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특유의 통찰력 그리고, 비장미 넘치는 문체. 사실, 무슨 말이 더 필요하랴... 단지, 그의 짧은 글 `목숨1`의 일부를 옮김으로써 내가 느낀 아득했던 감동과 떨림, 약간의 깨달음과 작가에 대한 경외감을 오랫동안 간직하고자 한다.

`행복에 대한 추억은 별것 없다. 다만 나날들이 무사하기를 빈다. 무사한 날들이 쌓여서 행복이 되든지 불행이 되든지, 그저 하루하루가 별 탈 없기를 바란다. 순하게 세월이 흘러서 또 그렇게 순하게 세월이 끝나기를 바란다...(중략)
나는 춥고 어두운 흙구덩이로 들어가야 할 일이 무섭다. 그래서 살아 있는 동안의 무사한 하루하루에 안도한다. 행복에 대한 내 빈약한 이야기는 그 무사한 그날그날에 대한 추억이다. 행복이라기보다는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하는 편이 옳을 것이다...(중략)
그 진부한 일상성 속에 자지러지는 행복이나 기쁨이 없다 하더라도, 이 거듭되는 순환과 반복은 얼마나 진지한 것인가. 나는 이 무사한 하루하루의 순환이 죽는 날까지 계속되기를 바랐고, 그것을 내 모든 행복으로 삼기로 했다...(중략)
다시 눈을 뜨고 이 살아 있는 동안의 시간들을 들여다보니, 거기서 꽃이 피고 나무가 자라고 누렇고 붉은 열매들이 열린다. 그리고 태어난 모든 것들은 사라진다. 시간 속에서는 덧없는 것들만이 영원하다. 모든 강고한 것들은 무너지지만, 저녁노을이나 아침이슬은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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