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땅의 야수들 (백호 에디션) - 2024 톨스토이 문학상 수상작
김주혜 지음, 박소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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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김주혜 작가는 세바시에서 말하길

세계 시민성은 인간을 넘어 자연까지 확장되어야 한다고 했다. 국경 없는 생태적 연대 속에서 호랑이가 다시 한반도로 돌아오고 있다며 그는 상금 일부를 범 보전 기금에 기부하며 소설의 메시지를 현실에서도 이어가 깊은 인상을 남겼다.



독서모임에서 함께 읽고,

이제는 백호 에디션으로 두 번째 만남을 이어간다.

그의 문장은 아찔하다.

현란하고, 매혹적이다.

마술인지 요술인지 구분조차

흐려지는 묘사력은

마치 도파민 폭포를 온몸으로

맞는 듯한 황홀을 준다.

그 흡인력 덕에 육백 쪽이 넘는

대작을 삼켜내는 동안

시간이 흐른다는 감각조차 사라졌다.

멈춘 듯,

그러나 동시에 앗아가 버리는 —

그렇게 압도적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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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땅의 야수들 』

김주혜 / 다산북스

옥희는 가난한 농가의 딸로 태어나 경성에서 기생으로 이름을 알린다.

몰락한 귀족 한철, 독립운동가 정호와 얽히며 그녀의 삶은 격동의 역사와 맞닿는다.

정호와의 첫 만남은 꽃을 던지는 장면으로 시작되고, 두 사람은 사랑과 독립의 열망 속에서 서로를 깊게 관통한다.

춤으로 잠시 자유를 느끼지만 식민지 여성으로서의 고통은 끝내 그녀를 따라온다.

월향의 비극과 교차하며 시대가 여성에게 남긴 상처를 드러내는 『작은 땅의 야수들』은 '옥희의 시선'을 통해 '욕망과 자유가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흔들리고 이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한국계 미국인의 시선으로 쓰인 이 작품은 묵직한 전통 서사 대신 깔끔하고 합리적인 현대적 감각으로 역사를 담아내고 있다. 긴 서사를 관통하는 하나의 메시지는 “시간은 모든 것을 잊게 해주기에 견딜 만하고, 사랑은 모든 것을 기억하게 해주기에 살아볼 만하다.” 였다. 사랑이 전부다.

독서인이라면 이미 알겠지만, 이 작품의 가치는 충분히 높아 더 보탤 말이 없다.

다만 이번 특별판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맹호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표지, 빛 따라 색이 바뀌는 홀로그램 눈동자, 그리고 “호랑이가 널 먼저 죽이려 들지 않는 한, 절대로 호랑이를 죽이지 말아라”라는 가름끈 문장은 한국의 기백을 잘 보여주기에 아직 만나지 못했다면, 아니 초판본도 가지고 있더라도 소장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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