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을 왜 자연에서 찾는가? - 사실과 당위에 관한 철학적 인간학
로레인 대스턴 지음, 이지혜.홍성욱 옮김 / 김영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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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람들은 인간의 질서를 정당화하기 위해 끈질기게 자연에 의존하는가?

동성애는 자연의 섭리에 어긋난다.

모든 여성의 천직은 아내와 엄마가 되는 것이다.

인민 대다수는 귀족과 성직자에게 종속되는 것이 자연스럽다.

자연은 여성의 열등성을 정당화하기 위해, 노예제나 독재를 정당화하기 위해 동원되었다.

 


 

 

책 소개 중 담긴 질문과 후킹을 보라. 흡인력 있는 문장에 읽어보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손에 넣었는데, 스읍~ 시원한 답을 얻기 위한 긴 여정을 예상 못 했다. 책은 굉장히 슬림하다 폰트도 큰 편이라 손목과 눈은 안락한데 머릿속은 안락하지가 않았다. 이거슨.... 논문인가? 아님 나랑 싸우자는 건가. 까짓것 해보자! 승부욕 발동 걸고 부릉부릉~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자연적 질서와 도덕적 질서를, 자연적 무질서와 도덕적 무질서를 연관 지어왔다. 사람들은 일상적으로 자연을 소환한다. 무엇이 자연스러운 건지, 부자연스러운 건지 우리는 알고 있다. 그렇게 질서는 자연의 법칙을 따르고 있었다. 자연을 거들먹거리면 사람들은 금방 수긍한다. 왜? 자연의 법칙은 신의 섭리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자연은 인간 평등의 보증자로서 인간을 해방하기 위해, 인종주의 근간으로서 인간을 노예화하기 위해 동원되었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수많은 철학자와 과학자는 여성의 열등성을 정당화하기 위해 자연을 소환했다. 여성의 지성을 폄하하기 위해 자연을 이용한 것이다. 이런 사례들이 저자에게 자연화를 비판하는 시각을 갖게 한다. 불평등에 울컥하는 나도 벌떡 일어날 지경인데 지성인인 저자는 오죽했을까.

 

저자는 규범성이라는 개념을 자연과의 관계 속에서 해석했다. 사람들이 ‘자연’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특정 자연, 지역적 자연, 보편적 자연법칙 세 가지로 나누고, 각각이 사람들에게 어떤 규범을 제공하는지 논의했고, 자연이 인간사에 대해 권위를 갖는 사례들을 모아 분석하며, 자연은 어떤 것(목표물)에 필연성을 보여줄 때 연결시켰다는 것을 증명한다.

 


어떤 명제(또는 규범)를 만들기 위해 자연의 권위를 이용하기보다 인간의 이성에서 근간이 되어야 함을 저자는 말한다. 대자연 앞에 인간은 티끌도 못한 존재일 수도 있다. 인간은 자연을 훼손할 수 있지만 자연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는 없다. 당위성을 자연에서 찾는다는 건 정당하지 않다.




이 책은 일독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자연의 질서와 인간의 규범에 대한 탐닉으로 깊이 있는 성찰을 할 수 있는 기회가 가졌다는 것에 유용한 책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책이 아니었으면 이런 주제로 성찰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을까. 과학 전공(또는 과학 철학 전공) 자가 아닌 일반 독자들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을거라 생각된다.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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