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시간표 - 정보라 연작소설집
정보라 지음 / 퍼플레인(갈매나무) / 2023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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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이야기를 듣지도 보지도 못한다. 전설의 고향을 누가 튼 게야! 이불을 한껏 추켜서 '끝났냐? 지나갔어?'를 재차 확인받고 슬며시 고개를 들었던 어린이였던 나. 친구 집에 놀러 갔는데 비디오 가게에서 영화 '쏘우'가 가져왔다며 틀어주는.. 오매.. 나 죽는다.. 친구 집에 왜 자꾸 갔을까.. 여하튼, '쏘우'시리즈를 다 봤다.. 아니 눈 감고 봤으니 들었다고 치자. (그나저나 옛살 사람인 거 들켰..🙈)



피범벅.😨 설컬설컹...😱 요런 거 정말 못 본다. 그럼에도 정보라 님 작품은 재밌다. 막연하게 무서움을 주는 게 아닌 진짜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뚜렷한 권선징악 요소도 딱 내 스탈이고.


이번 <한밤의 시간표>는 귀신이 들린 물건을 관리하는 연구소가 배경이다. 사달이 안 나면 이상하겠지.


한밤의 연구소를 순찰하는 직원이 등장하며 선배 직원이 후배 직원에게 이곳에서 벌어진 괴담과 관리 중인 물건에 귀신이 깃든 사연들을 들려준다. 연작 소설이므로 이전에 등장했던 요소들이 연결되어 다음 이야기가 펼쳐진다.


손수건, 양모 신발, 양, 고양이 등 이야기 속에는 비틀인 인간상과 더불어 가여운 이도 있었다. 소름 끼치게 무섭진 않아서 밤에도 문제없이 읽어갔다. 공포보다는 연민이란 감정이 더 앞선 이야기들. 그중 실험용 양이 얽힌 내용은 가슴이 너무 아팠다. 인간의 필요에 의해 여기저기 수술 흉터가 있던 양은 죽어서도 인간을 위해 길과 흉을 점쳐주는 일을 했다. 인간을 잘 따른다는 이유로 실험 용이 된 비글, 그렇게 당하고도 인간을 보면 꼬리를 흔드는 그 아이들이 생각나서 어찌나 가슴이 아프던지.. 유일하게 양을 보고 양의 목소리를 듣는 부소장의 삶도 쓸쓸했고.



연구소 순찰을 하며 지켜야 하는 규칙이 있다. 절대 뒤돌아보지 말 것(마주치면 따라온다니까..). 휴대폰은 꺼둘 것(귀신은 통신 기기를 좋아한다), 평범한 사람이 길을 막고 있으면 돌아갈 것, 연구소 물건은 가져가지 말 것 등.


심약한 나는 연구소에 절대 취직 안 하는 걸로. 😥


날 더운 요즘 오싹오싹하니 읽기 좋은 소설이다 👻



*출판사 도서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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