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입양했습니다 - 피보다 진한 법적 가족 탄생기
은서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보다 영상을 먼저 접했다.

당시 독서모임에서 다루는 테마가 가족이었고

우리는 보편적 가족의 개념을 해체하면서

동시에 확장하는 토론을 했었다.

오픈채팅방에 공유된 영상은

(은서란 님 인터뷰) 매우 충격적이었다.

성인 입양이 이렇게나 쉽다고?

우리나라에서 성인 입양 등록이 최초였다고 한다.

타고난 기질 자체가 예민했던 저자는

마음이 혼란스러울 때 바람 부는 언덕이나

숲에 있으면 고요해지곤 했다고 한다.

홀로 여행은 불안을 해소하는 자신만의

치료제였고, 그중 숲 산책은 가장 효과가 좋았다고.

저자는 어릴 적부터 극심한 아토피와

예민함에 극에 치달으면 찾아오는

공황으로 도시에서는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었고

나를 온전히 이해하고픈 갈증이

점점 더 커져만 갔다고 한다.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증상이 악화되자

퇴사한다. 그리고 버스를 타고 가는 중

우연히 보였던 사진전 현수막이

그를 바람섬(제주도)으로 이끌게 된다.

소록도에서 봉사활동.

제주도에서의 생활

암자에서 보살님들과 동거.

두매산골를 벗어나 지금의 반려인과

함께 살게 된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보았다.

혼자 살 집을 구하러 시골에 오니

여기저기 며느리 면접을 보고 다니고,

혼자 살고 있는 집에 자꾸만 차 달라며 오는 아저씨.

한밤 중 술에 취해 문을 두드리는 놈..

마을에서 혼자 사는 젊은 여자는 관심의 대상이라

어르신들의 오지랖을 감수해야 했다. 성범죄 노출의 위험도.

윽...나라면 x . 쫄보이기도 하고 불편해서 시골은 노노.

이후, 청년귀촌캠프에 참여하면서

'혼자인 사람들이 서로 연대하면서 

얼마든지 괜찮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 저자는 두메산골을 떠나 

지금의 반려인 앞집으로이사 온다. 

얼굴만 아는 사이였던 반려인과 이웃이라는 것을

집계약하고나서야 알았다고 한다. 

반가운 마음에 왕래가 잦아졌고

서로가 너무 달라서 아주 잘 맞는 친구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가족이 된다. 엄마와 딸로.

⠀/

✱작년 봄 나는 나보다

50개월 어린 친구 어리를

딸로 입양했고 그렇게 우리는

가장 친한 친구이자

법적 가족이 되었다.

✱혼자 산 기간이 만 5년을 넘어가면서

우리는 별다른 일이 없다면 늙을 죽을 때까지

함께 살기로 했다. 그리고 서로에게

확실한 법적 울타리가 되주기를 위해

입양을 선택했다. 법적 가족이 되기로 한 건

무엇보다 위급한 상황에서 서로에게 든든한

보호자가 돼주고 싶은 마음이 커서다.

✱현재로서 서로의 법적 대리인이 되는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만약 생활동반자법이 있었다면

우리는 입양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

각종 알레르기에 일상이 힘들고 공황증상을 갖고

있는 나와 비슷해서 많은 부분이 공감이 되었다.

인상적이었던 건

끊임없이 자신을 궁금해하고

그 질문에 답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는 모습이었다.

자신을 사랑하는 모습이 명료해서 멋져 보였다.

그리고 타인에게 의존보다 자립하려는 성향이

강한 부분도.. 관계에 대해서는 기대와 서운함이 없는

'아름다운 거리'를 유지하고자 노력하는 모습도.

반려인(딸) 과의 행복한 삶을 응원하다.

/⠀

독신을 연구하는 이스라엘 사회 학자는

2030년 무렵에는 전세계 독신비율이 20%까지

도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국은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진 않으리라 본다.

1인가구 확장은 시간문제다.

2014년 생활동반자 법안이 무산된 지 9년 만인

2023년 4월에 다시 생활동반자법)을 발의했다.

그리고 한 달 뒤이어 장혜영 의원도

“사회적 안전망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다양한 가족들에게 법적 권리와 사회적 지원을

보장” 하는 생활동반자관계에 관한 법률 제정안과

혼인평등법(민법 개정안), 비혼출산지원법 등

‘가족구성원 3법’을 대표 발의했다.

이번에는 법제화가 되길 기대해 본다.

무엇보다 '정상가족'이라는 말부터 삭제하자.

⠀/

✱부디 다양한 가족 형태를

법적 테두리 안에서 받아들이는

생활동반자법이 조속히 제정되기를,

다양한 형태의 가족 구성원들이

서로의 법적 보호자가 되어 안정적으로

살게 되기를 소망한다.





덧) 공모전에 응모중이었던 이 글은 출판사 두 곳에서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그럼에도 출간 제의를 해준 편집자를 믿고 수상을 거절했다고 함. 쉽지 않은 결정이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는 역시! 작가님다운 결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요즘읽어야할책 #가족의구성 #가족 #특별한가족 #입양 #반려 #생활동반자법 #서평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