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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트위스트 ㅣ 찰스 디킨스 선집
찰스 디킨스 지음, 황소연 옮김 / 시공사 / 2020년 3월
평점 :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를 정독 후 두 번째로 선택한 책은 <올리버 트위스트>다. 이전의 책에서는 프랑스와 영국 런던이 배경이었는데 이번에는 대영제국 빅토리아 시대로 그려지고 있었다. 어떤 군주보다 긴 치세를 보낸 빅토리아 여왕의 서막이 열린 해, 즉 1837년에 <올리버 트위스트>가 탄생한다.
1837년부터 3년간 문학잡지 <벤틀리스 미셀러니>에 연재되었던 <올리버 트위스트>로 찰스 디킨스는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다. 이미 <픽윅 클럽 여행기>로 성공했던 그지만 전업 작가로서 세상에 내놓은 첫 소설은 <올리버 트위스트>라고 한다. 시공사의 찰스 디킨스 선집 중 <올리버 트위스트>는 1867년 찰스 디킨스가 직접 다듬어 재출간한 저자 감수본을 번역 대본으로 삼았다고 한다. 찰스 디킨스의 화려한 시적 문체를 그대로 담았을 것이라는 생각에 무척 기대하며 읽었다.
#올리버 트위스트는 이렇게 시작된다.
거리에 쓰러진 임산부가 구조되어 구빈원으로 이송되고 바로 몸을 풀고 사망한다. 그 아이에게 올리버 트위스트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보육원으로 보내진다. 아홉 살인 올리버는 구빈원으로 오게 되는데 여기서 불행한 사건이 벌어진다.
이곳은 아이들에게 강제 노역도 모자라 묽은 귀리죽만 먹여 늘 배고픔에 주린 배를 쥐어잡아야 했던 환경이었다. 아이들은 제비뽑기로 죽을 좀 더 달라고 부탁할 아이를 선정하는데 맙소사 올리버가 당첨이 돼버렸다. 올리버는 배급해 주는 담당자에게 죽을 조금만 더 달라고 했다가 무개념 문제아로 찍혀버렸고 구빈원은 더 이상 올리버를 구제를 포기하며 5파운드에 팔아버리려고 공고를 낸다.
결국 장의사 소어베리는 임시로 아이를 데려갔는데 일을 제법 잘해서 정식으로 도제 계약을 하고 자신의 일을 열심히 가르쳤다.
장의사의 또 다른 도제 노아라는 소년이 늘 올리버를 괴롭혔다. 이미 단련된 멘탈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던 올리버였다. 노아는 반응이 재미없자 수위를 높여 올리버의 어머니를 욕하는 발언을 했고 쭉 청순했던 올리버는 헐크로 변해 노아를 때려눕힌다. 안 그래도 마음에 들지 않았었던 아이가 사고를 치니 이때다 싶은 소어베리 부인은 올리버가 모두 죽이려고 했다고 남편에게 이간질하며 눈물을 흘린다. 친절했던 장의사도 올리버를 때리고 가둬버린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괴롭히며 미워한다는 생각에 크게 상처받은 올리버는 그곳을 떠나 런던으로 간다. 그곳에서 꼬마 신사를 만나 소매치기 소굴에 입성하게 되는데....
#영국 산업혁명 시절의 신빈민구제법을 비판하다
영국은 17세기부터 산업화와 도시화의 부작용으로 빈민이 양산되자 이들을 구제하기 위해 빈민법을 시행 중이었다. 그러나 빈민의 증가로 세금이 늘어나자 1834년 신빈민법으로 제정하게 되는데 말을 구제지 실제로는 감옥이나 수용소처럼 빈민들을 하대했다. 빈곤이라는 것은 개인의 무능력과 게으름이었고 이는 곧 사회악으로 취급받던 시절이었다. 즉 구빈원에 빈민들은 죄인과 같은 생활을 하며 세상 사람들에게 멸시를 받았던 것이다. 이런 환경을 디킨스는 고발하고 싶었던 것 같다. 보육원과 구빈원 속 관리들의 행태, 열악한 환경에서 강제 노역을 해야 했던 아이들, 정말 처절하게 그려져 있다.
「부모가 없는 너에게 여러 부모 노릇을 하시는 친절하고 복된 신사님들이 너를 도제로 보내실 거야. 네가 자립할 수 있게, 어른이 될 수 있게 말이다. 그 비용으로 교구에서 3파운드 10실링이나 지불해야 하지만! 무려 3파운드 10실링이다. 올리버!
1실링 동전으론 70개, 6펜스 동전으론 140개나 된다! 그걸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고약한 고아 녀석을 위해 쓰다니 원.」
책 속에서
#권선징악, 희망
올리버 트위스트는 어린 소년이지만 옳고 그름을 제대로 구분하며 인간으로서 도리를 다하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구정물 같은 환경에서 그저 여리고 착하게만 지내지 않았고 불의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거부하기도 한다. 이 소년에게는 성인도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 연이어 발생한다. 그럼에도 착한 사람에게는 복이 들어온다는 진리를 그대로 반영한 소설이라 기분 좋은 마무리였다. 선과 악의 라인에 줄을 선 사람들이 다른 라인으로 갈아타는 모습도 흐뭇하게 읽었다. 올리버로 그녀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녀의 깨달음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올리버 트위스트> 속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맛깔난 표현과 손에서 책을 내려놓을 수 없도록 흐르는 전개, 가슴을 울리는 감동 이건 찰스 디킨스라서 가능했을 것이다. 요즘 소설처럼 반전은 없다. 그렇지만 응원하며 읽게 되는 찰스 디킨스의 매력이 있다. <두 도시 이야기>와 <올리버 트위스트>를 보며 알게 된 점이 있다. 그의 시선은 늘 빈곤자들을 향해 있다는 것. 한 번은 가난한 자들을 봐달라는 따뜻한 메시지가 있었다. 디킨스에 대해 조사 중 그의 묘비 문구를 발견했다. 그는 위대한 소설가였다.
가난하고 고통받고 박해받는 사람들을 동정했다.
이 사람은 죽으면서
세상은 영국에서 가장 위대한 작가를 잃었다.
찰스 디킨스 묘비명
*출판사지원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