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행복 대신 불행을 택하기도 한다
김진명 지음 / 이타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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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행복 대신 불행을 택하기도 한다』

✒ 김진명  📚이타북스








사실 인간에게 독서 이상의 양식은 없다. 독서는 단순히 정보와 지식을 얻는 게 아니다. 사람은 독서를 하는 가운데 세상을 보는 시각이 넓어지고 인내심이 키워지기 마련이며 자아실현이 되고 있다는 강한 만족감을 얻는다. 게다가 독서는 세상에 대한 자신감과 삶과 행위들에 의미를 부여하게 해주기 때문에 한마디로 내면을 강화하는 최고의 길이다. 





우물 안 개구리 같은 삶에서 생각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방법 중 최고는 독서라고 생각한다. 수많은 생각으로만 엉켜있는 머릿속을 깔끔하게 정돈해 줄 정리 전문가는 단연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어지러운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는 것 또한 책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책에서 내 안의 생각을 끄집어 내려 한다. 



<무궁화가 피었습니다>, <고구려>를 모르는 독서인들은 없다. 대한민국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김정명의 최초 에세이인 『때로는 행복 대신 불행을 택하기도 한다』를 펼치자 작가 소개에는 둘 줄만이 그를 표현하고 있었다.



김진명

소설가. 

충청북도 제천에서 『고구려』를 집필 중이다.



설명이 필요 없는 대한민국 대체 불가 작가이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고구려>는 한국형 ‘왕좌의 게임’이라고 자신 있게 출판사는 소개하고 있지만 부끄럽게도 아직 도전하지 못한 역사 소설이다. 하지만 그의 에세이를 읽고는 반드시 읽어야 내겠다는 뜨거운 다짐을 하게 되었다. 작가 필생의 숙제 <고구려> 를 집필하게 된 이유를 알아냈기 때문이다. 든든한 조력자 아들과 함께 써 내려간 <고구려>는 10부작으로 현재 7권까지 출간되어 있다. 



역사는 이미 우리의 내면에 들어와 우리를 형성하고 있다.

올바른 역사를 찾아가는 길이 바로 내가 누구인지를 찾아가는 삶의 여정이다.


김진명은 소설에 늘 확실한 메시지를 넣어 집필한다고 말한다. 지식 보존과 전파를 넘어 우리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역사의 진실을 파헤치고 소설이라는 그릇에 매력 있게 담아냈다. 『때로는 행복 대신 불행을 택하기도 한다』는 김진명 작가가 살아오며 생각하고 경험한 것을 담아 엮어낸 에세이다. 모두가 어려운 시절 믹서기는 어머니에게 자랑거리였지만, 미술 수업에 스케치북이 아닌 도화지 한 장만 가질 수밖에 없었던 환경을 이해를 못 했던 어린 그는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아버지의 배려였음을 알게 된다. 



전투 경찰로 입대했던 그는 민주화 운동을 하는 학생들을 포섭해야 하는 위치였지만, 용기 있는 그들에게 응원과 위로를 건넸다. 위험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신념은 잃지 않았던 그, 그를 모르는 척 눈감아줬던 33헌병대의 세 군인 이야기에 가슴속 뜨거운 무언가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세상에는 우리가 모르는 영웅들이 참 많은 것 같다. 


우리가 타인과 나누는 대화는 상대가 어떤 비극을 겪고 있으며, 어떤 슬픔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지 묻고 같이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대화가 되어야 한다. 우리의 삶이 그간의 수치적, 물질적 평가에서 벗어나 들리지 않는 내면으로부터의 소리로 차곡차곡 채워질 때 삶은 본질에 좀 더 가까이 다가선다. 그리고 타인에 대한 이해와 공감의 깊이가 더해짐에 따라 진정한 힘이 생기고 의미 있는 길이 이어질 것이다.



좋아요와 긍정피드백이 난무한 요즘 세상에 슬픔과 비극을 내밀기에는 주춤해지기 마련이다.  '나만 참으면 돼' , '좋은 게 좋은 거야'라는 생각이 박혀있는 내게 슬픔을 배포하는 건 정말 힘든 일이었지만 김진명 님의 글로 마음을 다르게 먹기로 했다. 타인의 슬픔에 공감하고 위로하는 마음이 진심으로 비치게 될는지에 대한  쓸데없는 염려도 버리기로 했다. 



kbs 드라마 <현재는 아름다워>에 심해준 역을 좋아한다. 얼마 전 예비 장모가 자신의 친고모임을 알게 된 현재는 깊은 상실과 절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일 마저 지장을 주게 된다. 대표이자 형수인 심해준은 그런 그에게 '지금 네가 힘들다는 것을 알아, 이해해. 그런데 더 이해하고 싶어'라고 말하는 순간 내 심장이 쿵 했다. 슬픔을 더 깊이 이해하고 함께 참여하고자 하는 진심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언니가 제 주변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먼저 내가  그런 사람이 되어 보는 게 어떨까. 타인과 나의 삶에 대한 애착을 갖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좀 더 집중하다 보면, 세상은 아주 조금은, 티끌만이라도 내 위주로 돌아가지 않을까.




남에게 쏠렸던 시선을 나에게로 가져와야 한다. 남이 어떤 일을 하는지 신경 쓰기보다 내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그저 제 할 일을 다하며 삶을 스스로 충실하게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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