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슬퍼할 것 - 그만 잊으라는 말 대신 꼭 듣고 싶은 한마디
하리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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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가볍게 볼 수 없을 제목의 책을 소개받고서 잠시 고민을 했다. 사랑하는 사람의 부재를 담은 그림 에세이였고 그 대상이 엄마라서.. 소중한 가족과 갑작스레 이별을 하고 상당한 시간을 방황한 저자와 나의 유사점. 이 책으로 한동안 우울해질 나를 감당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그럼에도 다시 용기를 내어 펼쳐보았다. 상처가 잘 아물려면 꽁꽁 싸맬 게 아니라 공기를 쐬어줘야 하듯, 마음의 상처도 자꾸 꺼내봐야 새살이 돋고 단단해질 테니.







<충분히 슬퍼할 것>은 크라우드 펀딩으로 선보였던 책으로 독립출판 독자들의 호평이 쏟아졌던 그림 에세이다. 기존 독립출판과는 다르게 흑백에서 컬러로, 그림의 완성도를 높여 정식 출판으로 새롭게 편집되었다고 한다. 편안히 쉬고 있는 캐릭터인 분리 커버를 벗기면 심장에 구멍이 뚫린 채로 막 울음을 터뜨리려는 다람쥐 보인다. 겉과 속이 달랐던 커버가 시사하는 건 누구나 슬픔을 안고 살아가며 우울한 나날을 이겨내고자 발버둥을 친다는 점이지 않을까 싶다.




역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니었다. 상실에 대한 애도는 가슴이 죄어오듯 먹먹하지만 그 시간을 극복하는 과정에 용기와 행복도 볼 수 있어 위안이 되었다. 아마 이 책을 읽는 독자는 엄마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울 것이다. 반면 돌아가신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꺼내 볼 계기가 될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부재에 대한 슬픔은 말도 못하게 고통스럽다. 언제까지 울고불고 정신 못 차릴 것이냐고 타박하기보다 더 슬퍼해도 된다고 속삭여주는 작가의 말이 부드럽게 심장을 감싸주었다. 충분히 애도하고 눈물로 슬픔을 흘려보내라고 내 등을 쓰다듬어주는 것 같았다. 애써 잊으려 하지 말고 그 슬픔도 삶으로 끌어안고 살아가도록 힘을 주는 책이었다. 세상에 든든한 내 편이 없다는 것은 무척 공허하다. 이 쓸쓸함을 극복할 때 진정한 홀로서기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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