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운
티파니 D. 잭슨 지음, 김하현 옮김 / 한겨레출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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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루밍 성범죄

가해자가 피해자와 친밀한 관계를 형성해 신뢰를 쌓은 후 행하는 성적인 가해행위.

그루밍 성범죄에 먹잇감으로는 주로 어린이나 미성년자들이고요. 안타깝게도 자신이 피해자라는 인식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그로운>에서도 그루밍 성범죄를 큰 틀로 다루고 있어요. 첫 장면은 슈퍼스타 코리의 살해 현장이고요. 약물에 취한 챈티의 시선이 묘사됩니다. 그런 다음 장면은 코리를 만나기 전의 챈티의 을 보여줍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 인챈티드 존스(챈티)는 열일곱 살 소녀랍니다. 바닷가에서 자란 그녀는 물속을 유영하는 자신의 전생은 인어공주라고 믿는데요. 현재는 흑인 학생은 열 명뿐인 파크우드고등학교를 다니고 있고 미묘한 차별을 인지합니다. 그동안 갈고닦은 노래는 오늘 뮤직 라이브 오디션에서 공개될 예정이었죠. 맙소사, 슈퍼스타 코리 필즈가 심사원석에 나타났어요. 챈티(인챈티드)는 준비한 노래를 불렀지만 탈락합니다.

그런데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죠. 코리가 다가와 챈티의 노래 칭찬을 하며 자신의 공연에 초대하는 거예요. VIP 초대권을 공연장에 준비하겠다며 꼭 오라고 했죠. 부모님과 함께 코리 필즈의 공연을 관람하고 코리의 대기실에서 두 번째 만남을 갖게 됩니다. 코리는 부모님의 신경을 다른 스타들에게 돌리고는 코리에게 호감을 표하며 챈티에게 '브라이트 아이즈'라는 애칭으로 부르며 휴대폰 번호를 주며 이것은 둘만의 비밀이라고 합니다.

p.35 나비가 들어간 것처럼 가슴속이 간질간질하다. 환각을 본 걸지도 모른다. 코리 필즈가 나한테 관심을 보일 리는 절대로 없으니까.

챈티와 코리는 문자로 서로 호감을 쌓아갑니다. 챈티는 절친인 갭에게도 코리와의 관계를 숨겨요. 그가 비밀이라고 했으니까요. 어느 날 그가 무료 개인 레슨을 제안하네요. 그리고 자신에게는 수영을 가르쳐달라고 합니다. 거기서 첫 키스를 하고요. 챈티는 그가 자신을 사랑한다고 믿게 됩니다. 물론 자신도요. 그렇게 성인 남자와의 어른스러운 연애가 시작되어요. 솔로 앨범 제작을 약속했던 그를 믿었죠. 그러나 코리는 지킬 박사와 하이드를 넘나들며 자신을 대합니다. 점점 혼란스럽지만 자신을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그의 말에 또 넘어가요. 부모와 친구 모두 차단하고 철저하게 챈티를 고립시킵니다. 전형적인 가스라이팅과 감금. 폭행뿐만 아니라 마약까지.. 이제 챈티의 정신과 육체는 자신의 것이 아니에요. 그러나 혼자는 아니었습니다. 옆방에 15살 소녀가 또 있었죠. 이런 쳐 죽일!!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살해 현장에 유일한 생존자인 인챈티드는 유력한 용의자가 되었고요. 흐릿하지만 자신이 범인일 리 없다는 믿음으로 스스로 구원하는데 앞장섭니다. 그럼 범인은 누구? 책으로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저는 예상했던 그 인물이 맞았어요.

p284 "네 잘못은 하나도 없어. 아주 조금도 없어.

다 큰 어른의 행동을 아이가 책임져서는 안 되는 거야."

p.430 "지금 난 내 백인 이름을 이용해서 당신들이 전부 개자식이라고 말하고 있는 거예요."

저자는 이 책은 권력 남용에 대한 것이며 성인 남성이 저지른 행동은 용서하면서 어른 소녀의 실수는 나무라는 특정 패턴에 관한 것이라고 했어요. 피해자를 길들이고 가스라이팅으로 지배하는 건 명백히 범죄인데도 불구하고 피해자 처신의 문제를 두는 사회적 시선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거 아닌가요. 겉으로는 합의된 관계로 보인다는 것도 문제이고요. 더구나 흑인이라는 이유로 수사도 소홀하게 합니다. 소아성애자인 코리 필즈를 훈계하지 못할망정 죄를 숨겨주고 방조한 음반 업계 종사자들은 돈이 중요했던 거겠죠. 하~ 참나.

피해자보다 가해자가 활개치는 세상. 너무 화가 나네요. 우리 아이들이 뭘 배우게 될까요. 안심이나 할 수 있을까요. 도와달라는 말을 더 못하게 되는 게 아닐까요. 아이들이 신뢰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데 우리 어른들이 적극적으로 앞장서야 한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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