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편견 열린책들 세계문학 143
제인 오스틴 지음, 원유경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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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만과 편견》 

제인 오스틴/ 열린책들




부끄럽게도 제인 오스틴의 작품을 제대로 읽은 게 마흔이 넘어서이다. 이전에는 소설은 관심분야가 아니었다. 온라인 독서 카페에 활동하면서 다양한 장르를 접할 기회가 많아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소설의 묘미를 알게 되었고, 그중에서도 현대 소설보다는 고전에 마음이 더 가게 되었다. 재작년 처음 만난 제인 오스틴의 <에마>는 716쪽에 달하는 상당한 벽돌(요즘은 1200쪽도 읽지만 당시에는)이라 부담을 안고 읽기 시작했었다. 하지만 입체적인 캐릭터와 제인 오스틴의 쫀득한 문체 덕분에 몰입이 되어 긴 시간이었는데도 한순간 같은 느낌이 들어 막상 헤어지려니 아쉬워 영화로 다시 만났던 기억이 난다. 기네스 펠트로우가 그렇게 이뻐 보일 수가 없었다.


​한 작가가 발표한 모든 작품이 문화적 가치와 대중적 인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가 어려운데 제인은 이걸 다 해냈다. 더구나 제인 오스틴 문학은 영상화된 경우가 많았고 모두 흥행을 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성과 감성, 오만과 편견, 에마 등 우리가 아는 그 작품들이 제인 오스틴이 시작했다는 것. 왠지 화려한 삶을 살았을 것 같은 그녀는 안타깝게도 사회 활동이 거의 없는 은둔형 작가였다고 한다. 가족들이 제인의 사생활을 보호하려는 경향이 있어 제인의 가십거리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병세 악화(추정)로 42세에 생을 마감한 것도 참 안타깝다.


필독 고전 중에 하나라며 강력하게 추천이 잦았던 <오만과 편견>도 역시나 가독성이 상당했다. 열린책들의 표지에 남녀가 다시와 엘리자베스가 맞겠지? 오만 군과 편견 양의 러브스토리가 주내용인 이 소설은 다양한 여성들이 등장하는데 그녀들의 일생의 목표는 오직 한 가지, 결혼이다.


베넷 가는 상류층은 아니지만 딸 부자집이다. 베넷 부인은 딸들을 결혼시키려는데 열정을 쏟아낸다. 이 마을에서 가장 미인이면서 마음도 착한 첫째 제인, 지적이면서 똑 부러진 성격을 갖고 있는 예쁘장한 엘리자베스, 딸 중에 외모가 가장 부족하여 다른 재능으로 자신을 돋보이게 하려는 메리, 주관 없는 키티, 무절제하고 방종한 막내 리디아. 이들은 당시 어중간한 자신의 신분을 결혼이라는 수단으로 올라가려는 중간 계층의 여성 유형을 대표한다고 역자를 해설했다. 역자의 해설을 보니 작가의 의도된 캐릭터라는 것이 이해가 되었다. 한핏줄에서 성격이 이리 다양할 수는 없었을 테니 말이다.


​이 소설에서 결혼이라는 수단은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남용했다. 무엇보다 놀란건 한정상속이라는 당시에 적용된 조건부 유산 처리 방법이다. 아들이 없고 딸만 있는 집안은 유산을 마음대로 상속받을 수 없었던 시절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니 여성들이 더 결혼에 맹목적으로 매달릴 수밖에 없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정 상속이라는 제도로 베넷 가의 딸을 쉽게(선심 쓰듯) 아내로 맞이하려는 콜린스와 그에 딸을 팔아 제치듯 반색하는 베넷 부인은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엘리자베스에게 거절당한 후 충격을 입은 콜린스는 베넷 가의 이웃이면서 절친인 여성과 결혼을 하게 된 점도 의아했다. 여성(노처녀)이라는 이유로 선택이 아닌 기회를 노려야만 하는 안타까운 시절이었다. 이에 체념하고, 스스로 행복하다고 최면을 거는 누구는 가여워 보이기까지 했다. 그런데 그녀가 이 소설에서 가장 눈치가 빠르고 지혜로웠다는 결말을 짓게 되었다. 오만 군이 편견 양의 마음을 얻기 위해 벌리는 소행들로 편견 양은 다정 양으로 개명을 하게 될까. 사랑스러운 남자, 오만 군의 변화를 소설에서 직접 음미해보시길.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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