가웠 달까. 그런 그의 책을 보고 나니 아, 이사람 겉과 달리 속이 찬 사람이었구나 싶었다.

 

평상시에 날서있던 모습과 달리 청년에게, 항암치료를 받는 보통의 사람에게, 책을 읽는 독자에게 글을 통해 말하는 모습은 친하지는 않아도 진심으로 상담해주는 오빠와 같다.

 

너 혼자서는 세상 못 바꾼다. 청년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근사한 수사에 현혹되지 말아라. 마케팅이다.’ p.218

 

그래, 열심히 살아서 내가 위인전에 등장할 것도 아닌데 뭐해. 만족하면서 살면 되는거지!

 

가면 안의 내가 탄탄하지 못하다면 가면을 쓰든 안 쓰든 아무 차이가 없다.~생각의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등대 노릇을 해줄 어른을 만나 지혜를 빼먹어라. -p.220

 

날카로운 이미지의 대명사였던 그가 아픔을 겪고나서 건네는 한마디는 동네 마트앞에서 맥주까놓고 동생에게 해주는 말과 같았다. 생과 사의 경계속에서 헤매다 온 그였으니 그 진심이 오죽할까. 예전과 같은 비평은 보지 못해도 오히려 사람냄새 풍기는 글을 통해 따뜻한 위로를 건네주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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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 대작전 - 두 여자 크리에이터의 존재감 있게 일하는 법
박선미.오카무라 마사코 지음, 백승희 옮김 / 북스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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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발전하면서 남녀 성차별 구분이 없어졌다지만, 여성으로서 하는 말인데 엄연히 존재하긴 한다. 나의 선배 얘기만 들어보더라도 입사동기지만 남직원은 승진길을 달린지 오래고, 언니는 아직 몇년전 그 직급 그 대로란 얘기를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커리어 대작전은 지금보다 더 여직원이 고달픈 길을 걸었을 그 시절을 뚫고 당당하게 후배들을 이끌고 있는 두 여성 크리에이터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여직원이라 회식자리에서 술 따르는 부가적인 업무를 부여받고, 클라이언트나 내부미팅의 상황에서 발생하는 여러 성차별적인 상황에서도 두 저자는 센스 있게 받아치고 넘어간다. 어른들의 말씀 중에 요리조리 잘 빠져나가는 미꾸라지처럼 보일지 몰라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고, 그런 센스가 오늘날의 선배를 만들었다.

크리에이터로써 다양한 경험이 중요하다는 얘기도 굳이 광고업종에 종사하는 후배들에게만 적용되는 얘기는 아니다. 다재다능한 인재상을 중요시 하는 오늘날, 이 글은 사회에서 굳게 발을 뻗고 앞길을 헤쳐가려는 모든 여성 후배들에게 하는 이야기 일 것이다.

굳이 광고업종이 아니어도 읽어볼 만하다. 어디에서나 아직까지 분명, 성에 따른 임금의 차이나 근무평정의 차이는 존재한다. 분개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사회풍토가 조성되어 있기에 목소리를 내었다가 홀로 튀는 직원으로 낙인찍힐 수도 있다. 그렇기에 두 저자는 여성과의 연대가 중요함을 말하고 있다.

늦게 사회생활을 시작한 터라 직급으로는 밑에 있지만, 나이로는 동생들이 꽤 달린 나로써는 사회에 돌아가서 하다못해 이런 말을 해줄 수 있는 언니가 되어야겠다고 용기를 얻을 수 있는 기회였다.

 p.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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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는, 날개로 잠을 잤다
최형심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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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듯 말 듯 제목에 이끌린 책을 펼쳐드니, 나비는 날면서 시공간을 넘나드느라 잠을 날개를 펴고 잠을 잤나보다. 작품들 속에 유난히 나비가 도드라져 보이더라니, 내 눈에는 시인이 나비의 눈으로 여행을 떠난 것만 같다. 시인은 어린 시절부터, 천 년 전 알 수 없는 고원을 달리던 부족들, 백 년전 개화의 문명에서 꿈틀대던 민초들의 여행을 거쳐 자신의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며 때로는 확신에 찬 어조로, 때로는 수줍은 말투로 읽는 이를 끌어들인다.

특히나 읽다보면 이국적이다. ‘두 개의 심장’을 갖고 달려보니 옆에 있는 ‘법국의 처자들’과 뮈르달과 루마니아를 그리워하는 영혼들까지. 그렇다고 너무 멀리 간 것도 아니다. 신입생의 시절부터, 빨래를 널던 아홉 살 소녀시절을. 공간을 넘나들면서 읽으며 멀리 갔다 싶으면 가까이 있고 알 수 없는 거리감이, 평론가의 말처럼 ‘소실점이 없고’, 시인만의 ‘미지의 공간’이다.

‘은어’ 떼와 ‘나비’, ‘목각인형’을 넘어서 시 중에는 하나가 아닌 시선들이 존재한다. 나는 ‘천개의 눈을 가진 부장품.(식탁위의 장례식)’. 이자 식자공(예미리의 겨울), ‘두개의 목소리(두개의 심장과 두 개의 목소리를 가진)’을 가졌다, 어쩌면 시인은 자신의 경험과 일상을 읽고 보는 독자들에 따라 다르게 읽힘을 알고, 읽는이 역시 다르게 보기를 바라며 쓴 것이 아닐까 싶다.

