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 씨의 식탁 - 개정판 사계절 만화가 열전 15
홍연식 지음 / 사계절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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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홍연식 작가의 마당 씨 시리즈인 <마당 씨의 식탁>, <마당씨의 좋은 시절>, <마당 씨의 가족앨범>은 자전적인 이야기로 합니다.  마당 씨의 식탁은 작업하면서 돌아가신 어머니가 생각나 이렇게 울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울었다고 해요. 신파로 보이면 어쩌지라는 걱정도 많이 했다고 합니다. 고양이로 형상화한 이유도 그렇고요. 저 역시 읽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가난한 집에 맏이였고, 얼마전 어머니가 갑작스레 병세가 악화되어 돌아가셨거든요. 힘들게 다 읽고도 서평을 미루고 미뤘던 이유는 감정을 추스릴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에요. 역시나 다시 이렇게 키보드를 누르고 있자니 또 울컥합니다. 


 어렸을 적부터 마당 씨의 가정환경은 불온전했어요. 알콜의존증인 아버지가 퇴근하기 전까지는 사랑이 넘치는 집은 아버지의 등장과 함께 공포의 장소로 전환이 됩니다. 마당 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독립하면서 지옥구덩이에서 탈출을 하죠. 그리고 어머니도 구출합니다. 그러나 평화도 잠시 다시 아버지는 어머니를 꼬들겨 같이 살게 되었고, 어머니는 또 억지소리를 들으며 맘고생을 하시게 되죠. 평균보다 일찍 약에 의지하는 삶을 살게 되는 부모님을 마당 씨는 안타깝지만 부담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아이와 부인, 자신의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부모님으로 인해 흠집이 나기를 바라지 않는 마음을 표현하기도 해요. 


 아버지는 나이드셔도 변함없이 술을 찾습니다. 힘든 수술을 한 후에도 소주를 제 몸같이 여기죠. 그리고는 수술을 또 해달라고 당당하게 요구합니다. 

젊어서부터 우악스런 남편으로부터 가정을 지키고자 애썼던 어머니는 심장병이 생겼어요.  마당씨는 주기적으로 부모님과 같이 병원에 가고 검사를 하는데 도와드립니다. 그럴때마다 어머니는 병원비 때문에 아들이 힘들까봐 걱정하셨어요. 큰 질환이 의심되어 입원을 할때면 집에 가자고 아들과 실갱이를 합니다. 

가슴이 너무 아팠어요. 어머니는 왜 다 이렇게 불쌍하죠? 



동네 골목길 따라 시장이 있었다. 어머니는 

그날그날 밥상에 올릴 식재료를 사셨다.

어머니를  따라다니며 구경하는 것이 좋았고,

부뚜막에 앉아 어머니가 음식 만드는

모습을 물끄러니 지켜보는 게 좋았다.

p91



 겪어보지않으면 절대 알 수 없는 고통이에요. 어머니의 부재란 이 세상에 강력한 내 편의 상실, 그 이상입니다. 가정이 단합될 수 있었던 연결고리이며  나의 모든 시간에 공존해야 할 지원군이었어요. 오늘 동생을 만나 이 책에 대해 얘기를 나눴습니다. 우리와 참 비슷하다고, 우리도 어머니의 죽음으로 아버지를 원망하고 있는데...  지금쯤 마당 씨는 아버지를 용서하셨을까라는 의문도 들었죠. 다음 책은 <마당씨의 좋은 시절>에서는 행복한 일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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