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주아 생리학 인간 생리학
앙리 모니에 지음, 김지현 옮김 / 페이퍼로드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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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주아란 부자 또는 상류층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어릴 적 언제부터인진 모르겠지만 반 내에서 부르주아란 말이 유행이 되었던 적이 있다. 친구의 허세에 맞짱구치며 '이야~부르주아네~'라고 말해주면 그 친구는 더 우쭐거렸던 기억이 난다. 당시 우리에게 부르주아란 칭찬의 의미가 컸다.


그들에게 부르주아라는 단어는

하나의 명칭, 하나의 의미, 하나의 호칭이 아니다.


본래 부르주아란 도시를 가리키는 '부르'에서 파생된 '성안 사람'이라는데, 당시 부르주아는 왕과 성주와 다르게 실질적 활동의 주체였으며 상업과 산업뿐만 아니라 문화적, 지적 진보의 주체였다고 한다. 이들은 신흥 귀족 집단이라고도 불렸다.


​부르주아를 향한 고발정신을 담은 <부르주아 생리학>의 저자가 아이러니하게도 부르주아다. 저자 앙리 모니에는 풍자화가, 삽화가, 희극작가, 연극배우까지 다양한 예술 영역에서 재능을 펼쳤지만 후대에 이름을 알린 건 1830년에 발표한 희곡 '통속 생활의 전경'이다.


​희곡 속 부르주아 캐릭터 프뤼돔을 통해 19세기 프랑스 부르주아를 묘사했던 게 파리지앵 관객을 사로잡게 되었다. 그 후 희곡 '조세프 프뤼돔 씨의 영광과 쇠락'이 발표되었고, 데생집 '조세프 프뤼돔 씨의 추억' 이 출간되었다. <부르주아 생리학>은 급변하는 사회의 중심에 있던 존재, 부르주아를 부르주아가 날카로운 지성으로 분석한 풍자문학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어른의 새로운 질문에 일괄적으로 "마레지구, 샤를로 가 45번지."라 말하는 소년이 등장한다. 부르주아는 다섯 살 때 식탁에서 후식을 먹으며 우화시를 암송했으며 열여덟에 우등상을 아슬하게 놓치고 학업을 마쳤다. 바른 어린이의 예절을 모르는 무지몽매한 이들, 살고 있는 지역과 집의 가치는 세기가 바뀌어도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당시 저 아이에게 적절한 대답을 가르쳐 줄 어른이 없었단 게 씁쓸하다. 그렇다고 지금의 어른들도 아이의 인성교육보다 지능개발에 힘을 더 쏟는 모습을 보면 과거와 뭐가 다를까라는 생각이 든다. 현명하게 지는 방법보다 아등바등하며 이겨내는 게 맞고, 그것이 성공이라 세뇌시키는 그들은 이미 진 사람들이다.


​<부르주아 생리학>은 해학이 가득 넘친다. '에라이~', '쯧쯧'을 연발하며 읽어갔다. 184페이지 분량이었지만 읽고도 또 읽게 되는, 손이 자꾸 가는 책이었다. 앙리의 풍자 법에 미처 캐치하지 못한 구석이 또 있을련지 찾아보게 되었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관찰하여 기록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무엇보다 관찰한 목록을 신랄하게 풍자할 재능이 갖고 있는 저자가 부러울 따름이다. 오늘 하루 나는 자신에게, 세상에 최선을 다해 선한 영향력을 전파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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