 

시는 역시 어렵다. 특히나 최형심 시인의 작품들은 시를 이제 갓 접하기 시작한 나에게는 심오함 그 자체이다. 그러나 읽다보면 왜 제목이 ‘나비는, 날개로 잠을 잤’는지 알 수 있는 여행이었다.

*리뷰어스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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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오늘 : 대한민국 편 1 어제의 오늘 1
안중용 지음 / 비빔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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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말한다. 어제는 오늘이고 오늘은 또 다른 어제가 될 것이고, 내일은 오늘이 된다. 뫼비우스의 띠와 같은 이 논리는 하루하루가 기록이 되고 역사가 되는 순간이니 소중히 지내라는 이야기일 것이다. 이러한 일상 속에서 우리는 또 하루를 시작하고 살아가고 있지만, 다른 곳에서는 그야말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저자는 이러한 숨겨진 일상에 대한 호기심에서 책을 펴냈다. 우리가 쉽게 알고 있거나, 사회인으로서 알고 있어야 할 사건들, 역사적인 순간들까지 책은 다루고 있다. 작게는 설날의 발전사부터 이봉창의사의 의거, 형제복지원 사건, 한때는 토요일 저녁을 책임졌던 무한도전의 종방까지 기록으로 남은 평범한 오늘과 평범하지 않은 오늘들은 모여서 역사가 된다.

첫 장부터 신기한 이야기였다. 신정과 구정을 나누어 부르고, 세뱃돈을 받던 구정이 더 좋았던 한 사람이었지만, 제정된 것이 얼마 되지 않았다니. 한켠에서는 일제의 유물까지 아직까지 남아있는 오늘날이라지만, 민족의 명절과 관련해서도 그런 부분이 있었다는 것이 처음으로 알게 된 사실이었다.

대성동초등학교의 졸업식 얘기 또한 흥미롭다. TV 광고에서 보이던 대성동 마을의 작은 초등학교. 군인들이 경비를 서고, 벽돌로 사방이 막혀있지만 아이들이 웃는 모습이 인상적인 그 곳의 이야기도 쉽게 접하지 못한 이야기였다.

이봉창 의사의 이야기도 눈길을 끌었다. 처음부터 독립을 하려던 것이 아니라 조선인으로 차별적인 대우를 받다가 쌓인 분노가 독립을 향한 의지로 갔다는 이야기는 그 어디서도 보지 못했던 이야기였다.

역사의 사전적 정의는 인류의 흥망성쇠라지만, 거창하지 않아도 우리들의 일상의 작은 사건들이 역사가 된다. 지금 어딘가에서 일어나는 일들도 지나면 역사가 될 것이다. 반대로 기록되지 않더라도 누군가는 우리가 보낸 하루를 기억할 것이다. <어제의 오늘>을 통해 지금 보내는 이 순간이 평범하지 않은 어제가 되기를 내일 올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하루가 되기를 바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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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아이도 즐거운 이유식 다이어리
소유진 지음 / 길벗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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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맘들에게 이유식은 또 다른 미션이다.

아이를 낳으면 어떻게든 될 줄 알았는데 이유식이라니. 이유식의 존재는 나 역시 생각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만난 책인데, 함정이 있다. 말 그대로 다이어리였던 것!

  

그래도 이유식에 대한 간략한 개요가 담겨져 있다

이유식 시기, 홈메이드 이유식의 강점, 이유식 다이어리의 필요성과 초기, 중기, 후기

각 시기별 이유식과 적합 재료들에 대해서 쉽고 간략하게 안내하고 있다.

기존 이유식 관련 서적들이 장황하게 각 기간별 특징을 안내한다면,

다이어리를 작성하면서 꼭 알아두어야 할 사항들을 인지할 수 있게 안내되어 이유식 초보들에게는 안성맞춤이다.

 

또한 아이에 대한 성장일기를 쓰는 엄마들에겐 적합한 책이다.

표준 발달상황이나 그래프를 그릴 수 있는 곳부터, 먼슬리, 데일리까지 1년치가 수록되어있다. 특히나 데일리의 경우 식사량, 배변상태, 메모칸 등 아이의 하루 컨디션을 기록할 수 있다. 아기들의 효행 3종세트라는 '잘먹고, 잘자고, 잘싸고'를 기록할 수 있어 아이의 컨디션이 어떠한지, 어떤 것을 먹었을 때 반응이 어땠는지 상세히 기록할 수 있다. 1년치가 실려있기에  굳이 이유식 시작시점부터가 아니라 태어난 이후부터라도 아이에게 추억을 남겨주고 싶다면 추천할만하다.

 

 

레시피가 담겨져 있을 걸로 생각해서 당황스러울 수 있어도, 이제 백일을 지나 이유식을 공부하거나, 아니면 미래의 엄마들에게 선물을 하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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