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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해방일지 - 내 마음을 알고 싶은 날의
이명수 지음 / 에이엠스토리(amStory) / 2023년 4월
평점 :

20대 중반에 퇴사후 실업급여를 신청하고자 방문한 고용센터에서 심리 상담지원을 하고 있어 예약하고 두어 번 방문했나 봐요. 속마음을 말로 뱉은 적이 없어 주저하는 저를 선생님은 기다려줬지만 끝내 말을 못 했어요. 친구에게도 말 못 하는 사정을 낯선 사람에게는 더 못했겠죠. 속에 쌓아두면 병 된다고 하지만, 그때에 저는 누구에게도 짐을 되고 싶지 않았어요. 털어놓질 못하니 세상에 나 혼자인 거 같더라고요. 예전에 저를 떠올리면 안쓰럽고 그래요. 지금도 퍽 잘 지낸다고 생각 들지 않지만.. 마음속 말을 꺼내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으니 좋아진 게 맞겠죠.
생로병사의 비밀이라는 KBS 프로그램을 시청하던 어느 날이었어요. 진료 상담 중인 A 씨는 병세가 많이 호전되어 건강관리만 잘 하면 된다고 다른 처방은 필요 없다는 의사에 말에,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는데 그것도 조심해야겠지요' 했더니 의사 왈, '스트레스 환자분이 받지 말고 나한테 다 주세요'라고 하더라고요. 그 말이 왜 이렇게 마음에 남았을까요? 환자의 스트레스를 가져가고 싶은 마음. 갑자기 <올리브 키터리지>에서 올리브가 치과 의사의 배려에 눈물이 나던 장면이 떠올랐어요. 별거 아닌 친절에 울컥하는 마음을 이젠 이해해요.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의 문제를 의사와의 사이에 내려놓는 것, 더 나아가 의사에게 던져버리는 것' 이것이 치료의 시작이라고 합니다. 고통을 가지가 있는 내가 문제가 아니라, 나에게 고통을 주고 있는 문제가 문제이니 그 '문제를 대상화하기'를 함께 해보자고요.


우리는 종종 집중력이 너무 떨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실제 사람은 하루에 오만에서 육만 가지 정도 생각을 한다고 합니다. '오만가지 생각이 든다'라는 말이 근거가 있었네요. 그러니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한다는 게 원래 쉬운 일만은 아니었던 거예요. 다만 우울증을 함께 겪고 있다면 그건 달리 봐야 해요.
집중력의 문제로 인한 자기만족의 저하가 우울한 감정을 유발하기도 하는데요. 우울증의 주요 증상 중 하나가 집중력과 같은 인지 기능의 저하이기도 합니다. 정신적 에너지 고갈, 잘해보고자 하는 의욕의 감퇴, 부정적 자기 인식과 비관적 미래에 사로잡혀 있는 우울의 상태에서 눈앞의 과제에 집중하기는 너무 어려운 일인 것이니까요.
집중력의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중요한 것을 지속할 수 있는 능력의 결핍을 유발하고, 우리의 지적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초래하므로 치료가 필요한 상황인지 꼭 상담을 받기로 해요.
공감의 힘 = 안전하다는 느낌
우리는 공감의 힘을 알고 있죠. 같이 우울했던 친구와 공감하고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고 도와주려고 하는 노력은 우울증 회복에 큰 힘이 됩니다. 공감적 관계를 맺어나간다는 건 내 아픔을 이야기해도 거절당하지 않겠구나, 이해받을 수 있겠구나 하는 안전함이 전제되어야 해요. 안전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내 감정을 잘 정리해 나가는데 있어 굉장히 중요한 주춧돌이 되거든요. 안전은 가장 기본적인 인간의 욕구라고 하잖아요. 안전해야 좀 더 고차원적인 삶의 가치들을 추구해나갈 수 있어요. 좋은 일은 물론이고, 마음이 아플 때도 나눌 수 있는 친구를 가까이 두세요.
마음의 지도를 보여주며 길을 안내하는 역할
스물여덟 가지의 증상에 대해 깊이 들여다보고 약물 치료과 필요한 경우인지, 관점을 달리해 행동 습관과 필요한지를 구분할 수 있었어요. 마음의 감기는 몸의 감기처럼 자연적으로 치료되 기기 쉽지 않아요. 물론 마음의 감기는 겉으로 테가 나지 않게 숨길 수 있지만 그럴수록 힘든 건 '나'입니다. 혼자서 잘 지낼 수 있는 사람이 다른 누구와도 잘 지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우리, 나의 마음부터 돌봐주기로 해요. 이 책의 띠지는 조금 특별합니다. 벗겨내어 안을 보면 자를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있어요. 그대로 오려내면 감정 카드로 사용할 수 있답니다. 현재의 내 감정 카드를 뽑아보면 해당되는 페이지가 기재되어 있어 바로 읽어볼 수 있어요. 요즘 힘들어 보이는 친구에게 선물하기에 좋을 것 같고요. 무엇보다 지금 마음이 힘든 그대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에요.
*출판사로부터 선물 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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