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병 - 공감 중독 시대를 살아가는 방법
나가이 요스케 지음, 박재현 옮김 / 마인드빌딩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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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중독 시대를 살아가는 방법 

『공감병』

_나가이 요스케 / 마인드빌딩


소설이나 영화를 보며 감정이입이 심하게 된 적이 많았던가? 그렇다면 간접경험으로 쌓아둔 직관적 사고가 발동이 된 것이지 않을까. 공감이라는 사이즈는 시간에 따라 증가되는 것만 같다. 공감에 노련해진다는 생각이 든다.


​공감은 알다시피 나도 그렇게 느낀다는 의미로 감정을 나타낸다. 자신이 겪은 지난 기억의 조각이 타인의 시선으로 다시 조명될 때면 '우리'라는 소속감에 안도감이 든다고 할까. 나만 그런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된 순간 세상은 따뜻해진다.


​그러나 지나치게 공감하면 공격적으로 변하기도 한다. 직접적인 피해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피해자 입장에 감정에 과도하게 이입되어 극대노하는 경우를 많다. 요즘 즐겨보는 시사프로그램 <꼬리에 꼬리는 무는 그날 이야기>를 보다 보면 심장이 폭격할 것만 같다. 너무나 기구한 사연들, 세상 억울함에 답답함을 느끼기도 한다.


이렇듯 공감은 따뜻함과 분노라는 양상을 갖고 있다. 공감에 대해 더 깊은 이야기를 만나고 싶은 생각에 『공감병』을 꺼내보았다. 분쟁 연구 석사 출신이라는 저자는 분쟁 해결과 평화 구축을 위해, 투항하거나 체포된 사람들의 폭력성을 완화시키고, 테러단에서 벗어나 사회에 잘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을 한다.


저자의 이력으로 보아 공감을 연구한 전문인은 아니다. 다만 실무자로서 느끼고 생각한 공감에 대한 이야기를 책에 녹여내 공감의 냉혹한 이면을 알려주고 있었다. 테러리스트지만 아동 테 바라보는 시선은 다르다. 고사리 같은 손에 제 몸만한 기관총을 맨 소년은 어른들에 의해 희생되는 또 다른 피해자로 보이기 때문이다.


결국 개개인이 가진 선입견이나 고정관념에 사로잡힐 공감은 특정인에만 해당되는 지향성을 갖게 된다.


​공감이란 어려움을 겪는 누군가가 아닌 곤란에 빠진 내 편의 사람에게 작동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공감은 차별주의자라고 말한다. 이는 내 편이었던 사람이 더 이상 내 편이 아닐 경우 공감은 존재하지 않는 것, 또한 이질적인 무언가에도 우리는 공감은커녕 거부감을 느끼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을까.


증오가 휘몰아치는 지금의 세계를 더 나은 것으로 만드는 열쇠는 공감이 아닌, 권리에 대한 이성적 시선이다.


​본능이나 직감을 바꾸기는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폭력적인 의도에 휩쓸리지 않도록 자신의 공감의 성질을 늘 의식하고, 세상을 포괄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진심으로 상대를 이해하기 위해 대화를 하되, 자신의 소신을 지켜내는 성숙한 어른이 되고 싶다. 자신의 소신이 없는 대화로 인간관계를 구축하는 건, 짚으로 집을 짓는 것과 같아 쉽게 붕괴되고 만다.




『공감병』 에서 공감의 부정적인 측면과 공감으로도 어쩔 수 없는 문제에 대한 대처방안을 폭넓게 읽어볼 수 있었다. 저자의 공감에 대한 사고가 깊어지는 계기가 된 인터뷰가 함께 실려있어 내용에 더 깊이감을 주었다. 무조건 공감을 하기보다 이성적 사고와 함께 공감을 하는 더 나은 세상을 기대해본다.



*출판사이벤트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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