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쉽게 풀어 쓴 신곡 (양장) 알기 쉽게 풀어 쓴 신곡
단테 알리기에리 지음, 이종권 옮김, 구스타브 도레 그림 / 아름다운날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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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문학사의 가장 위대한 작품 중 하나로 알려진 <신곡>은 이탈리아의 작가 단테 알리기에리가 1308년부터 시작해 1320년에 완성한 대표 서사시이다. 이 대단한 고전을, '언젠가는 읽고 말리라'던 신곡을 드디어 만났다. 25일간 천천히 음미하며 읽어내려간 신곡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출판사 '아름다운날'에서 펴낸 <알기 쉽게 풀어 쓴 신곡>은 어렵다는 장벽을 낮추기 위한 작전이 먹혔다. 이번 신곡은 기존 형식에 따르기보다 의미를 그대로 가면서 누구나 쉽게 따라갈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둔 책이다. 물론 다른 신곡을 읽어보지 못해 비교는 못한다. <알기 쉽게 풀어 쓴 신곡>을 만나지 못했다면 기존의 신곡을 만날 날은 더 멀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책 속에는 귀스타브 도레의 판화가 백여 점이 있다. 단테가 표현한 신곡의 세계에 더욱 몰입할 수 있을 정도로 리얼한 판화였다. 겉표지부터 속지까지 고급스럽지 않은 구석이 없다.





"모험에는 고난이 따르는 법이라네.

그게 자네가 살아온 저 세상의 진리지 아니던가.

여기서도 그 진리는 마찬가지라네.




숲속 골짜기에서 길을 잃은 단테는 자신의 스승이었던 베르길리우스를 만나 미지의 여정을 떠난다. 단테를 구원하길 원했던 베아트리제는 베르길리우스에게 단테의 순례를 맡긴 것이다. 그는 림보에서 지옥으로, 연옥으로 순례를 하며 고향 사람들과 역사적인 인물들을 만나며 그들과 이야기를 한다. 선하게 살았지만 예수가 태어나기 전에 죽었다는 이유로 세례를 받지 못했던 그들은 림보에만 머물 수 있다. 베르길리우스 또한 구원받지 못한 채로 림보를 떠돌던 철학자였다. 저자의 종교관이 뚜렷이 표현되는 구간인 것 같다.





소설의 형태로 쓰인 신곡이라고 하지만 배경지식이 없이는 쉽진 않았다. 주석이 있다고 하더라도 중간중간 공부를 하며 읽어야 넘길 수가 있었다. 역시 단테학이 있는 이유가 있었다. 한 분야가 아닌 여러 분야를 다루고 있는 신곡을 집필했던 그는 천재가 아닐 수가 없다. 당시의 세계관이나 종교관, 역사관을 볼 수 있었고 신학, 지리학, 천문학 등도 다루고 있다. 이런 천재적인 그도 못하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베아트리제와 이룰 수 없는 사랑이다. 그의 나의 10세에 9세인 베아트리제를 보고 한눈에 반했지만 평생 만나거나 신체적인 접촉이 없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는 평생 베아트리제를 위한 시를 썼고 신곡에도 중요한 인물로 표현했다. 지독한 외사랑이다.






신곡은 이탈리아 문학에서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서 평가받으며 유럽의 수많은 문학가와 예술가에게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 역시 단테의 신곡에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시스티나 성당을 실제로 볼 수 있는 날이 있을까. 죽기 전에 꼭 가고 싶은 곳이다. 미켈란젤로의 예술적 영감에 기여한 단테의 <신곡>은 동양문학에도 많은 영향을 줬다고 한다. 생전 기록이 담긴 책으로 심판을 받는다는 설정이 너무나 익숙한 이유는 모두 신곡 덕분인 것 같다. 이런 위대한 책을 완독했다니 무척 뿌듯하다.








*출판사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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