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전의 기대: 한계비용 0인 사회는 어떤 사회인가? 그렇게 돼야 하는가? 그렇게 된다는 근거는 무엇인가? 그렇게 되면 어떤 모습일까? 그것을 지금과 비교한다면? 책의 요지: 에너지 혁명과 커뮤니케이션 혁명이 함께 발생할 때에야 세상이 뒤바뀐다(혁명). 혁명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관을 송두리째 바꾼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역시 석유와 전신이 불어온 2차 산업혁명의 부산물에 불과하다. 따라서 재생 에너지와 인터넷이 불러올 다음 세상에는 자본주의를 초월하는 공유사회가 도래할 것이다. 공유사회에는 에너지 생산과 정보 공유의 한계비용이 0에 근접할 것이고, 따라서 이익 역시 0에 접근한다. 따라서 지금의 자본주의 세상과 달리 생산자가 곧 소비자인 prosumer 의 세상이 된다. 이익을 위해 사업하는 지금과 달리 재미, 평판 등을 위해 사업하게 된다. 소유가 아니라 공유, 접근이 기본이 될 것이다. 사생활 역시 사라질 것이다. 생태계 전체를 생각하며 살게 될 것이다. 풍요로운 것이 기본이 될 것이다. 따라서 사회적 자본(평판 등)이 중요해질 것이다. 읽고 난 후: 책의 요지는 알겠다. 흥미롭기도 하다. 그러나 책은 정말 재미가 없다. 중언부언이 많다. 그렇다고 깊숙이 들어가지도 않는다. 어떤 비전이나 형상을 보여주지도 않는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이 책을 쓴 것인가? 정작 필요한 분석과 근거는 왜이리 감질나게 해놓은 건가. 그래서 뭐가 어쨌냐는 말이 혀 끝에 맴돈다. 근거는 조금 미흡하지만(마치 뒤에서 다시 분석을 다룰 것처럼) 흡입력 있게 전개해 나갔던 전반과 근거는 커녕 딴 얘기로 자꾸 세는 후반의 괴리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차라리 말하고자 하는 부분을 나눠서 보다 깊이 있게 따로 책을 쓰는 게 낫지 않았을까. 재밌는 부분은 근거를 빼버리고, 뒤에는 정체불명의 개인 사상을 싸놓다니. 난 돼지고기를 먹고자 책을 폈는데 왜 지구상의 모든 동물이 버무려진 것 같은 동그랑땡을 주는가. 동그랑땡이라도 잘 부치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