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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집 - 하 - 개정판
박지원 지음, 신호열.김명호 옮김 / 돌베개 / 2007년 2월
평점 :
비교적 알려진 양반전 등의 작품은 하권에 있다. 박지원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사회적 역할 때문인지 보수적으로 변해간다는 인상을 준다. 끝내는 생을 마치기 전에 유언을 남기며 젊었을 때 지은 작품들을 문집에 남기지 말라고 까지했다 한다. 이것이 진심이었는 지는 모르겠다. 날카로운 정신은 젊음에서 나오는 것인가? 연로한 후에는 날카로움을 버리고 중후함을 취하게 되는가?
마지막에 원사原士라는 편명으로 흩어진 원고들을 모아놓은 글이 있다. 마치 오늘날 메모에 써놓고 스스로 경계하는 말 같다.
그러므로 선비가 하루만 글을 읽지 아니하면 얼굴이 단아하지 못하고, 말씨가 단아하지 못하고, 갈팡질팡 몸을 가누지 못하고 두려워하면서 마음을 붙일 곳이 없게 된다. 장기 두고 바둑 두고 술 마시고 하는 것이 애초에 어찌 즐거워서 했겠는가?
많이 읽으려도 말고, 속히 읽으려도 말라. 읽을 글줄을 정하고 횟수을 제한하여 오로지 날마다 읽어 가면 글의 의미에 정통하게 되고 글자의 음과 뜻에 익숙해져 자연히 외게 된다. 그러고 나서 그 다음의 순서를 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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