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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에 스무 살 - 제1회 창비교육 성장소설상 대상 수상작 ㅣ 창비교육 성장소설 7
최지연 지음 / 창비교육 / 2022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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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0115/pimg_780142101371170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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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친구 있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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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친구는 없는데 남편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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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함을 쥔 손을 거둬들인 남자는 20대 후반, 많아야 30대 초반.
그 명함은 은호가 아닌 은호 엄마에게 향하고 있었다. 민증 상 나이차가 열여덟 살. 은호 엄마는 은호를 언제 품은 거지?? 엄마 아빠가 어떻게 만나 자신을 가졌는지는 언급되지는 않는다. 다만, 결혼 후에도 그 망할 사랑의 도피를 상습적으로 하는 아빠. 남자의 눈물을 무기로 사용하는 아빠. 은호 엄마는 자신의 힘으로 남매를 키워야 했다. 이 가족은 차라리 아빠가 없는 동안이 평화로울 지경이다. 부부의 끝없는 다툼. 거기에 노출된 남매(은호와 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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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들은 엄마의 사고 소식을 듣고 무슨 여자가 그렇게 억척인지 모른다고 수군거렸다. 그렇게 드세니 남편이 도망간 거라고 했다. 나는 인과 관계가 바뀌었다고 생각했다. 남편이 도망가서 드세진 게 아닐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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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아빠에겐 가정에 대한 환상만 있고, 가장에 대한 환상은 없었던 거 같아요. 화목한 가정을 꾸리지 못한 책임을 자신에게서는 찾지 않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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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없으면 네가 엄마인 거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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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다툰 후 가출한 엄마를 목격은 은호에게 큰 트라우마를 남겼다. 다시 돌아온 엄마는 장녀인 은호에게 살림을 가르치기 시작한다. 엄마가 나를 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안은 사람들과의 관계 맺음에도 영향을 준다. 격정적인 연애가 미온해질 즘 은호는 먼저 헤어지자고 말하는 식, 그러다 자신을 붙잡으면 그 행위에 자신의 존재를 효용성을 인정받는 것 같아서 안정감을 찾는다. 엄마가 은호에게 했던 패턴이 은호가 살아가는 방식에도 반영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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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피어난 그늘이 현재까지 이어져 눈앞에서 캄캄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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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줄 새는 마음의 구멍을 준우로 막아 보려는 시도는 번번이 실패했다. 머리로는 준우에게 기댈 게 아니라 스스로 처리해야 하는 감정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나 자신이 통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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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자신의 일상에 아무것도 스며들지 못하도록 질기고 얇은 막을 씌워 놓은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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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저를 특별하다고 생각했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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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특별해요.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열등감과 공허함을 보상하기 위해 일어나는 특별하다는 생각은 스스로를 힘들게 할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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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엄마가 된 드센 여자와 그 엄마의 딸인 k 장녀의 이야기다. 나의 스무 살이 떠오를 수밖에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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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딸이라고 나만의 방이라는 특혜를 누렸지만 그 방은 온전히 나만의 방은 아니었다. 엄마의 눈물, 엄마의 슬픔을 공유했던 공간이었다. 엄마는 모두가 잠든 밤, 울고 싶을 때 내 방을 찾았다. 끓인 라면과 소주 한 병으로 차려진 작은 상과 함께. 나는 속으로는 화는 냈고, 겉으론 자는 척했다. 약한 모습을 내게만 보이는 엄마가 난 한심했다...... 또 눈물이 나는구만.ㅜㅜ 그때 엄마를 좀 다독여줄걸.. 엄마에게 힘이 되어줄걸... 난 너무 철없고 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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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은호의 자치 생활이 어그러진 건 아빠와 이혼하고 찾아온 엄마의 동거 생활이 시작된 기점부터다. 남동생 현호는 말한다. 누나가 서울 가고서 엄마가 이상해졌다고. 남편 없이는 살아도 딸 없이는 못 살겠다고 그랬단다. 엄마의 무게. 엄마의 중력이 은호에게 버티기 힘든 무엇이었다. 엄마에게 남자친구가 생겼으면 했다. 엄마가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생겨야 자신의 숨을 고를 수 있을 것 같았다. 교내 무료 심리 상담실에서 상담을 받으며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며 엄마를 이해하게 되는 은호. 앞으로의 은호는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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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 선배에게 다녀온 다음부터 나는 아침마다 내게 인사를 했다. 좋은 꿈 꿔. 밤의 꿈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영역이지만, 낮의 꿈은 내가 결정할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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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드름이 청춘의 다이아몬드라고?! 개 소리다. 무엇이 정답이고, 어디로 가야 할지 방황하는 청춘은 너~~무 힘들다. 물론 중년도, 장년도 힘들다. 그 힘듦을 이해하고 서로 보듬어주는 과정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며 우리가 함께 살아가야 할 이유이다. 사랑하는 마음 아끼지 말자. 아끼다 똥 된다. 출렁이는 인생에 맘껏 흔들리고, 힘껏 사랑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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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지원도서로 개인적인 감상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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