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대지 펭귄클래식 9
생 텍쥐페리 지음, 윌리엄 리스 해설, 허희정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오직 정신만이 진흙에 숨결을 불어넣어 인간을 창조할 수 있다.

초기 비행기 조종사로서 겪은 고독하고 험난한 세월이 그의 안에서 차곡차곡 응결됐다. 그의 정원사와 같은 관점이, 모험가의 기질이, 초월하는 정신이 자신 속에 단단히 자리 잡은 경험의 퇴적층 가운데 보석들을 포착해냈다. 섬세하고 명료하게 진실을 비추는 비유로 나 스스로 바람과 모래와 별을 발견하게 해주었다. 마치 조감(鳥瞰)하듯이 비행하며 바라보는 세상은 더이상 내가 속한 세계가 아니어서 저 작은 개미들이 군집을 이루고 이리저리 철 따라 움직이는 것이 인간이 동물임을, 그리고 인간이 왜 동물이 아닐 수가 있음을 생각하게 한다. 깨어있어야 한다. 환경 가운데 매몰돼 동물처럼 피동적으로 살 수는 없다. 영양이 길들여지지 못하고 뛰쳐나가려는 것처럼 사람도 갇혀 있는 지금 이 곳으로부터 필사적으로 뛰쳐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모차르트도 별 수 없이 썩을 것이다. 정원사는 가슴이 아프다.

죽음을 맞는 상황에서 결연하거나 초연한 것은 당연한 것이다. 누구나 그러하다. 진정한 죽음 앞에서 누구나 담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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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9-23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이 소설을 안 읽어봤어요. 작품의 전체적 분위기가 니체 느낌이 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