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끝자락_함께_하고픈_단한권의책
#리타의일기
⠀
연필과 만년필로 휘갈긴 글.
활자 위에 그어진 밑줄과 취소선.
활자와 낙서가 공존한 면.
무심하게 찢어 붙인듯한 메모지.
종종 한 면을 차지하는 헤세의 영문장.
책을 90도 세워 읽어야 하는 면.
이것은 책인가,
누군가의 일기장인가.
규칙에 벗어난 듯한 편집은
작가의 스타일일까.
이번 책이 열 번째라고 했는데
다른 책도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 누군가를 만나 웃으며 대화를 나누다가
돌아오는 길에 실은 한마디에 대화도
나누지 못했다는 사실을 마주할 때의
기분으로 썼다. 그게 내가 쓴 이유이고
내가 이렇게 살아가는 방식이다.❜ 69
말하지 못한 말과
마음을 기록이 담긴 그의 일기를
깊은 밤, 꺼내 읽어 본다.
❛ 어떤 문장은 겨우 한 줄을 읽는 데
하루가 꼬박 걸리고 어떤 문장은 숨이
차오른다. 한 사람이 격정과 불안을 거쳐
다시금 고요해지기까지 그 자리에서
인내하며 밤을 새우게 한다.
그러나 그 문법에 대해선 나는 모른다.
다만 나는 간절히 그런 글을 쓰고 싶다.
누군가 우연히 지나가다가 주저앉게
하는 문장을, 잘 들키지 않는 곳에 있으며
세상에 거의 없는 글을 ❜ 97
주저앉게 하는 문장을 쓰고 싶다던 그의
고민은 그만해도 될 것이다.
나는 읽는 내내 주저앉았고 크게 숨을
쉬었으니까.
해갈 되지 못한 마음이 내 마음 같아서.
끄적이다 지운 흔적이 내 마음 같아서.
시시때때로 나를 잡아둔다.
때문에 온전히 집중할
공간과 시간이 필요하다.
가슴 안에 소용돌이 치는 문장들이
그저 지나가기를 기다려야 하니까.
한 번도 본명을 좋아한 적이 없었다는
부분에서 내가 보였고.
화가가 되고 싶어 간절히 그 길을 걸었던
과거에서 내가 보였다.
자신을 들어내기보다 숨고 싶은 마음과
싸우느라 삶을 소모했다는 글에서도...
다음 문단으로 쉽게 넘어가지 않는 이유다.
-
❛글쓰기는 개인적인 기록이기 이전에
한 성숙한 개체가 어떻게 생존하며
성장하며 사라져 갔는지에 대한
철저한 역사이기도 하다.❜
이 밤.......더 깊어진다.
@hollossi
@bookyeosa
감사합니다.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안리타 #홀로씨의테이블 #서평단
#에세이 #신간도서 #에세이추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