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발된 여자 케이스릴러
김영주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1년 2월
평점 :
품절




 가늘고 긴 눈과 작지만 반듯한 코, 웃지 않아도 친절해 보이는 살짝 올라간 입꼬리, 갸름하고 긴 얼굴형, 잦은 염색으로 부스스해진 중단발 스타일의 수완은 어중간한 외모를 가진 스물아홉 살 여성이다. 극단에서 일하며 사귀게 된 연하남 은호와 동거 중인 그녀에게 아이가 생겼다. 위태로웠던 둘 사이에 이 아이가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했다. 그러나 은호는 보증금을 빼돌려 잠적했다. 그리고 당일 직장도 잃었다. 가진 거라곤 뱃속에 아이뿐인 수완에게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하며  경진이 접근해온다. 모든 것을 지원해 줄 테니 자신의 동생이 되어 달라고.



그녀의 말대로 내 세계는 모두 부서졌고, 

이제 모든 것은 깨끗해졌다. 

은호마저 사라진 상황에서 나를 찾을

사람 역시 아무도 없었다. 



수완은 경진이 마련해 준 오피스텔에서 3개월간 철저히 연습한 끝에 허남경이라는 배역을 완벽히 소화해냈다. 그리고 처음으로 경진의 남편인 준석과 만났지만 처음부터 무례했던 그의 태도가 수상쩍기만 하다. 순수한 배려라고 생각했던 경진의 모습에서 위화감을 느끼는 수완은 불안해한다. 



습관 같은 수완의 주문. '별일 아니야' 

어두운 과거에서부터 시작되었던 수완의 잘못된 선택으로 삶이 서서히 마모되어가고 있었다. 참담한 진실을 별일 아닌 것처럼 문어 둔 채 그토록 원하던 새로운 인생을 살았지만 여전히 그녀는 어둠 속에 갇혀 있었다. 스스로를 버리고 남에게 의지하는 삶을 살았던 수완에게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경진은 그런 그녀를 잘 알았기에 여러 가지 덫을 설치해 자신에게 벗어나지 못하도록 했다. 과연 경진이 원하는 대로 수완은 남경의 역할을 계속할 수 있을까.




기회와 선택, 관계

자신마저 망가뜨리는 것에 소질이 있는 수완과 망가진 것을 새로 고치는 것을 잘하는 경진. 이 두 여인의 공통점은 불온한 관계 형성이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서 끊임없이 타인과의 관계하에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하려고 한다. 관계 안에서 기회가 찾아오기도 하고, 때론 잘못된 선택으로 절망하기도 한다. 독립된 선택은 다시 일어날 힘이 있지만 자신마저도 버린 선택은 재기할 힘이 남지 않게 된다. 내 인생이라는 소설의 주인공은 자신이라는 점을 잊지 않고 선택에 있어 신중하길 바라본다. 


<증발된 여자>는 가독성과 흥미라는 요소를 충분히 만족한 동시에 여러 가지 생각거리를 던져준 스릴러다. 한국 장르문학의 새로운 비전인 케이스릴러가 이렇게 재밌을 줄은 몰랐다. 잘 만들어진 심리 스릴러 영화를 본 느낌이었다. 책장을 정리를 해야 할 것 같다. 케이스릴러 공간을 만들고 수집해보려고 한다.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정말 추천해 주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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