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조금씩 자란다 - 살아갈 힘이 되어주는 사랑의 말들
김달님 지음 / 창비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달빛 아래
쓰게 되는 감상평은
슬픔 자국투성일까 봐.
아침을 기다렸다.

조금은 진정이 되었을까.
모르겠다.

마음이 흐르는 대로
자판 위, 춤추는 손가락의 리듬대로
맡겨보기로 한다.



◚그리워하는 일에는
언제나 슬픔이 필요하니까.
내가 할 일은 그저 살아가는 일이라는
생각을 할 때에는
'삶이 계속된다"라는 아주 오래된 문장이
햇빛처럼 몸을 어루만져 주었다.
마치 새로운 사실을 깨닫게 된 사람처럼,
내게 살아갈 삶이 있다는 사실에 조용히
놀라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것.
회복이란 그렇게 시작되는 일일지도 몰랐다. 160





☼살아갈 힘이 되어주는
사랑의 말들


사람이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완전한 형태의 사랑을 이 책에서
목격한다.



긴급재난지원금으로 브랜드 쌀을
사는 사치를 처음 부려본 사람.
그 쌀로 지은 밥맛이 좋아 멀리 사는
여동생에게도 한 포대 보내는 사람.


청소 노동을 하며 관찰한 일들을
작은 일기장에 기록하는 사람.


혼자 우는 사람의 손에
귤 한 조각을 쥐여 주는 사람.


마흔이 되어 비로소 자신을
사랑할 수 있게 된 사람.

임종을 앞둔 아버지에게 처음으로
사랑한다는 말을 해본 사람.



◚슬픔이 긴 날들에도 다시 기쁠 수 있다고 믿는 마음.
지금 여기에서 더 나아질 수 있다고 조용히 희망하는 마음.
그러니 하루하루 다가오는 삶의 기꺼이 사랑해 보자는 마음.
마음이 잘하는 방향은 사람들이 내게 들려준 말들이 가리키는 곳이기도 했다.



작가는 청소 일을 하며 미화 일기를 쓰는 치에코 씨에게 좋아하는 한국어를 물었다.
'정성'이라고 했다. 정성이라는 말에는 마음이 담겨있어 좋다고.


아.. 맞네. 유독 이런 말이 좋았던 이유가
마음이었네.

마음을 자라게 하는 좋은 말을 발견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 책이다.


할아버지를 여의고 두 달 뒤 할머니까지
이별하게 된 작가가 회복할 수 있는
다독임을 준 사람들의 이야기들이었다.
그 마음을 나는 절실히 알고 있다.
사람과 사람의 마음이 잘 보여서.
눈물꼭지가 열린 채 읽게 되더라.



이해인 수녀님의 추천이라 좋음으로
출발했는데 이 책을 덮을 때까지도
좋음이 훼손되지 않더라.


천천히 열어보고픈 책.
마음은 성급하게 자라는게 아니니까
하나씩 더하고 나누고 대입하고. 그렇게.


(책 속 내용이 더 궁금하면 댓글로)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추천한다 #에세이
#도서지원 #창비 #미디어창비서포터즈

#이해인추천도서
#우리는조금씩자란다
#김달님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쿠쥬니 2023-09-24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숙사에서 유일하게 마음 열고 지낸 언니가 절에서 100일간 마음수행하겠다고 떠나곤 5년만에 돌아온다.
그녀의 고백에 마음이 자잘하게 부서졌다.

자신으로부터 도망갔다는 고백.
결점이 많은 자신으로부터..

100일면 충분할 줄 알았는데 5년이나 걸렸다고.

˝이제는 내가 어떤 사람이라도, 나라서 할 수 있다는 희망과 사랑으로 살아가고 싶어.˝ 243

나라서 할 수 있다는 희망과 사랑..
그것이면 살 이유가 충분하다.

나라서 할 수 있는 일을 더 찾아보기로 한다.

곁에 머물고 싶어하는 사람이..되고 싶다..
스스로를 미워하지 않고 자신에게 다가오는 존재를 의심없이 순수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내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